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13
인간이 상상하지 못할 대자연이 존재하는 곳, 그러나 천년 전 인간이 그 땅을 응용하고 숨쉬던 세상. 터키 중부 아나똘리아 고원지대에 경이로운 세상이 숨쉬고 있다. 터키를 떠올린다는 것은 카파도키아를 떠올리는 것이다. 인간의 상상력과 창조성으로는 도무지 능가할 수 없는 비범한 경이로움이 그득한 곳. 수백만 년에 걸쳐 환상적인 형상을 창조해낸 경이로운 세상을 탐험한다.
기사제공 ㅣ 월간사진
글, 사진 l 함길수
창조와 상상력을 뛰어넘는 대자연의 파노라마, 카파도키아
수많은 아이콘들이 터키를 떠올리게 하지만, 카파도키아의 자연의 조각품 그 이상의 것은 없다. 고원의 도시, 카파도키아의 대자연은 모든 상징들을 잠재우고 경이로움의 세상으로 초대한다. 이스탄불을 출발한 비행기는 한 시간 남짓 중부 아나똘리아 고원을 비행해 카이세리 공항에 안착한다. 윌귑을 지나 네브쉬히르를 향해 달리다 보면, 괴레메라는 이름의 고원도시가 나타난다.
로마시대 이후, 널리 퍼진 크리스트교도는 황제의 탄압을 받고 카파도키아의 계곡 속으로 숨어들었다. 7세기 무렵, 아랍과 이슬람 세력이 침입하자 그들의 공격을 피해 도망쳐온 크리스트교도들은 이곳에 자신들만의 은신처인 동굴교회와 지하도시를 만들어 생명과 신앙을 이어왔다. 6,000만년 전 타우로스 산맥의 융기로 생성된 화산들은 오랜 기간 빗물과 눈의 침식으로 오늘날의 경이로운 대자연, 카파도키아를 탄생시켰다.
역사와 문명, 자연과 인간의 작은 숨소리마저 공존하는 곳, 수천년 자연의 신비로움 위에 인간들의 삶의 터전이 어우러져 새로운 꿈으로 탄생된 도시, 카파도키아는 태초의 지구의 모습을 가장 원시적으로 간직한 문명의 파라다이스다.
동서양이 만나는 역사와 문명의 교차로, 이스탄불
마르마라 해를 바라보며, 문명의 수레바퀴는 움직이기 시작했을 것이다. 비잔틴 제국의 수도로 1,000년 이상의 영화를 누린 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은 오늘날 이스탄불의 불꽃으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천년 전의 역사와 현대문명의 오묘한 조화 속에 이스탄불은 동양과 서양,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인류의 보스포루스 해협이 되었다.
페르시아 제국, 헬레니즘 시대, 동로마 그리고 비잔틴 시대를 거쳐 십자군, 오스만트루크 제국까지, 이스탄불은 2,000년이 넘는 역사에 끊임없이 태동하던 영원한 수도였다. 북쪽의 흑해와 남쪽의 마르마라 해를 연결하는 보스포루스 해협은 아시아와 유럽을 가르는 문화와 역사의 수로다. 역사와 문화, 동서양 문화의 혼재 속에 생생한 역사와 삶의 흔적들이 도시의 골목마다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장구한 역사가 현세 인간의 삶과 공존하는 곳, 세계의 심장, 보스포루스의 요람 이스탄불은 영원한 동서양의 불꽃으로 세계인의 가슴속에 명멸할 것이다.
장대한 문명의 흔적, 고대 로마로의 귀환, 에페소스
문명이 고이 잠들어 있는 도시, 4세기 초 크리스트교도들의 중심지로 숨쉬던 땅, 에게해 지역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고대도시 에페소스의 자취를 따라간다. 성모 마리아가 마지막 생애를 보낸 곳, 12 사도 중 한 사람인 사도 요한의 생애를 만나볼 수 있는 역사의 땅. 고대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신전의 터전과 함께 장대한 유적의 흔적으로 과거의 영화가 숨쉬듯 반짝이는 곳이다.
터키의 크리스트교 유적지로 손꼽히는 에페소스, 예수의 죽음 이후, 그의 어머니 마리아를 지키며 예수의 제자 요한이 남은 생애를 보냈던 곳으로 도시의 중심, 셀축 한복판에 사도 요한의 무덤 터, 성 요한 교회가 아야소크르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다. 문명의 흔적은 사라지고 역사의 이야기만 남겨진 도시. 6세기에 지어진 역사의 터전 위를 세월을 거슬러 거닐어본다.
BC 7세기경, 에페소스는 최전성기를 이루었으며, BC 6세기 후반에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으면서부터 쇠퇴하여 페르시아 전쟁으로 해방이 된 뒤에는 그 영화가 쇠락하기 시작했다. 에페소스 유적의 거리를 걷는 것은 로마시대의 세월이 비껴간 공간에 와있는 느낌이다. 오데온 소극장 정상에 올라 앉아 2,000년 전 비잔틴 시대와 헬레니즘 시대의 낭만과 흔적을 느껴보며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된다. 묵직하게 흘러가는 세월, 역사는 오늘도 어제에 이어 유유히 흘러간다.
돌길 사이, 흙길을 밟으며 지나간 고대 문명을 추억한다. 문명의 쇠락과 역사의 흔적을 더듬으며 2세기 피온의 언덕에 올라선다. 객석에 앉아 묻혀버린 고대 세계의 항만을 바라본다. 2,000년 전 알렉산드리아와 로마의 영화를 회상하며 인간과 문명, 역사와 인류가 피고 지던 그 도도한 흐름을 흑백 필름처럼 흘려보내며, 우리의 미래와 희망을 어루만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