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29
직업적으로 사진을 찍는 사진가는 크게 두 파트의 일이 있다. 먼저 좋은 사람들과 함께 멋진 작품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인 ‘잡지사진’과 브랜드가 원하는 커머셜한 메시지를 정확하게 사진으로 전달하는 ‘광고사진’. 후자인 광고사진의 경우, 기획부터 완성까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작업을 하고 그 규모가 크다.
글, 사진 | 광고사진가 이보경(boleesis@yahoo.com)
그리고 대중에게 인지도가 있는 탑스타를 캐스팅하는 등 엄청난 자본과 마케팅 플랜을 기본으로 한다. 또 제작기간이 길게는 3개월 이상 걸릴 정도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2~3배 이상의 수입이 발생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중과의 소통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사진가는 ‘아트’보다는 ‘브랜드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며, 어떤 경우에는 사진가의 의도보다는 브랜드나 광고를 제작하는 사람의 의도에 맞춰 사진을 찍어야 하거나, 촬영한 사진이 왜곡되기도 한다. 따라서 작업 이전에 왜 이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캐스팅한 탑모델을 어떻게 브랜드 이미지와 연결할지 등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해야 하며 정확한 의사전달이 필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가는 현장에서 카메라를 통해 스타의 이미지를 사진으로 만들어내는 오직 단 한 사람, 가장 중요하고 매력적인 일을 하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동안 광고사진을 촬영하면서 사진가에게 요구되는 세 가지 사항을 정리해 보았다.
#1 광고사진의 꽃, 스타를 극대화 시킨다
광고사진에서는 소위 탑이라 불리는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캐스팅된다. 광고사진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이용한 이미지 메이킹 사진을 제작한다. 따라서 탑스타를 모델로 하는 광고는 평소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스타의 이미지를 최대한 극대화 시켜 표현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최고의 멋진 이미지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포토샵이나 합성 등의 기술이 요구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타의 장점과 좋은 이미지를 촬영 현장에서 재빨리 파악해 그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이 광고사진가의 가장 필요한 요구사항이다.
#2 기존 작업물을 광고사진으로 업그레이드 한다
광고사진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작업하기 때문에 원활한 의사소통은 기본이다. 그래서 광고사진은 촬영 전에 ‘시안’ 작업을 기본으로 하는데 이때 사용되는 것이 잡지 화보에 소개된 사진들이다. 잡지에 소개된 다양한 사진이나 이미지들을 광고 시안으로 사용하면 현시대에 가장 트렌디한 감성과 대중들이 원하는 워너비 이미지를 그대로 광고할 제품에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그 잡지 사진을 토대로 촬영 장소나 모델의 포즈, 조명, 사진의 톤 앤 매너 등을 거의 근접하게 차용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런 경우 브랜드나 광고 에이전시는 그 사진을 촬영했던 사진가에게 연락을 하거나, 그 이미지를 가장 잘 만들어낼 수 있는 사진가를 선택한다. 만약 광고사진을 촬영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먼저 자신의 감성과 능력을 담은 다양한 사진 작업물을 잡지나 포토폴리오를 통해 먼저 소개하는 것이 좋다.
#3 동적인 TV 광고 이미지를 사진으로 옮긴다
브랜드의 광고는 크게 동영상으로 제작하는 TV광고와 사진이 메인이 되는 지면 광고가 있다. 만약 두 개를 함께 진행하는 경우라면, TV CF 광고를 먼저 촬영하고, 그 이미지를 지면 광고로 사진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가는 TV CF 광고 촬영 현장과 비슷한 조건을 만들어 재촬영한다. 그러나 만약 스타의 스케줄을 따로 뺄 수 없거나, 다른 조건들로 인해 따로 추가 촬영을 할 수 없다면 TV CF 촬영장에서 연동해 촬영해야 한다. 이 경우 모델과 세트가 같은 동일한 조건 하에서 직접 촬영하기 위해 사진가가 현장으로 이동해 최대한 짧은 시간에 원하는 이미지를 작업해야 한다. 따라서 사진가의 민첩성과 빠른 판단력, 현장 분위기를 이해하는 능력 등이 사진 촬영 이외에 요구된다.
Bo Lee(이보경)는 현재 서울 신사동의 Studio Bolee를 운영 중이며 패션, 광고, 영화포스터, 앨범 자켓 등의 광고사진 일을 하고 있다. 1996년 상명대 사진학과와 1998년 The Museum Of The Fine Art in Boston을 졸업했다.
* 본 기사는
<월간사진>
2010년 1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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