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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ttage Restaurant

2014-07-11


늦은 봄 처음 만난 죽성리 월전마을 해변은 부산 인근에 위치했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수려한 풍광을 가졌었다. 오목하게 들어앉은 해안가 앞 너른 터는 방파제 역할을 하는 바위와 자갈, 백년을 뿌리내린 수형 좋은 소나무들로 에워싸인 경사지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위치에 조그만 등대가 있어 그 정취를 돋운다. 이런 대지의 형세와 기운은 건축을 하는 사람에게 더 없이 설렘을 갖게 함과 동시에 땅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갖게 한다.

기사제공 ㅣ 월간 건축문화

건축, 시공 PDM partners
위치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죽성리 413번지
대지면적 2,506.00㎡
건축면적 390.69㎡ (A동_135.72㎡/ B동_119.37㎡/ C동_135.60㎡)
연면적 575.13㎡
조경면적 249.50㎡
규모 지하 1층, 지상 1층
설계기간 2011.10~2012.10
시공기간 2012.04~2013.06
건축가 고성호
설계팀 이해년, 김민주, 고은영, 윤강현, 강보영
건축주 안설옥, 안선옥

건축은 대지로부터, 자연으로부터 시작된다. 마치 그 대지에 솟은 바위인양 앉아있고 대지의 표피인양 옷을 입어야 한다. 건물은 해안선을 따라 낮게 여러 채로 나누어 경사지 레벨에 따라 높낮이를 두어 앉히고 진입로의 통경 축과 해안선을 고려해 건물 한 채를 비켜 앉혔다. 자연 지형을 따라 여러 단으로 낮게 쌓은 자연석 축대는 주변의 바위를 닮게 하여 거친 파도를 견디게 하고 해풍을 고려한 송판 노출 콘크리트 외벽은 자연의 물성을 닮아 있다.

세 채로 구성된 이 건물은 그것이 위치한 대지의 성격과 외부 풍광에 따라 공간감에 차이를 두었는데, 등대를 마주한 비켜 않은 채는 어머니의 품과 같이 아늑한 풍경을 품고 있는 반면, 바다를 마주한 필로티 구조의 채는 아버지의 품처럼 광활하고 넓은 풍경을 마주하게 한다. 이 두 건물을 잇는 가운데 채는 건물 사이의 마당과 바다를 함께 조망할 수 있는 중립적인 매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세 채의 건물이 이어지면서 생기는 사이 공간은 외벽의 질감과 외부의 풍경이 만나 폐쇄 시각적 풍경을 만들어 낸다.

좁고 구불거리는 도로를 따라 이르게 되는 이곳은 번잡한 일상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아름다운 풍경을 향유하고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소박한 즐거움이 있는 공간이다. 또한 대지와 바다의 이야기를 건축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들을 수 있는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 오랜 대지의 기억이 건축을 만나 새로운 풍경으로 일궈지기를 바라며… ( 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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