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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음악 여행자

2012-08-09


쉼 없이 돌아가는 턴 테이블 위에 DJ의 손길이 닿으면 금세 새로운 음악이 탄생한다. 늘 다양한음악과 새로운 테크놀로지에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 DJ라면, DJ SOULSCAPE는 한국에서 가장 많은 LP를 보유한 사람 중의 한 명으로, 대중적인 영향을 가진 아티스트로. 360 SOUNDS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최근 60, 70년대의 한국 음악을 2010년대 접합시키며, 한국 음악과 DJ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자유롭게 시간을 오고 가고 있다.

에디터 | 정은주(ejjung@jungle.co.kr)
자료제공 | The Creators Project



DJ SOULSCAPE가 음악을 하게 된 계기는 특별하지 않았다. 모타운 사운드와 SOUL 음악을 듣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그 역시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음악을 수집해 들었다. 이때의 경험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고등학교 때부터 DJ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대학에서 그가 선택한 전공은 음악이 아니라, 공학이었다. 음악과는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스튜디오 엔지니어링을 하고 싶어 선택한 길이었던 그에게는 자신의 길에 대한 뚜렷한 목표와 확신을 보여주는 일이다.

그의 데뷔앨범이자, 경향신문과 가슴네트워크가 선정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선정된 ‘180G Beats’은 DJ가 단순히 비트를 만들어내거나, 음악을 믹싱 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하나의 아티스트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이후 발표한 앨범들이 좋은 호평을 받으면서 그의 이름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5년 그와 절친한 동료인 DJ Jinmo와 Plastic Head는 360 SOUNDS를 만든다.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DJ 파티가 많지 않을 때였기에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제 360 SOUNDS는 공연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뿐 아니라 독자적인 앨범을 생산하고 비디오를 만들고 레코드 셀렉숍 운영 등 활동 범위를 넓혀가면서 DJ 문화의 흐름을 바꿔나가고 있다.

그는 ‘More Sound Of Seoul’과 ‘The Sound Of Seoul’ 앨범과 무대를 통해 1980년 중반 이후로 맥이 끊겼다고 생각하는 한국 대중음악의 흐름을 잇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갑작스럽게 나온 것이 아니라, 그가 군대에 있을 때부터 했던 고민의 답이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디제잉을 하던 그는 미군 부대에서 군 생활을 하면서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미국 사람보다 미국적인 음악을 잘 아느냐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때 그는 처음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음악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해보게 되었다고 한다. 음악에 국적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음악과 환경도 그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데 그것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던 과거를 돌이켜보게 되었다.

한국 대중음악의 흐름이 끊기지 않고 지금까지 이어졌다면 어떤 음악이 되었을까, 그의 작업은 이러한 상상에서 시작했다. 과거의 음반들을 수집하고, 그때 활동했던 아티스트들을 섭외해 만든 ‘More Sound Of Seoul’ , ‘The sound of seoul’ 앨범은 그가 앞으로 해 나갈 작업의 실마리 같은 것이다. 이것은 한국 음악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그 자신의 음악에도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전세계의 음악이 점점 비슷한 ‘쓰레기’가 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디어나 인터넷을 통해 일방적으로 퍼져 나가다 보니 그 문화가 갖고 있는 전통적인 독자성이 사라지고 있다. 당장 20년 뒤 한국 음악이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겠지만 그것을 찾고 살리려는 노력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DJ SOUL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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