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14
건축은 삶의 공간을 만드는 일이므로, 일상생활과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다. 건축가들은 지금의 일상만큼이나 미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그 삶의 방식에 대해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들이 고민하는 미래의 삶은 바로 그곳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현재이기 때문이다. 매스 스터디스(Mass studies)의 조민석 역시 그 중의 한 사람이다.
“건축가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앞서서 미래의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지금 구상하고 설계하는 것들이 몇 년 후 미래에 사용자들이 직접 생활하고 살아가는 현재일 것이다.”
에디터 | 정은주(ejjung@jungle.co.kr)
자료제공 | The Creators Project
건축은 공간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사람, 공간, 자연이 조화롭게 어우러 지도록 하는 일이다. 매스 스터디스는 그들의 스튜디오 이름인 ‘mass’가 뜻하는 바와 같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포용할 수 있는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건축을 지향한다. 그리고 고도의 도시화와 현대 사회의 사회, 문화적 한계와 가능성을 함께 실험하고 있다.
매스 스터디스가 선보인 대표적인 작업으로는 Daum 사옥을 예로 들 수 있다. 도시는 인구와 산업 등 모든 것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다. 사회의 위계질서가 점차 사라지고, 의사소통 과정도 수평화 되고 있지만 도시의 건축물은 이러한 공간의 문제 때문에 대부분 수직적인 구조를 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은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직적인 도시 공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Daum은 과감히 도시를 떠나 제주도로 본사를 옮겼다. 이것을 결정하는데 필요했을 그들의 시도나 용기가 매스 스터디스에게도 큰 자극이 되었다. 이 때문에 Daum이 본사를 옮기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사람들과의 관계나 소통 방식에 감응해 건축할 수 있었다.
또 하나의 작업으로는 코리아 파빌리온을 꼽을 수 있다. 처음 이들에게는 전시 공간을 만들어 달라는 단순한 제안이 들어왔다. 하지만 이들은 전시에 사용되는 한글 자모와 한국 전통 건축 방식을 활용해 한국적이면서도 혁신적인 공간을 창조해낸다. 완전히 닫히지도, 열리지도 않은 공간은 이들이 보여주고자 하는 열린 소통의 과정이 잘 담겨 있다.
그들은 건축이 사람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실마리를 준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거나, 눈에 띄는 크기만이 이목을 끄는 시점에서 문화를 만들어 가는 건축을 하는 그들의 작업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