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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테크놀러지, 사람과 사회를 잇다

2011-10-17


사람은 단순한 동물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진실이라고 믿는 단순함, 그러나 시각적인 단순함은 잘만 이용한다면 생각지 못한 일도 가능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사람의 시각이 갖는 힘을 통해 행동을 이끌어 내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가장 창의적인 방법으로 데이터 시각화에 힘쓰고 있는 다섯 사람이 있다. 한국의 디지털 아티스트 그룹 랜덤 웍스가 바로 그들이다.

에디터 | 최동은(dechoi@jungle.co.kr)
자료제공 | The Creators Project





랜덤 웍스는 데이터를 시각적으로 변환시켜 보여주는 아티스트 그룹으로, 2008년 민세희(Sey Min)을 주축으로 하여 김성훈, 소원영, 엄기순, 유은지 5명의 멤버로 구성되었다. 최근 불고 있는 인포그래픽, 정보 시각화의 바람 속에서도 랜덤 웍스가 돋보이는 이유는 이들의 작업 속에 담긴 스토리에서 찾을 수 있다. 민세희는 처음 데이터 시각화를 하게 된 동기가 자신의 경험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사회에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먼저 인식을 시켜야 해요. 저도 환경 보호를 하려고 이제부터 일회용 컵을 쓰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한 적이 있었죠. 그런데 일주일 뒤에는 설거지가 귀찮아서 다시 종이컵을 쓰고 있는 저를 보게 된 거에요. 제가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환경 문제와 제 자신간의 연결 고리를 놓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마찬가지로, 사회의 개개인들과 문제 사이의 연결점을 찾는다면 사람들의 행동이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들이 두 팔 걷고 나서서 설득하는 메시지를 뿌리는 것은 아니다. 랜덤 웍스가 하는 일은 살펴보면 서비스 제공도, 디자인도, 예술도 아닌 단지 필요한 데이터를 잘 모아 보여주는 것. 그리하여 사람들이 행동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임을 금방 알 수 있다.

‘Data Formation’은 아파트 거주자가 기준 에너지 소비량보다 많은 양의 물, 전기, 가스를 사용하면 집 공간이 줄어들도록 한 제안이다. 반대로 에너지를 절약하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늘어난다.





2009년 랜덤 웍스가 수질정화시스템을 제작하는 SK 화학에 제안한 ‘Water Saving’은 물 소비 과정을 시각화하여 보여준 것이다. 이들은 물이 절약되는 과정을 사람들이 볼 수 있게 했고, 더 나아가 남은 물을 물이 필요한 국가에 기부하는 시스템까지 제안했다.


그렇다고 이들이 매일 심각한 주제들만 다루는 것은 아니다. 2008년 클럽 eden에 설치한 ‘The Gender Ratio’는 클럽에 입장한 남녀의 비율을 시각화하여 보여준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조금씩 갖고 있을법한 궁금증을 객관적이지만 흥미로운 데이터로 풀어나간 이 같은 작품들은 매우 흥미롭다.





이 때, 자칫 딱딱해질 수도 있는 데이터 시각화의 업무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김성훈이 하는 역할은 남다르다. 데이터 시각화 작업에 예술적인 면모를 덧씌우는 그의 작업은 랜덤 웍스의 업무를 한층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준다.



아직은 씨를 뿌리는 단계인 데이터 시각화의 영역에서 랜덤 웍스는 지속적으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가는 원동력, 그 마르지 않는 원천에 대해 김성훈은 결국 “기술 때문이 아니라 사람 때문에 함께하고 있다”고 말한다. 테크놀러지를 다루는 따뜻한 감성, 그것이 랜덤 웍스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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