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26
마놀로 블라닉(Manolo Blahnik), 지미 추(Jimmy Choo), 크리스찬 루부탱(Christian Louboutin) 등 여성의 욕망과 환상을 불러 일으키는 구두 브랜드는 그 종류와 제품이 너무도 다양하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 멋진 남성 구두를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고 느꼈다면 디자이너 오덕진의 ‘슈즈바이런칭엠(shoes by Launching M)’에 주목해보자. 화려함 보다는 전통과 손맛에 무게 중심을 둔 남성 수제화 전문 브랜드다.
에디터 │ 이지영(jylee@jungle.co.kr)
자료제공 │ 어라운드더월드
지난 해, 서울무역전시장(SETEC) 정문 앞에서는 한 바이올리니스트가 구두를 머리에 착용한 채 반항적인 느낌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가 머리에 얹고 있었던 것이 바로 어라운드더월드의 남성수제화 브랜드 ‘슈즈바이런칭엠(www.sblm.kr)’ 제품. 슈즈바이런칭엠은 의상을 전공한 디자이너 오덕진이 선보이는 프로젝트성 브랜드다. 기성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기술력과 장인 정신에 대한 디자이너의 동경으로 탄생한 이 브랜드는 원자재의 선택, 제조, 품질 검사까지 모두 전문가의 손으로 세심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기성화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구두를 만들어 착화감이 우수하고 흔하지 않은 소재나 디자인 및 맞춤 주문이 가능함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슈즈바이런칭엠은 이번 서울패션위크 F/W 2010에 디자이너 고태용과 함께 참가한다. 26일에 펼쳐질 패션쇼에서 ‘+30 아뜰리에(30년 후의 나의 작업실)’라는 공동 테마를 선보이는 것. 고태용 디자이너의 남성복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을 중심으로 오덕진 디자이너의 수제화를 더해 테마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메인 테마가 ‘오래된 공방’인 만큼, 이를 모티브로 전통 수작업을 하는 장인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 주를 이루며, 강렬한 정글이나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얻어 낸 가죽을 바탕으로 고급스러운 클래식과 현대적인 감성을 조화시킨 컬렉션이 공개될 것이라고. 특히 이번 패션쇼에서는 해외 명품 브랜드에서 주로 사용되는 ‘핸드 쏘운 웰트(hand sewn welt)’ 공법을 사용해 더욱 발전된 형태의 구두를 제안할 예정이다.
이번 시즌 슈즈바이런칭엠의 컬렉션은 가방에 주로 쓰이는 통가죽(네이키드)과 자연적인 부드러움이 살아있는 스웨이드 소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메인 컬러는 브라운으로 가죽 고유의 풍부한 색감을 강조했다. 깊고 짙은 열대 우림을 연상시키는 퍼플, 바이올렛, 와인 색상이 포인트 컬러로 사용됐다. 여성의 구두만큼이나 다양한 종류를 자랑하는 구성을 살펴보면 몽크 스트랩, 데저트 부츠, 롱 부츠, 그리고 오리 사냥용 부츠에서 유래된 헌팅 부츠 등이 포함되어 있다. 모두 클래식한 느낌을 살린 중후한 형태를 유지했다. 바닥(아웃 솔)은 이태리산 ‘홍창’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또한 햇빛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하는 가죽으로 제작한 ‘태닝 프로젝트’를 추가해 독특함을 자아냈다. 거친 자연을 따뜻한 손길로 오랜 시간 다듬은 재료와 고대부터 이어져오는 수작업을 고수해 만든 구두들은 마무리가 훌륭하고 완성도가 높다.
슈즈바이런칭엠의 오덕진 디자이너는 “기성화보다 만들기 어려운 수제화를 고집하는 것은 신는 사람의 발 건강과 품위를 지켜주기 위해서”라고 제작 이유를 밝히는 한편, “아웃 솔을 실로 직접 꿰매, 걸을 때 무게중심이 바닥 전체로 골고루 흡수되며 자연스러운 편안함을 준다”고 수제화의 장점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