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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리뷰

The Stori의 강인찬, 그가 들려주는 바지 이야기

2009-09-01


너무 내세우지 않고, 너무 자신을 드러내지 않지만, 특유의 개성과 정감 있는 모습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브랜드가 성공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마 그런 류의 브랜드가 성공할 수 있는 이유는 ‘성공’이라는 단어에 너무 거창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소비자들과 함께 자신들의 옷을 즐길 수 있는 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스트릿 브랜드 중 그런 브랜드를 하나 꼽으라면 아마 더 스토리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주제를 갖고 있는 더 스토리. 디렉터가 직접 모델로 참여하며, 원하는 고객에게는 직접 제품을 배달하는, 온라인 샵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 어느 오프라인 매장의 스텝보다 친근한 더 스토리는 특히나 재미있는 바지 디자인으로 유명한데, 더 스토리의 강인찬 디렉터가 직접 그 동안의 더 스토리 바지들에 대해서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하여 모셔보았다. 만든 이가 직접 들려주는 더 스토리의 바지 이야기. 데님에 얽힌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Drain slim pants
안녕하세요. 더 스토리의 두목! 강인찬입니다. 이번에 이렇게 저희 브랜드의 데님들에 대해서 설명할 기회가 생겨서 즐겁네요. 너무 서론이 길면 재미 없죠? 바로 첫 번째 데님부터 설명하도록 할게요. 더 스토리는 처음부터 제가 만들어낸 브랜드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Buried Alive로 유명한 Humantree 에서 시작되었죠. 그러던 것을 제가 인수하여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이 Drain Slim Pants는 엄밀히 말하면 지금의 더 스토리가 만든 바지는 아닙니다. 이전 더 스토리에서 마지막으로 만든 바지죠. 더 스토리의 세대가 바뀌는 시점의 바지이기 때문에 이 바지로 글을 시작하는 것도 있지만, 당시 제가 이 바지의 룩북 촬영에 참여했기 때문이에요. 바지의 특징이라고 하면 얇은 원단에 주름 성형을 여러 군데 가한 것인데요. 이 바지와 다음에 설명할 Sew denim pants를 마지막으로 저만의 더 스토리가 시작되게 됩니다. 작년 3월 3일 사무실이 오픈하면서 저희 지인분들이 90% 이상을 방문하셔서 사간 재미있는 기억이 있는 바지네요.

Sew denim pants
이 바지 역시 이전 세대 더 스토리에서 마지막으로 생산한 바지인데요. 저희가 직접 출시는 하지 않고 제품만 인수 받았었던 기억이 납니다. 앞으로 바지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 것인가에 따른 많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던 바지인데요. 벨트 부분의 고리가 조금 두꺼운 점과 골반부분이 조금 튀어나오는 부분을 보며 향후 바지 제작 노하우에 대한 시발점이 되었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Mirinda denim pants
본 제품의 이름은 Mirinda denim pants인데요. 이 제품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지금의 더 스토리가 시작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격자 원단과 물이 빠진 듯한 오렌지 자수가 특징인 본 제품은, 새롭게 태어나는 더 스토리의 첫 데님이니만큼 다른 브랜드와 차별점을 두어야겠다는 생각에 당시 트렌드였던 어두운 색의 데님이 아닌 밝은 색의 데님을 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판매가 어려울까하는 두려움도 있었지만요. 첫 생산이었던 만큼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경험 부족으로 제조 공정에서 많은 금액이 사용되었고 공장도 여러 번 옮기게 되었던 아픈 기억이 있네요. 중간 중간의 봉재 공정을 데님 공장이 아닌 곳에서 진행했던 기억도 있구요. 이후로 본격적으로 데님 공장들과 접촉해서 진행하게 되었죠. 미린다라는 이름은 뒤 포켓의 자수가 연한 오랜지 색으로 나왔는데, 예전 음료수인 미린다의 색깔과 비슷하여 짓게 되었어요. 여담이지만 미린다가 맞는 말인데 미란다로 알고 계신 분들도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Chaplin suspender
이번 제품은 저희 두 번째 팬츠인 채플린 서스팬더입니다. 16수 원단을 사용하였고 면바지와 서스팬더 부분이 탈부착 되는 특징이 있는 제품이에요. 저는 예전에 춤을 추던 사람인데요. 오래된 댄서들의 자료를 보다 보니 마임 형식의 퍼포먼스를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마임할 때 입는 옷은 어떤 옷인가 싶어서 자료를 찾아보다 찰리 채플린의 자료를 발견, 이거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만들어보게 되었습니다. 자료를 찾다가 알게 된 사실인데 찰리 채플린 씨가 돌아가신 날이 제 생일 전날이어서 조금 놀랐던 기억이 있네요. 어떤 바지든지 가장 중요한 것은 피팅감이지만 이전 미린다 데님을 봉제했던 공장이 면바지 공장이었기 때문에 진행상 어려운 점은 크게 없었습니다. 어려웠던 것은 서스팬더의 길이였는데요. 허리를 일부러 크게 만들어 서스팬더로 잡아주는 듯한 연출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서스팬더의 길이를 잡는 것이 어려웠지요. 결국에는 두 가지 사이즈로 고를 수 있도록 했지만요. 이 바지를 만들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그것은 롤업 했을 때 디자인의 포인트가 될 수 있는 ‘해리’작업을 하지 못했다는 거예요. 적은 물량과 경험 부족으로 놓치게 되었지만 다시 면바지를 만들게 된다면 반드시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가장 큰 에피소드라면 역시 발매 날 빗길에 오토바이를 타다 넘어져서 왼쪽 팔꿈치 부분에 부상을 입은 것인데요. 지인들은 피를 봤으니 대박이 날 거라며 오히려 축하해줬던 쓰라린 기억이 있습니다.


Greasy slim pants
이 제품의 이름은 Greasy slim pants입니다. 아마 가장 많은 에피소드를 낳았던 제품이 아닐까 하는데요. 아주 연한 원단에 오일 워싱 가공을 여러 번 적용시킨 바지입니다. 왕십리 역에 있는 오토바이 센터에 간 적이 있는데, 거기서 일하는 아는 동생이 기름때가 흠뻑 묻은 바지를 입고 일하는 모습을 봤고, 그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죠. 당시 저에게 아주 연한 원단이 소량 들어와있었기 때문에 이 원단을 어떻게 써먹어볼까 하는 생각이 있기도 했구요. 하지만 연한 원단에 오일 워싱을 지나치게 강하게 먹이는 바람에 바지의 수축이 심하게 일어나게 되었죠. 실패한 바지라고 생각하고 멍하니 있었는데, 입어보니 핏이 굉장히 독특하고 보랏빛이 상당히 개성 있더라구요. 어디에도 없는 핏이어서 그런지 순식간에 품절되었던 기억이 있네요. 이 바지를 통해서 항상 전 생산 과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 바지의 반응이 너무 좋았던 나머지 나중에 리메이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지만 그래도 사고는 일어나지 않는 편이 좋겠죠?

Glen check short pants
Glen check short pants는 이름 그대로 Glen check 패턴의 원단을 사용한 반바지인데요. 여름과 가을에 입기 편한 반바지입니다. 이 바지는 정말 순전히 제가 입고 싶어서 만들어본 바지인데요. 그 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기획 당시의 과정이 가을이었다는 것. 공장에서도 주변에서도 여름 다 지나서 무슨 반바지를 만드냐며 만류했지만 그래도 제가 입고 싶은 옷을 만들어 입겠다는 생각 때문에 강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생각보다 길어진 제작 과정 때문에 출시가 늦가을에 되어 당시 판매는 잘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올 여름이 다가오면서 다시 좋은 반응들을 얻고 있어 한시름 놓게 되었네요. 반바지의 사이즈 수량은 긴 바지들과 달라서 큰 사이즈 제품들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던 제품입니다.


Greasy slim pants II
저는 개인적으로 출시한 바지가 품절이 되면 저는 더 이상 그 바지를 입지 않는 버릇이 있는데요. Greasy slim pants I 가 소량 발매에 비해서 큰 인기를 누리는 바람에 제가 입던 바지까지 팔라는 사람들이 있어서 비슷한 느낌의 바지를 재발매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 만든 바지입니다. Greasy slim pants I 에서 사용한 원단은 당시 저에게 소량 있던 원단이기 때문에 사용하지 못했지만 다른 원단으로 만들어도 매치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했던 기억이 납니다. 인디고 컬러와 그레이 컬러 두 가지를 만들었지만 오일 워싱 덕분에 두 컬러의 차이가 크지 않아 소비자들이 조금 헷갈려 하셨던 기억이 있고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식의 고백이지만 뒤 포켓 부분의 리벳은 사실은 계획에 없던 것인데 샘플 제작 당시 잘못 들어간 리벳이 마음에 들어서 그대로 제품을 뽑아냈던 것입니다. 이 당시까지 블랙 컬러의 데님을 한번도 만들어 본적이 없는데 주변에서 혹시 블랙 컬러의 데님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냐라고 추궁하여 한번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죠.

Overdose special denim pants
더 스토리 역사상 가장 소비자가가 높았던 데님인 Overdose special denim pants은 다양한 종류의 데미지와 뒤 포켓 한쪽이 허벅지 쪽에 패치웍 되어있는 것이 특징인 제품입니다. 커스텀 된 데님을 구입하여 7~8년씩 입으며 헤지면 다른 원단을 사용하여 수선하고 또 수선하던 기억을 더듬어 만들어낸 지극히 개인적인 제품인데요. 아무래도 뒤 포켓을 찢어내어 앞쪽 허벅지에 붙이는 돌연변이 같은 형태의 표현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어야 했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워싱도 두 가지 종류로 진행 했기 때문에 약품 냄새가 사무실 전체에 진동했던 기억도 있었구요. 무릎 쪽에 대미지 가공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았던 제품으로 여러 가지 데미지, 워싱 가공이 들어가는 바람에 소비자가가 높았지만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소비자 분들께 굉장히 고마웠었습니다.


THESTORIx SAKUN Braces Chap. Pants
예전에 제작했던 채플린 서스팬더에 사쿤이라는 브랜드가 상당한 관심을 보였었습니다. 사쿤은 무신사 회원 분들이시라면 누구든지 아실 만한 브랜드인데요. 구설수에 많이 오르내리는 브랜드이지만 마케팅, 영업적인 측면에 저는 엄지손가락을 올려주고 싶은 브랜드이기도 하죠. 합작에 관련된 디자인을 사쿤 쪽에서 진행하고 저희가 생산을 맡아주는 형태의 합작이었는데 뒷 포켓 부분의 이빨 로고에 더 스토리의 철조망 로고를 넣은 것은 저희 아이디어였습니다. 사쿤의 이빨이 많이 공격을 당하던 시점이었는데 욕먹기 싫으면 스스로를 고쳐라 라는 다소 합작 마인드와는 어울리지 않는 로고였지만 컨펌이 나서 진행했네요. 큰 회사와의 합작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잦은 컨펌과 둘이 진행하던 더 스토리의 과정보다 약간 더딘감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 어리둥절했던 기억도 있고 뒤 포켓을 인조가죽으로 제작하는 바람에 봉제 바늘이 자꾸 미끌어져 공장 사장님께 죄송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배운 것이라면 역시 합작을 할 때는 서로 얼굴을 자주 보면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겠죠. 많은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더라면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THESTORI x Supplier Screw denim pants
더 스토리의 합작 제품 중, 바지 제품으로는 두 번째인 서플라이어와의 합작입니다. 서플라이어는 유명한 바이크 커스텀 브랜드이자 패션 브랜드인데요. 홍대에서 군자 쪽으로 사무실을 옮기게 되었는데 바로 밑 층에 서플라이어 매장이 있어서 합작을 진행해보게 되었습니다. 애초의 디자인은 서플라이어에서 진행하게 되었지만 원단과 워싱의 부조화로 진행이 더뎠습니다. 서플라이어 측에서는 기존 더 스토리의 제품보다 약간 루즈한 핏을 원했기 때문인데요. 진행이 더뎌지자 디자인 컨셉은 살리되 핏은 기존 더 스토리의 느낌으로 가게 되었던 기억이 있네요. 생지 원단에 많은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다음에 한번 더 사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Greasy slim pants dirty washed
기존 그리시 데님의 더티 버전 제품인데요. 두 번의 그리시 팬츠 제작 시 해보지 못했던 워싱 패턴 사이의 주름 가공을 적용 시켰던 제품입니다. 사실 이 제품은 일종의 샘플이었어요. 새로운 시도를 해 보기 위한 샘플이었는데 이 당시 I과 II에서 워싱을 담당한 업체와는 다른 곳에서 워싱을 진행하였기 때문에 또 다른 느낌이 표현되었기 때문에 소량 발매를 했던 제품입니다. 실제로는 출시가 되지 않을 제품이었기 때문에 저희 쪽 보다는 딜러샵 쪽에서 대부분 판매가 되었던 제품이고 이 제품을 계기로 오프라인 샵들과 합작하여 딜러샵 별주 제품들을 만들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Volcano denim pants
Volcano denim pants는 미세하게 기존의 제품들보다 핏이 여유로운 제품으로 그라데이션 느낌이 나는 원단이 독특한 블랙 데님 팬츠입니다. 이 제품은 예전, 아는 동생이 샘플을 하나 만들어주게 되었지만 약간 부족한 감이 있는 듯 하여 출시를 망설이고 있던 제품인데 그 동생에게 꼭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약속의 의미가 있는 제품입니다. 샘플을 만든 공장 측에서 자료를 제대로 넘겨주지 않았던 탓에 전부 뒤 엎었어야 했던 어려움이 있었고 동전 주머니에 달았던 지퍼 디테일이 워싱을 돌리자 벗겨지는 바람에 지퍼를 다른 제품으로 교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볼케이노라는 이름은 슬라브 원단이 마치 용암이 흘러내리는 느낌과 흡사하여 지어지게 되었는데요. 가끔은 루즈한 느낌의 데님도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Deep-mined selvage slim pants
Deep-mined selvage slim pants는 일반적인 셀비지 데님 제품들과 다르게 셀비지 라인을 벨트라인 밑쪽과 뒤 포켓 윗 부분에 살린 바지로 지퍼 덮개 부분의 화살표 자수가 포인트인 바지입니다. 약간 은밀한 부분의 자수는 MARITHE FRANCOIS GIRBAUD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인데요. 이 브랜드에서는 대부분의 제품의 라벨을 그 부분에 위치해 있었고 당시 센스 있던 친구들이 많이 입었었죠. 그때의 추억을 살려 더 스토리의 느낌으로 재 구성해보고 싶었습니다. 자수를 박는 곳의 위치가 매우 폭이 좁은 곳이었기 때문에 세밀함을 요구하게 되었던 제품이며 셀비지의 특징인 레드라인의 사용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을 정도에 업그레이드 하여 다시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네요. 그 부분의 자수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노 코멘트입니다. ^^

Orange flash denim pants
이 제품의 이름은 Orange flash denim pants입니다. 얼룩과 네온 오랜지 자수가 특징인 제품입니다. 개인적으로 나이키의 남주 플래쉬라고 불리는 DUNK제품을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그 컬러링에서 영감을 얻은 제품입니다. 롤업 했을 시에 새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 에메랄드 색의 부자재를 사용했는데 이 부자재를 넣는 과정이 굉장히 까다로워서 10일 정도 발매가 딜레이 되었었습니다. 색도 원래는 에메랄드 색이 아닌 다른 색이었지만 그 색깔의 부자재가 단종되는 바람에 에메랄드 색을 넣었었던 기억이 나네요. 주변의 반응은 에메랄드 색 부자재가 더 낫다고 했기 때문에 마음을 놓았었죠. 처음으로 여성들을 위한 S사이즈를 만들어보았는데 판매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가장 먼저 품절되어 놀랐습니다. 그 이후로 판매와는 관계없이 항상 4가지 사이즈를 전개하게 되었습니다.


Screw twist denim pants
Screw twist denim pants은 바지의 봉재를 스크류 형태로 작업한 바지인데요. 예전 서플라이어와의 작업 때 매력을 느꼈던 생지 터키원단을 다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직선 형태의 봉재가 아닌 꼬인 형태의 봉재이기 때문에 꼬이는 각도에 따라 착용감이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어 각별히 조심하였고 꼬이는 부분의 봉재를 말아서 작업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일반적인 봉재를 하면 착용감에 불편함이 많기 때문에 조금 어렵더라도 말아서 봉재했는데요. 불편할거라는 선입견 덕분에 초반에 판매는 좋지 않았지만 착용하신 분들의 입소문으로 나중에는 재입고 요청이 쇄도했던 바지입니다.

300 cotton pants
케이블 TV에서 끊임없이 재방송해주던 300이라는 영화에 등장한 갑옷에서 모티브를 얻은 면바지 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기존의 면바지들은 조금 재미가 없다라는 생각을 했는데요. 갑옷 같은 탈착이 가능한 포켓을 앞에 달아 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에 만들어보게 되었습니다. 덮개의 길이와 덮개 속 포켓의 깊이 결정이 가장 어려웠었습니다. 전체 적으로 워싱을 하였는데 덮개부분의 라벨에 이염되는 바람에 그날 더 스토리 모든 식구들이 공장에서 공장 분들과 함께 라벨을 때어내는 작업을 했던 눈물 나는 기억이 있습니다. 작년에 제작했던 채플린 서스팬더에서 아쉬웠던 해리 작업을 이번 면바지에 적용하여 한을 풀었으며 XL사이즈가 가장 먼저 품절되는 이변을 일으켜 역시 다양한 사이즈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Splatter denim pants
규칙적으로 페인트가 흘러내린 듯한 느낌이 특징인 Splatter denim pants입니다. 2008년에 티셔츠 작업으로 나염 공장에 갈 일이 많았는데 바지에 페인트 묻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 바지를 복원하면 멋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제작에 착수하게 되었죠. 페인트가 들어가는 위치 때문에 계속 샘플링을 반복했고 포켓 속에도 페인트를 묻히고 싶었는데 그 과정을 결국 생략하게 되었죠. 입어보고 바지가 마음에 든다고 하신 분들이 사진이 다소 아쉽다고 하여 재 촬영을 했던 에피소드가 있으며 촬영 시 소풍 나오신 분들이 바지의 브랜드를 물어봐서 약간 머쓱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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