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22
빛은 강렬한 시각 체험 중의 하나이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불을 끄고, 켜는 아주 사소한 행위는 공간의 분위기와 느낌을 다르게 만들어준다. 여기에 음악과 공간에 대한 실험, 그리고 전체적인 연출이 더 해지면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된다. 비주얼 시스템(Visual System)은 이렇듯 빛을 이용해 일시적인 쇼가 아니라, 새로운 감각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시스템 자체를 개발해냈다.
에디터 | 정은주(ejjung@jungle.co.kr)
자료제공 | The Creators Project
비주얼 시스템은 작곡가, 건축가, 프로그래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만든 아티스트 콜렉티브 그룹이다. 이들이 처음부터 함께 작업한 것은 아니었다. 프로젝트의 아트 디렉터인 발레르의 VJ 작업 중에 작곡가인 톤과 프로듀서인 젤다가 참여하면서, 자연스러운 계기가 생겼다고 했다. 서로 다른 장르의 작업을 함께 진행하다 보니, 작품이 좀 더 다양한 가능성을 품을 수 있었던 것이다. 후에 건축가인 줄리엔 등이 참여하면서 지금의 비주얼 시스템이 되었다.
현대 예술은 작품의 의미나, 독특한 작업 소재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시선을 끌지 못한다. 관객이 작품을 경험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더 중요한 일이었다. 이들의 작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빛을 경험하게 하는 방법에 있다. 빛이 어떤 특정한 공간 속에서 음악과 함께 역동적인 움직임을 가지는 것은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감각이다. 이러한 것이 가능했던 것은 각자 영역의 전문가들이 만나 협업을 하면서 서로의 작업을 인정하고, 그 독립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들의 작업은 어느 한 부분이라도 소홀히 생각할 수가 없다. 빛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창조하거나 섭외하고, 빛과 함께 역동적인 느낌을 더해주는 음악, 그리고 전체적인 디렉팅이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진 것이다. 그들의 작품 중 하나인 ‘organic culture’ 역시 이러한 모든 요소가 어우러진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작품인 ‘Blue Rider’는 이들의 예술에 기술이 더해졌을 때 나오는 시너지 효과를 보여준다. 전자발광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만든 띠는 옷에 붙일 수 있을 만큼 가볍고, 구부리는 등 변형하기가 쉬웠다. 앞서 말했듯 이들에게는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사용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모든 것을 좌우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새로운 테크놀로지와 만남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새로운 작업을 꿈꿀 수 있게 했다. 이들의 다른 작품은 비주얼 시스템의 홈페이지(http://www.visualsystem.org)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