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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리뷰

외인구단 8, 신나는 패션 도전기

2007-05-08


국내 잘 나가는 디자이너, 패션기업들도 힘들다고 하는 요즘 겁 없이 패션 마켓에 뛰어든 외인구단 ‘뉴페이스’들이 있다. 디자이너도 패션 전문가도 아니지만 이들은 자신만의 색깔로 패션에 대한 열정을 뿜어낸다. 최근 잘 빠진 몸매와 개그계의 얼짱으로 불리며 화제가 됐던 백보람이 패션시장을 노크하는가 하면 가수이자 방송인 탁재훈도 「DKNY」 란제리 사장으로 나섰다. 이런 바람은 연예계에서 끝나지 않는다. IT업체 오너 임승호, 개그맨, VJ 김나영, 가정주부 등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온 이들은 패션시장의 또 다른 트렌드를 예고한다. 이같은 움직임은 진입장벽이 높아 접근하기 어려웠던 과거와 달리 홈쇼핑과 온라인 등 ‘무점포 판매’ 시장이 활성화됐으며 동대문 등에서도 새로운 이들에 대해 활짝 문이 열려있기 때문. 더욱 이들이 인지도가 높은 유명인인 플러스 α의 가산점까지 얻게 돼 환영을 받곤 한다. 이들은 과거 재테크를 목적으로 패션업에 진출했던 것과는 다르게 각자의 이미지와 튀는 개성을 살려 여러 각도로 자신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것이 특징. 이들의 패션 진입 형태도 다양하다. 카페와 책을 통해 또 온라인 상에서 소비자들과 만난다. 고리타분한 시스템을 벗어버리고 자신만의 캐릭터를 마음껏 표현하고 있는 것. 이들이 생각하는 패션에 대한 생각과 자신만의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일까?

취재 │이승환 기자, 배병관 기자 (bkpae@fashionbiz.co.kr)

옷을 고르는 장기(?)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 온라인 뽀람(대표 백보람)을 차리게 됐고 20대 여성 고객의 공감대를 얻으며 월평균 매출 5000만원을 유지하는 사업체의 사장 타이틀을 갖게 된 개그계 얼짱 백보람. 뽀람은 SBS 간판 코미디 ‘웃찾사’ 출연을 통해 ‘얼짱 개그맨’으로 인지도가 급상승한 백대표가 지난 2005년 오픈한 온라인 쇼핑몰로 신선한 화제를 모은다.
‘예쁜 옷 싸게 팔아용~!’ 온라인 쇼핑몰 뽀람을 찾으면 발랄한 멘트가 뜨면서 즐거워진 눈을 확인할 수 있다. 미니미니, 땡벌원피스, 산뜻이중치마, 체크캉캉…. 백대표의 발랄한 이미지를 대변하는 아이템이 가득하다. 원래 모델 출신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자연스럽게 패션에 눈을 뜨게 됐고 옷을 고르는 눈은 친구들 사이에서 따라올 사람이 없었을 정도의 패션 마니아. 아직 성공이라고 하기엔 이르지만 인지도와 매출면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는 비결은 맨발로 직접 뛰는 열정이라고 한다. 자칫 방송활동으로 온라인몰 사업에 소홀해질 수 있었지만 바쁜 생활 중에도 틈틈이 시장조사를 한다. 웃찾사 시절 바쁜 스케줄 가운데 잠을 2~3시간으로 줄여가면서 직접 상품을 바잉했다. 앞으로 뽀람을 브랜드화하는 것이 꿈이라는 그는 이를 위해 지금보다 욕심을 더 내려고 한다. 아이템 바잉을 사입 전문가에 맡기는 것이 보통인데, 자신이 직접 나서는 것은 꿈을 위한 일보전진이라고 강조한다.

대한민국 대표 패션 & 건강 아이콘으로 불리는 슈퍼모델 출신 이소라. 그가 어로즈(대표 이소라 www.woodry.co.kr)를 설립하고 여성 헬시캐주얼 「우드리(Woodry)」로 패션사업에 도전장을 냈다. 골프장에서 우드를 잘 친다고 붙여진 별명과 같은 이름인 「우드리」는 중저가 토털 원마일스 웨어다. 핑크 그린 옐로 등 사랑스러운 컬러의 트레이닝복 티셔츠 이너웨어 메탈액세서리로 구성된다. 이대표가 「우드리」로 첫 신고식을 치른 서울 압구정동 직영점에서는 일평균 매출 400만~500만원대의 성공적인 출발을 기록했다. 이대표는 “2년 전부터 계획했던 브랜드 사업이다. 하지만 내가 괜한 일을 저질렀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헬시 트레이닝웨어라는 니치마켓이라는 점과 애초에 온라인 브랜드로 기획돼 가격대를 2만~4만원대로 저렴하게 책정해 고객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한다. 이대표의 생생한 현장감각과 열정도 한몫한다 그는 방송활동이 없는 날이면 매일 매장에 있는다. 또 그는 어로즈의 직원 30명을 꼼꼼히 직접 뽑아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디자인실에 「보브」 「96ny」 출신 황정애 이사를 비롯해 소재기획 이너웨어기획 등 영역별 전문가를 영입했다. 이대표는 「우드리」의 유통망 확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코엑스몰에 60평형 직영매장, 커피빈 주요 20개 점포 내에 인숍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우드리닷컴 디앤숍 위즈위드 등 온라인 마켓 영역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대표는 “향후 「우드리」로 다양한 라인익스텐션을 계획 중이다”며 “스팽글 골드 등 차별화된 럭셔리라인과 남성 「우드리맨」, 유아동 「우드리차일드」 등 라인 확장으로 브랜드를 키워가고 싶다”고 밝힌다.

일 매출 300만원과 일일 방문자수 1만 명을 유지하는 캐릭터 컨셉형 쇼핑몰 VJ나디아(대표 김나영)를 생각하면 김나영 대표는 하루하루가 즐겁기만 하다. MBC 아침 프로그램 ‘이재용 임예진의 기분좋은날’에서 연예플러스 코너를 담당하는 VJ 김나영은 올해 초 자신의 이미지를 반영한 쇼핑몰 VJ나디아를 선보이며 대박을 예고했다. 사이트 준비 때만 해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반응을 지켜보려고 했으나 오픈 초기 일일방문자수 3만명을 초과하며 누리꾼의 열렬한(?) 지지를 받기도 했다. 특히 지난 1월 말 사이트 오픈과 함께 서버 폭주로 사이트 계정을 옮길 정도의 폭발적인 관심에 놀랐다. 이같은 관심에 대해 김대표는 “처음에 쇼핑몰을 통해 돈을 벌겠다고 생각하며 준비한 것은 아니다. 전문적인 패션 지식이 부족한 소비자 입장에서 내 개성과 이미지에 맞는 컨셉숍으로 같은 또래의 여성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VJ나디아는 김대표의 이미지에 맞게 튀는 상품으로 가득하다. 캐릭터 컨셉형 쇼핑몰로 그의 패션감각과 표현력을 대변한 것. 검품 작업에만 6명을 투입해 부자재에서부터 선택에까지 꼼꼼히 살펴보기 때문에 반품률도 5%를 넘지 않는다. 생기발랄한 진행으로 ‘여자 노홍철’이라는 닉네임까지 얻으며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그는 방송 활동과 VJ나디아 키우기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IT에서도 패션에 대한 열정은 계속된다. 내실있는 IT솔루션 개발업체로 성장을 거듭하던 에어패스(대표 임종호)는 지난해 9월 남성맞춤복 「아즈옴므」를 런칭하며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이제 런칭 두 번째 시즌을 맞는 「아즈옴므」는 500명의 고객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월 매출 5000만 원대를 유지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기존 맞춤 시스템에서 벗어나 디자이너의 다수고객 응대가 아닌 25명의 SC(Style Coodinator) 매니저를 별도로 구성, 소비자와 1:1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패션정보 공유를 통해 판매할 때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스타일 연출을 코치해 고객과의 친밀도를 높여 재구매율을 높여간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지난 2000년에 설립된 이 업체는 그 동안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 사업에까지 시동을 걸며 모바일 KT링고 캐릭터비즈니스 등 여러 솔루션을 지원해오다 남성 브랜드를 런칭하게 됐다. 이 회사의 이 같은 패션영역으로의 확장은 오너인 임종호 사장에 의해 급물살을 타게 됐고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즈옴므」는 IT업체라는 국한된 분야를 넘어 문화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임사장의 도전정신과 맞물려 탄생할 수 있었다. ‘창조와 파괴’를 원칙으로 하는 첨단 솔루션 마케팅기업 사장답게 「아즈옴므」를 통해 일종의 ‘머니게임’이 아닌 새로운 패션비즈니스의 한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50억원대 중소기업을 일궈낸 시크릿우먼의 김영휴 사장은 독특한 패션가발로 시장에서 이미 검증 받은 비패션인이다. 보톡스 가발로 백화점 입점 초기에 롯데백화점 대전점 인천점 등 5평도 안 되는 공간에서 월 2000만~3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는 잠실점 영등포점 등에도 입점됐으며 월매출 5000만원을 올리고 있다. 현재 40건의 특허와 7건의 의장등록을 보유했으며 2006년에는 발명의날 산업자원부 장관상도 수상했다.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김사장은 출산 직후 머리가 많이 빠진 것을 감추기 위해 똑딱이 핀이 달린 조각가발을 개발, 직접 착용하고 다닌 것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으면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막상 판매를 진행하려 하니 전업주부여서 루트를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 IMF 이후 열풍이 된 온라인쇼핑몰을 오픈했으나 소비자들은 직접 보고 사기를 원했다. 특히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색 상품이어서 피드백은 더욱 힘들었다. 김사장은 시행착오를 거쳐 백화점 입점을 추진했다. 바이어들의 외면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포장코너 물품보관소 등 자투리 코너도 마다하지 않고 입점해 50억원대 가발전문 기업으로 일궜다. 김사장은 “가발산업은 대한민국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국가 기반이다. 「시크릿우먼」의 부가가치를 높여 한국의 샤넬로 전세계 백화점에 입점해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근한 음악을 들려주던 유리상자의 이세준도 패션시장에 뛰어든 케이스. 안경 전문점 글라스박스를 2005년 말부터 체인점화시켰다. 현재 강남역점 서현점 등 가맹점만 35곳에 이르며 지속적인 체인점 확장이 이뤄지고 있다. 200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글라스박스는 체인점 확대뿐 아니라 수입되지 않은 브랜드의 소개도 진행할 예정이다. 영국과 이탈리아 등 아이웨어 브랜드가 글라스박스를 통해 새롭게 소개할 준비를 마쳤다. 글라스박스는 기존의 딱딱한 안경점을 뛰어 넘어 전문 안경사의 관리 아래 선글라스 안경 콘택트렌즈 등과 안구 관련 전문 용품을 다양하게 구성했다. 여기에 이사장이 구상한 대중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만들었다. 단순 안경 전문점이라는 고유 공간을 문화적인 재미를 추구할 수 있는 특화된 장소로 만든 것이다. 여기에 유리상자가 부른 노래 글라스박스도 로고송으로 사용해 대중과의 친숙함을 높여가고 있다. 오픈 시마다 이웃 사랑 실천으로 스타 애장품 판매를 진행하고 수익금 전액을 밥퍼운동본부에 기탁하고 있는 이사장은 “안경이라는 아이템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미한 요소로 사랑받고 있다”며 “국산 브랜드를 개발해 세계적인 제품으로 명성을 얻는 게 꿈”이라고 소개했다.

국내 비패션의 원조로 불리는 지승룡 사장을 빼놓을 수 없다. 94년 국내에 생소한 신개념 문화공간 민들레영토(대표 지승룡)를 선보여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지승룡 사장이 패션사업에 진출했다. 지사장은 오래 전부터 구상해온 로하스 정신의 패션을 선보이기 위해 지난해 말 민토패션 온라인 쇼핑몰을 구축했다. 품위에 맞는 세련된 스타일의 의류들을 적정가에 선보여 시장 반응을 봤다. 하반기에는 보다 구체적으로 오프라인숍을 오픈한다. 매장에 들어오는 고객이 기분이 좋아질 수 있도록 어울리는 코디를 추천, ‘옷이 날개다’라는 인식을 줄 예정이다. 또 패션 멘토링을 매장 내에서 진행해 현대인의 고독과 심신의 괴로움을 치료하는 역할도 병행한다. 지사장은 성경의 탕자 이야기를 빌어 “인간만 옷을 입는다”며 “패션은 신이 인간에게 준 미션이다”고 말한다. 패션 마켓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적용해 인간의 소중한 자존감 표현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창의적이고 예술성이 뛰어난 디자이너와 코워크를 통한 아이템도 출시하며 인재 발굴에 앞장서 신선함을 지속적으로 연계할 예정이다. 어려운 시기에 패션에 도전하느냐는 질문에 지사장은 “가장 안 좋을 때가 가장 좋을 때”라며 “어려울 때 도전해야 진정한 성공의 가치를 느낄 수 있고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말했다.

10대 20대를 타깃으로 한 최신 유행 액세서리 브랜드 「젤리팝」도 관심거리다. 이 브랜드는 김나경씨가 창업한 브랜드로 대학교 2학년 때 수공예 동아리 가입이 계기였다. 몇 년 전 비즈 액세서리가 유행을 할 때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취미가 됐다. 제작한 액세서리가 주변의 꾸준한 판매 요청을 받게 되자 많은 사람들에게도 선보이고 싶은 생각에 브랜딩화했다. 하지만 20대 초반 학생 신분으로 유통망을 찾기는 쉽지 않아, 큰 기대 없이 온라인 커뮤니티사이트 싸이월드에 이미지와 함께 판매를 시도했다. 반응은 놀라웠다. 클럽 하루 방문자 수가 매일 천 단위로 늘어났고 어느새 싸이월드 스타가 돼 있었다. 판매 루트도 옥션과 G마켓 네이트몰 디앤숍 등 오픈마켓으로 옮겨가 미시족 등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계층을 끌어들였다. 다른 인기비결에는 친구에게 선물한다는 기분으로 정성스런 포장과 함께 배달된 편지의 힘도 컸다. 최근 무역회사에 입사한 김사장은 투잡으로 「젤리팝」을 운영하고 있다. 투잡으로 인해 소홀해지기 쉽지만 대학생인 동생과 함께 주말이면 어김없이 시장조사를 한다. 상품을 직바잉하며 매체를 통한 정보 수집도 동시 진행한다. 김사장은 “이 세상에 여성이 존재하는 한 액세서리는 필수요소라 생각한다”며 “조금 더 특화되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도전해 소품을 늘려가면서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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