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터는 영화와 관객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한다. 사진과 이미지로 영화 전체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 포스터 작업은 영화를 알리는 일종의 쇼윈도와도 같다. 영화 포스터는 일반적인 광고사진과 달리 단시간에 관객의 호기심을 유발해야 하기 때문에 영화의 주제를 독특하면서 강렬하게 시각화해 관객을 설득하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야 한다.

글, 사진 | 광고사진가 이보경

최근 영화 포스터는 영화의 흥행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자연히 영화 흥행을 위해서는 더욱 다양한 형식의 영화 포스터가 요구된다. 그 결과 영화 포스터만을 전문으로 찍는 포토그래퍼들이 생겨나고, 기존의 주먹구구식에서 탈피해 철저한 기획과 조사에 의해 제작되어 예술적 가치가 높은 영화 포스터들이 대거 등장하게 되었다.

#1 영화의 한 장면을 포착한 영화 포스터

보통 영화 촬영장에서는 동영상 카메라와 함께 포토그래퍼가 스틸 카메라를 이용해 순간을 포착한다. 이러한 사진들은 영화 개봉 전에 홍보용 사진으로 사전에 제작되거나, 영화 이미지로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임팩트가 강렬한 사진은 별도의 포스터 촬영을 하지 않고 그 이미지 그대로 영화 포스터로 사용되기도 한다. 보통 동작이 큰 액션 영화나 광활한 무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주로 사용되는 방법이다. 또한 외국 영화제나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둔 영화의 포스터는 인물보다는 현장감이 살아있는 스틸 영화 포스터를 선호하기도 한다. 이렇게 현장에서 촬영한 스틸 사진을 영화 포스터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당시 현장에서만 나올 수 있는 생동감 넘치는 이미지가 특징이자 장점이다. 따라서 촬영장의 생생함이 그대로 대중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가장 성공적인 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2 주인공을 포커스한 인물 위주의 영화 포스터

보통 이 방법은 주인공이 탑 스타인 경우에 주로 사용된다. 영화의 스토리보다는 주인공의 표정, 헤어스타일, 의상, 소품 등을 통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담아낸다. 또 영화의 갈등구조를 인물의 배치를 이용해 암시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촬영 전에 현장에서 촬영한 스틸 사진과 시나리오를 미리 보면서 영화에서 받은 이미지나 인물의 대립구조 등을 숙지한 다음 작업이 이뤄진다. 실제 촬영에서는 배경은 가능한 단순하게 하면서 평상시 보다 더 강한 조명으로 인물의 표정을 보여준다.

두 사람 이상이 함께 등장하는 경우에는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각 인물을 따로 촬영해 합성을 통해 최고의 퀄리티를 만들기도 한다. 영화 주인공을 위주로 촬영하는 경우에는 사전에 여러 버전을 만들어 영화 개봉 후에 관객들의 반응에 따라 메인 포스터가 정해지기도 한다.

#3 영화 속 이미지를 세트나 인공 배경으로 만든 영화 포스터

영화 촬영이 끝난 다음 포스터를 따로 촬영하는 경우다. 보통 영화 촬영장에서 촬영한 스틸사진에서 원하는 이미지를 찾지 못했거나, 인물보다는 영화의 이미지를 대중에게 먼저 어필하고 싶을 때 사용한다. 세트를 제작할 경우에는 영화 스토리를 만드는 핵심 소품을 부각시키거나 영화 속 이미지를 대표하는 컬러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영화에서 배경이 되는 장소에서 모티브를 얻어 세트장을 제작한다. 이 방법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주로 사용되지만 최근에는 컴퓨터 합성이나 최첨단 기술의 발달로 잘 사용되지 않는 방법이다.

글쓴이 Bo Lee(이보경)는 현재 서울 신사동의 Studio Bolee를 운영 중이며 패션, 광고, 영화포스터, 앨범 자켓 등의 광고사진 일을 하고 있다. 1996년 상명대 사진학과와 1998년 The Museum Of The Fine Art in Boston을 졸업했다.

이번호를 마지막으로 보리의 패션 워크 연재를 마칩니다. 연재해주신 이보경 작가와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본 기사는 <월간사진> 2010년 2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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