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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타투, 그리고 타투 그 이상

2014-08-08


지금까지 리타(LEATA)의 행보는 가볍고 선선했다. 발이 가는 길을 향했고 그 걸음은 거침이 없었다. 리타와 허우현의 이번 콜라보레이션 콜렉션 역시 마찬가지다. 그저 서로가 좋아하는 것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길 원했고, 서로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이어갈 뿐이다. 담백하고 분명하다. 그리고 그렇기에 진정성이 담긴다. 리타의 손희락과 타투이스트 허우현(Woo Tattooer)에게 두 사람이 함께 준비한 캡슐 콜렉션에 대해 들었다.

기사제공│무신사

무신사(이하 무) 콜렉션은 어떤 의도에서 시작되게 되었는가?

손희락(이하 손) 일단 평소 타투이스트 우현이에 대한 존경이 있었다. 나보다 동생이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특별한 작업을 펼침에 대한 존경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리타의 옷을 입은 그의 모습을 보고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 나누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우현이가 입고, 내가 입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입으면 좋겠단 기대였다. 그리고 그에게 타투를 받으러 갔을 때 제의를 했는데, 그가 흔쾌하게 해보자고 하여 콜렉션을 시작되게 되었다.

콜렉션을 시작할 때는 무엇을 목표로 두었는가?

디자인 자체와 일러스트 자체에서 우현이를 드러낼 수 있는 옷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중 라벨 디자인 등 생산과 옷 자체의 기본 양식은 리타를 따르니 함께 만드는 디자인에 반영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래픽에는 되도록 그를 담아 사람들이 봤을 때 그림을 통해 허우현이란 사람을 발견할 수 있기를, 그가 그림에 온전히 담기기를 의도했다. 보면 “아 이거 허우현이 그린 그림이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허우현(Woo Tattooer, 이하 허) 여름과 잘 맞는 리타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개인적으로도 리타의 여름 옷들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여름에 잘 어울리는 그래픽을 떠올렸다. 인디언과 선인장 등, 타투로 자주 사용하는 소재인 동시에 여름을 대표할 수 있는 기호들을 썼다.

타투였기에 만난 것인가? 아니면 허우현이기에 만난 것인가?

타투를 좋아해 몸에 타투가 많다. 취향의 노선에서 우현이도 알게 되었고 작년부터 타투를 받고 싶었는데 서로 일정이 안 맞아 일 년 정도 미루었다. 그러던 중 올해 초 드디어 우현이에게 어깨를 부탁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대화하며 협업을 구체화 시켰다. 타투이기에 그랬다기 보단 우현이를 존경하는 마음이 크다. 나 스스로 이 문화 자체를 좋아하는 마음도 있지만 이번 콜렉션과 협업의 기초에는 그것보단 우현이와 우현이의 작품에 대한 존경의 마음 쪽이 크게 작용했다.

협업 중 즐거웠던 점과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특정한 부분이 즐거웠다기 보단 내가 좋아하는 타투이스트가 리타와의 작업을 위해 그림을 그린다는 것 자체가 너무 즐거웠다. 그리고 그 그림을 토대로 제품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도 즐거웠다. 어려웠던 점은 솔직히 하나도 없다. 우현이보다 형이기에 여러 부분에서 편히 부탁을 할 수 있었고, 우현이는 내 제안을 쉬이 수용해주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로 만난 것이 아닌 가까운 형과 동생으로 만났기에 그렇게 긴밀하고 편한 커뮤니케이션이 되었던 것 같다. 그나마 조금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기술적인 문제 정도다. 옷에 담을 프린트는 보통의 경우 컴퓨터를 써 그리는데 이번 콜렉션의 경우에는 우현이가 손으로 직접 그린 그림을 기초에 두고 있기에 그 터치감을 살려 디지털화 하는 작업에서 심혈을 기울여야 했던 점 정도가 어려웠다.
리타의 이미지, 그리고 계절에 맞아 떨어지는 그림이 나온 점이 좋았다. 사실 주제와 디자인 총체에 어울리는 그림을 구상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어떻게 나올지에 대한 걱정은 많았는데, 다행히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왔다. 그 외에 딱히 힘든 면은 없었다.

결과물은 만족스러운가?

만족스럽다.
이게 설령 안 만족스러워도 만족스럽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그런 거 아니겠는가(웃음)?

콜렉션 자체를 읽어보자. 제품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스냅백 두 가지, 티셔츠 두 가지, 그리고 슬리브리스 두 가지. 총 여섯 가지의 제품이 나왔다. 우현이가 항상 그리는 그림들이 리타의 옷 위에 담겼다.
일단 모자에는 해골로 그려진 인디언 추장을 그렸다. 콜렉션에는 이 외에도 인디언과 관련된 기호들이 담겼다. 그 문화를 참 좋아해서, 그리고 계절과 잘 어울릴 상징이기에 담았다. 선인장, 깃털 등은 인디언이 신성시하는 대상이다. 리타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으며, 여름과 어울리는 재미있는 인상을 주고 싶었다. 그림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 특별한, 그리고 인위적인 과정을 통해서 그림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게 적당하고 예쁘니까 그렇게 나오는 것이다.
우현이에게 디자인에 대해 의뢰할 때 굳이 ‘리타와 허우현의 조합’에 포커스를 맞춰 무언가를 쥐어 짜내어 만들어 달라고 하지 않았다. 평소 네가 자주 그리는 그림, 네가 좋아하는 것, 네가 타투를 할 때 자주 다루는 것을 소재로 그려달라고 부탁했다. 이것 역시 ‘리스펙트’다. 아티스트가 원래 좋아하는 것을 다루는 것은 아티스트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다. 그렇게 그가 원래 그리던 인디언, 선인장, 깃털 들은 여름, 리타, 그리고 허우현의 온전한 반영이란 목표와 자연스럽게 융화되었다. 시작점부터 리타 하면 떠오르는 것, 허우현 하면 떠오르는 것을 그리는 것보단 단순히 허우현이 원래 좋아하는 것을 리타의 그릇 위에 담아 만들어보자며 시작했다. 이 콜렉션을 하기 위해 어떤 특정한 그래픽을 만들어야 하겠다며 작위적으로 다가서진 않았다.

스냅백, 슬리브리스, 그리고 티셔츠란 아이템을 선택하게 된 까닭은?

처음 협업을 기획했던 때가 4-5월쯤이었는데, 기획하고 제품을 만드는데 걸리는 기간을 예상해본 결과 결과물이 나오는 때는 딱 6~7월 정도가 될 것 같았다. 그 계절에 가장 잘 어울리는 물건이라면 스냅백, 슬리브리스, 티셔츠 정도가 될 것 같아서 아이템을 선정했다. 단순하다. 이것 역시 리타가 콜렉션을 대하는 방법, 그리고 여름을 대하는 방법이다. 단순한 만큼 분명하다.

콜렉션을 대표하는 키 아이템이 있다면?

다.

이 콜렉션을 사람들은 어떻게 기억해줬으면 좋겠는가?

일단 이 콜렉션을 엄청나게 많이 팔아야겠단 생각은 전혀 없다. 처음부터 허우현이란 아티스트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다가섰고, 그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내게 이번 콜렉션의 의미는 가깝고 간결하다. 허우현이란 타투이스트를, 리타는 좋아하고 또 존경의 자세로 대한다. 그런 리타가 허우현의 그림을 담은 옷과 모자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것으로 난 충분히 만족한다. 이 콜렉션을 구매하며 사람들이 특정한 인상을 받기를 원하는 것은 없다.
내 그림과 타투를 원하는 사람은 많다. 그리고 싶은 것을 생각해와 내 재해석을 거치거나, 내 그림들 중 하나를 골라 그것을 타투로 받는다. 그들은 내 그림과 표현방식이 마음에 들어서 내게 쉽지 않은 부탁을 하러 오는 것이다. 리타와의 협업 콜렉션을 통해 내 그림이 몸에 타투로 그려지는 것보다 좀 더 가볍게 다루어졌으면 좋겠다. 티셔츠로 그림을 받아서 갈 수 있는, 색다르고 마음 편한 기획이라 생각한다. 그림을 가진다는 의미에서 이전의 내가 제공할 수 있는 방식에 비해 훨씬 쉬워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항상 캔버스나 몸에만 표현했던 것과는 달리 새로운 형식에 반영시켜 나온 결과물이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다.
우현이 말대로 그가 그린 그림을 가지고 싶지만 타투로 가지는 것은 좀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 그리고 아직 타투를 한번도 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쉽게 대리만족을 얻을 수 있는 기회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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