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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패션사진의 모티브 텔링

2011-03-21


모티브(Motive). 사전적인 의미로는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내적인 직접 요인의 총칭이다. 하지만 패션사진에서 ‘모티브’는 하나의 이미지나 그것의 일부를 차용해 또 다른 비주얼 텔링을 할 때 주로 사용한다.

글, 사진 | 광고사진가 이보경(boleesis@yahoo.com)

모티브의 소재는 다양하다. 생활 속에서 발견한 작은 물체부터 그림, 음악, 소설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영감을 받고, 그곳에서 작업에 필요한 모티브를 발견한다. 나의 경우에는 영화에서 모티브를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영화가 모든 장르를 통합한 종합예술이기에 그러한 것 같다. 영화 속 인물의 캐릭터나 시대적 의상 등 영화 속 다양한 이미지들을 통해 모방 아닌 모방을 할 수 있다.

영화를 이용해 모티브 텔링 작업을 할 때에는 가장 먼저 영화를 다시 한 번 챙겨 본다. 이미 여러 번 보았던 영화라도 다시 한 번 꼼꼼히 챙겨 보면서 스토리 라인을 정리한다거나 영화의 전체적인 화면을 보면서 사진 톤이나 조명을 어떻게 할 건지 미리 계획한다. 또 영화 속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분석하면서 작업 전체의 스타일링은 물론 커스텀 스타일링, 헤어 메이크업에 관련된 소소한 이미지를 함께 만들어 나간다. 하지만 이 작업에서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영화는 주로 작업에 필요한 하나의 도구일 뿐,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너무 깊이 영화에 빠져 들면 영화 그대로의 모방으로 끝나버린다. 영화에서 모티브를 얻지만 그곳에 작가의 개성을 첨가하거나, 작가의 시선으로 다시 재조명하는 작업을 통해 예술로 승화시켜야 진정한 모티브 텔링이 완성되는 것이다.

#1. 캐릭터 모티브
영화 속 캐릭터에서 모티브를 얻어 작업하고 싶다면, 영화 선정이 가장 중요하다. 가급적이면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대중적인 영화나 주인공의 캐릭터 이미지가 강한 영화를 선정하여야 모두가 공감하는 모티브를 만들 수 있다.

2008년 잡지 보그(VOGUE) 8월호에 소개되었던 패션화보의 경우 한국의 ‘이수일과 심순애’, 일본의 ‘게이샤의 추억’, 중국의 ‘화양연화’처럼 누구나 기억하는 3개 영화에서 모티브를 찾았다. 이 영화들은 각 나라의 색이 분명하고, 여주인공 캐릭터가 확실하다는 공통점 때문에 3개 영화 속 모티브를 가지고 또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었다. 패션 잡지의 12페이지를 만들어가는 모티브 텔링은 ‘이수일과 심순애’에서 반지, ‘게이샤의 추억’의 기묘한 메이크업, ‘화양연화’의 빈티지한 색감 등 메인 포인트 소스를 이용하였으며 다양한 이미지 톤을 위해 간편한 포터블 스트로보와 자연광을 섞어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

#2. 이미지 모티브
이 작업은 2007년 잡지 보그(VOGUE) 12월호에 소개된 패션화보다. 나른한 공포, 긴장감, 무서움, 차가움, 광기, 무표정, 비이커가 놓여 있는 책상, 오래된 책장, 녹슨 자물쇠, 깨어진 유리 창문 등 영화 ‘지킬박사와 하이드’가 주는 영화 속 다양한 이미지들을 모티브로 사용하였다. 그리고 다양한 이미지들을 한데 모으는 작업으로 차가운 배경 톤과 창백한 피부 톤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었고, 디지털 리터칭으로 피부 채도를 한 단계 낮추어 작업했다. 촬영에서는 창문 그림자를 통해 은근한 공포감을 주었고, 모델이 입고 있는 블랙 의상의 디테일을 모두 살리기 위해 정면광을 사용했다. 이러한 이미지들을 사용하여 실험실에서 탄생한 듯한 여자 인조인간을 만들었고, 기중기 도르래와 녹슨 집게 등 소품을 이용하여 여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일반적인 시선을 관조적으로 표현했다.



글쓴이 Bo Lee(이보경)는 현재 서울 신사동의 Studio Bolee를 운영 중이며 패션, 광고, 영화포스터, 앨범 자켓 등의 광고사진 일을 하고 있다. 1996년 상명대 사진학과와 1998년 The Museum Of The Fine Art in Boston을 졸업했다.

* 본 기사는 월간사진 2009년 10월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 본 정보는 월간사진(www.monthlyphoto.com)에서 제공한 자료이며, 상기 정보는 월간사진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재배포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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