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25
모든 패션의 장르 중에 ‘가장’ 옷 외의 요소가 많은 장르를 꼽자면 당연히 ‘스트릿 패션’일 것이다. 스트릿 패션은 수많은 서브컬처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그 서브컬처는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는 것들로 이루어져있고 때문에 신변 잡기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사실 서브컬처라는 것이 인간의 취미생활과 라이프스타일로 이루어져 있으니 그것은 당연한 말이겠다.
빙빙 돌려서 말했지만 예를 몇 가지 들어보면 더욱 이해가 쉽겠다. 향을 예로 들어보자. 향이라는 것은 굳이 ‘필요’를 따지자면 제사 지낼 때나 필요한 것이지 평소에는 ‘피워도 그만 안 피워도 그만’인 것이다. 하지만 HEM사에서 나온 향들은 누구든지 스트릿 문화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이 스트릿 문화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누구든지 익숙하게 맡을 수 있는 냄새다. Jason Markk의 슈즈 클리너도 마찬가지다. 사실 슈즈 클리너라는 것은 굳이 브랜드를 골라서 사는 것도 아니고 슈퍼마켓에서 아무거나 골라서 사용하면 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Jason Markk의 슈즈 클리너는 케이스를 마치 신발 박스의 그것처럼 만들어 놓았다. 일반적인 왁스와 솔이 들어있을 뿐이지만 신발을 닦는 신발 클리너의 박스를 마치 신발박스처럼 만들어 놓은 것 만으로 이슈가 되었고 Undefeated 와 합작을 하였다. 사실 어찌 생각하면 슈즈 클리너는 알맹이가 중요한 것이고 껍데기는 별 중요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스니커라는 아이템이 스트릿 문화와 패션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때 Jason Markk의 아이디어는 참으로 기발하고 재미있다고 할 수 있겠다.
아래로 흐르는 듯한, 일명 ‘Drip’이 일품인 마커 Krink 또한 마찬가지다. 사실 마커고 물감이고, 칠 한 뒤에 ‘흘러 내린’것은 일반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는 ‘못 칠한’것 아니겠는가. 하지만 Krink는 그 흘러내림에서 일종의 재미와 매력을 발견, 특화 시켜 결국 수많은 매니아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였다. 지금 한국 압구정 등지의 거리를 보면 흘러내린 듯한 태깅(tagging : 벽•열차 등에 이름[별명]을 낙서하기)을 볼 수 있는데 바로 이것이 바로 Krink의 마커로부터 나온 태깅이다. 1회용 카메라도 특이하긴 마찬가지다. 120년 전통의 스트릿웨어인 Carhartt Street-wear와 홍콩의 스트릿 브랜드 Know1edge에서 나온 1회용 카메라는 내용물은 길거리 FUJI매장에서 얼마든지 살 수 있는 1회용 카메라의 그것과 같지만 그것의 포장물은 각 브랜드의 정체성이 담긴 아트웍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까워 한컷도 찍지 못할 것 같은 카메라, 필름이 아까워 찍지도 못할 1회용 카메라는 어쩌면 삶에 전혀 필요 없는 것일 수도 있지만 1회용 카메라에 스트릿의 옷을 입힌다는 발상이 매우 신선했던 것인지 국내에 들어오고 절품되었다. 항상 스트릿 문화와 그 안에서 발생하는 재미에 집중하는 무신사매거진은 무신사 회원들에게 이 4가지 아이템들과 그 외의 몇몇 아이템들, 스트릿 문화 안에 있지만 패션이 아닌 Extra Goods들을 소개한다.
Hem - 인도에서 건너온 향의 상징
소비자가 입구에 들어섰을 때 1차적으로 느껴지는 시각적인 효과는 모든 샵에서 주의를 기울이는 요소다. 사실, 인테리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해진 이유가 바로 그런 시각적인 효과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했기 때문일 텐데 이 시각적인 효과 외에도 후각적인 효과에까지 일본과 미국의 스트릿 매장은 예전부터 주목을 했었다. 단적인 예가 바로 ‘향’인데 이 향을 매장에 피워놓으므로 매장 고유의 향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향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는 바로 인도의 ‘HEM’이다. HEM은 인도의 데칸고원 남부산지 해발고도 950m 지점에 있는 일명 ‘향의 도시’ 방갈로르에 위치한 향 전문 회사로 수많은 종류의 향을 만들고 있다. Chocolate, Musk, San Miguel, Chandan, 그리고 인도의 가장 전통적인 향인 Nag Champa를 HEM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HEM Champa 등등 이외에도 수많은 종류의 향들이 있는데 가격대나 냄새 등이 무난하여 은은하게 즐기기에 좋다. 사용할 때는 모래를 모아서 향을 꼽아놓는 방법도 있지만 역시 전용 Holder를 이용하는 것이 제 맛이다. Holder는 심플하게 향을 꼽아놓을 수 있는 Holder의 종류는 Flat Holder부터 팔각기둥이 세워져 있는 형태의 Tower Holder, 뉘여 있는 형태이며 하단부에 막대 형태 향을 보관할 수 있는 Box Holder등 으로 다양하니 취향에 맞추어 사용하면 된다. 네이버후드에서 나온 향 또한 재미있는데 성냥갑 형태로 포장이 되어있으며 반은 성냥으로, 반은 짤막한 향으로 구성되어 있고 케이스의 뒷면에는 향을 꼽을 수 있는 홀이 있어 이 케이스만 가지고도 향을 피울 수 있도록 되어있다. 최근에는 한국의 스트릿 샵에서도 심심치 않게 다양한 향냄새를 맡을 수 있는데, 향의 냄새라는 것이 그 샵에서 판매하는 제품에도 스며들기 때문에 입을 때마다 제품을 구매했던 샵이 생각나기도 한다. 여러 샵에서 향을 쓰고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곳은 스트릿 브랜드 Buried Alive를 만드는 문화공동체 Humantree. 예전부터 문화에 집중해온 단체답게 일찍부터 한국 스트릿 시장에 향이라는 아이템을 소개하고 있다.
Jason Markk - 스니커 케어에 대한 새로운 시각
스트릿 패션이나 문화를 좋아하게 되는 사람들이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그 출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자면 아마도 적지 않은 이들이 ‘운동화’에 대한 사랑으로 스트릿 패션을 시작했을 것이다. Air Jordan, Air Force 1, Air Max, Superstar 등의 운동화들은 중, 고등학교 시절 패션에 입문하는 가장 빠른, 가장 흥미로운 길이었다. 당시 신발을 사랑하던 이들 중 몇몇은 SHOEGOO나 백화제 등의 케어 제품을 구매하여 자신이 사랑하는 신발을 오래도록 신을 수 있도록 관리하곤 했었다.
단순한 소모품에 지나지 않을 법한 이런 스니커 케어 아이템들. 하지만 이런 케어 아이템에 운동화적인 정체성이 담긴 디자인을 입히니 그것이 하나의 재미있는 브랜드가 되었다. 브랜드의 이름은 Jason Markk. 스니커 클리너인 이 Jason Markk는 전용 솔과 클리너로 구성된 언뜻 보면 다른 제품들과 별다를 바 없는 제품일 수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타 제품들과 다른 점은 바로 케이스있다. 바로 케이스가 운동화 박스처럼 생겼다는 것. 특히 나이키의 박스와 매우 흡사한데 제품에 대한 정보가 적혀있는 택 마저도 나이키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 이런 아이디어를 낸 이는 바로 브랜드의 이름에도 나와있는 JASON. 이러한 디자인 발상이 기발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본 매거진만은 아니었던 것인지 Jason Markk는 HOU MAGAZINE에서 주최하는 DESIGN AWORD를 수상, 세간에 주목을 받게 되었다. Jason Markk를 패션 적으로 유명하게 만들 준 것들 중 하나로는 패션 브랜드들과의 합작을 들 수 있겠다. 그들과 합작을 진행한 브랜드는 너무나도 유명한 Staple Design과 Undefeated. 국내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이 두 브랜드와의 합작은 Jason Markk의 기발한 아이디어의 상징이기도 하다.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Jason Markk는 몸에 해로운 화학 요소나 연마 세척제는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98.3% 자연산 재료를 사용하고 있고 생물학적인 분해성을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해서 인체에 무해하며 자연 친화적이라는 것인데 이러한 Jason Markk는 이미 미국 유럽 등의 세계적이 부티크 샵에 이어 국내의 스트릿 패션 디스트리뷰션이자 편집매장인 IKONZ에서 판매하고 있다.
Krink - Drip! 흘러내림의 미학
기껏 열심히 칠해놓은 페인트칠도 조금의 도료 뭉침으로 인해 흘러내리게 된다면, 그것처럼 눈에 성가신 것이 있을까? 눈에 성가신 나머지 흘러내린 페인트가 채 마르기도 전에 덧칠하여 색이 번지는 바람에 페인트칠 전체를 다시 해야 했던 눈물 어린 기억이 있는 에디터지만 이 ‘흘러내림’을 전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 마커 브랜드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KRINK다.
KRINK는 태깅이나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이 주로 사용하는 전용 마커로 이 마커를 사용하면 물감이 아래 방향으로 흘러내려 일종의 줄무늬 패턴 같은 것이 생기게 되는데 이것에 매력을 느낀 이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 미국에서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KRINK는 그래피티 아티스트인 Craig "KR" Costello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마커 브랜드로 Craig의 닉네임 KR과 ink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브랜드. KRINK는 잉크이자 마커이면서도 그 흘러내림에서 오는 고유한 모습 덕분에 다양한 브랜드들과 합작을 진행하곤 하는데 잘 알려진 나이키와의 합작 Air Force1, 그리고 애플의 맥북 케이스로 유명한 Incase와 아트웍 매거진 Arkitip과의 삼중 합작으로 유명한 맥북 랩탑 케이스 등 패션 브랜드들과도 많은 합작을 진행하고 있다. KRINK는 ‘흘러내림’을 강조하는 브랜드이니만큼 사용법이 조금 특이한데, 대표적인 K-71마커를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먼저 마커를 흔들어준 후 뚜껑을 열고 마커의 ‘촉’부분을 꾹꾹 눌러주면 하얀색의 촉이 마커 잉크의 색으로 물드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부터 태깅이나 그래피티가 가능해지는데 흘러내림의 정도는 태깅할 때 촉 부분을 얼마나 강하게 눌러주는가에 따라 달라지니 원하는 정도만큼 조절을 해야 한다. 전 세계의 아티스트들에게 ‘흘러내림’의 아름다움과 재미를 알리고 있는 KRINK는 KRINK의 C1RCA나 FUCT등의 글로벌 스트릿 브랜드의 한국 정식 디스트리뷰터 PR1ZM에서 만나볼 수 있다.
Disposable Camera - 스트릿의 옷을 입은 1회용 카메라
압구정의 두 스트릿 공간, Worksout이나 Humantree를 방문해본 이들이라면 언젠가 특이한 아이템을 발견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1회용 카메라. Carhartt Street-Wear의 한국 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Worksout에서는 검정과 진한 회색으로 구성된 Carhartt의 로고로 뒤덮인 1회용 카메라를 발견할 수 있다. 내용물은 일반 1회용 카메라와 동일하지만 포장재가 Carhartt의 아트웍으로 덮여있는 것인데 일종의 Carhartt의 팬 서비스 아이템 정도로 24장 촬영이 가능하다. Buried Alive를 만들며 Know1edge와 Mishka등의 개성 있는 브랜드들을 취급하며 다양한 문화활동에 힘을 기울이는 압구정의 문화공동체 Humantree의 Know1edge Disposable Camera 또한 마찬가지다. Know1edge만의 감성이 느껴지는 자연적인 프린팅이 입혀져 있는 1회용 카메라 또한 Know1edge의 팬 서비스. 이런 아이템들을 정말 사진을 찍으려고 사는 이들이 있을까? 그리고 브랜드가 이런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이유가 과연 단순한 수익일까? 이런 아이템은 아마 단순한 재미를 위하여 태어났을 것이다. 우리가 스트릿을 좋아하는 바로 그 이유 말이다.
Another Item - 그 외의 아이템들
그 외에도 재미있는 아이템들은 곳곳에 산재해 있다. 먼저 볼 것은 FUCT의 쿠션. FUCT라는 다소 강한 느낌의 브랜드와 푹신푹신한 쿠션의 느낌이 조화를 이룰 것인가, 다소 의문이 들지만 FUCT의 트레이드 마크인 유인원 로고가 큼지막하게 쿠션 전면에 프린팅 되어 있으니 그 모습이 썩 재미있다.
스트릿 브랜드에서 나온 트럼프 카드 또한 재미있는 아이템. 예전에 Know1edge와 Meth가 합작한 바지의 부록으로 나온 트럼프 외에도 Bape, Thrasher 등의 트럼프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중 재미있는 것은 한국의 아티스트 C-Ho와 디자인 공간 Second Hotel이 합작한 화투패. 트럼프 카드의 합작은 앞서 말한 것처럼 몇몇 제품을 보았지만 화투패의 제품은 처음인듯해 신선하다.
Let’s Find!, Let’s Try! - 찾아보고, 체험해보자!
위에서 언급한 몇몇 아이템들은 실제, 우리가 살아갈 때, 굳이 따지자면 전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는 아이템들일 수도 있다. 1회용 카메라는 그냥 지나가다 FUJI 스튜디오에서 사면 되고, 운동화는 그냥 운동화 빨래방에 맡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수도 있다. 트럼프는 스페이드와 하트, 다이아몬드와 크로버가 숫자와 함께 그려져 있기만 하면 충분하다. 어릴 때부터 즐기던 원카드도 할 수 있고 잘못 손대면 그 손이 잘릴지도 모르는 포카도 할 수 있다. 흘러내리는 효과를 제외한다면, KRINK를 사용하지 않고 모나미 잉크를 사용하더라도 그래피티는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바로 재미다. 앞서 언급한 것들이 굳이 필요 없는 것이라면 스트릿 문화 또한 과연 쓸모 없는 것일 것이다. 아니, 미술관 관람, 영화와 음악 감상 등의 모든 것이 결국 돈 버는 일은 아니니 쓸모 없는 일일 것이다. 굳이 따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즐겨보면 어떨까, 그리고 한번 주변을 둘러보는 것이 어떨까? 브랜드라면 그 브랜드에 대한, 혹 문화라면 그 문화에 대한 애착이 더욱 진해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원래 스트릿이 다 그런 것 아닌가? 누가 뭐래도 나 좋으면 해버리는 것 말이다. 이제 한번, 언뜻 보면 쓸모 없어 보이지만 당신이 좋아하는 어떤 것을 더욱 진하게 좋아할 수 있도록 도울 당신만의 EXTRA GOODS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