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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디자이너 열전

김상규, 최경원, 강현주, 김진경, 박활성, 김형진, 이재희, 구정연 | 2011-04-22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수첩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그들은 대체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을 고민하며 무엇을 만들어내고자 했던 것인가. 얼마 전, 이들의 이러한 궤적을 담은 책이 출간되었다. 네이버캐스트 ‘매일의 디자인’에 연재되며 마니아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던, 서른 일곱 명의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를 묶은 ‘디자이너 열전’이 바로 그것이다.

에디터 | 이은정(ejlee@jungle.co.kr)

‘디자이너 열전’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각광받는 디자이너들의 노작을 한 권에 담아 독자들이 창의적인 발상의 순간들을 파노라마처럼 살펴볼 수 있게 꾸민 책이다. 디자인은 예술적 창의성과 상품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해야 하므로 창의적인 영역을 가장 대중적인 방식으로 접목시키는 커뮤니케이션이라 하겠다. 당연히 디자이너들의 고민은 그만큼 심도 있을 수밖에 없고, 그 고민의 수준만큼 뛰어난 디자인이 나오는 것. 표피적인 소비의 차원에서는 상식을 뒤엎는 혁신, 더불어 살아가는 삶에 대한 배려, 예술적인 감동을 구사하는 디자인의 의미를 제대로 간파할 수 없다.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디자이너들이 맞닥뜨려야 하는 고민에 주목할 때 우리 역시 혁신과 배려, 감동의 문제에 동참하는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디자인의 최종 결과물인 상품에만 관심을 기울이지 그것을 만든 디자이너에 대해서는 무심하다. 디자인의 최종 목적지가 상품인지라 디자인을 쇼핑의 결정적인 선택 요소 중 하나쯤으로 바라보는 데서 오는 탓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도 바뀌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 디자인계는 훌륭한 디자인의 덕목으로 디자이너의 개성을 첫 번째로 꼽고 있다 한다. 애플의 경우처럼, 뛰어난 디자이너는 기업을 먹여 살리고 국가를 먹여 살리는 부가가치의 창안자들이기 때문이다. 디자이너에 대해서 모두가 잘 알 필요는 없다. 하지만 디자인을 상품 껍데기를 번지르르하게 치장하는 정도로 치부하는 것에서 벗어나 하나의 디자인이 만들어지는 과정, 디자인을 만들기 위한 디자이너의 철학에도 관심을 기울인다면 디자인에 대한 이해와 즐거움을 배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세계적인 디자이너 37명을 한 자리에 망라하는 책이다. 우선, IT산업에 일대 지각변동을 불러일으켰던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디자인한 조너선 아이브, 도시 브랜딩과 문화상품 개발의 성공적인 사례를 만든 ‘I♥NY’의 밀턴 글레이저, IBM 로고로 유명한 폴 랜드 등 디자인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도 한번쯤을 들어봤을 거장들이 눈에 들어온다. 부채가 펴지는 원리를 이용한 벽시계처럼 풋풋한 은유가 돋보이는 스타니슬라프 카츠, 한 장의 천으로 가방을 재단하는 등 놀라운 실험 정신을 보여준 스테판 디에즈는 세계 디자인계의 진정한 유망주들이다. 또한 제품 디자인 분야에서는 날개 없는 선풍기와 먼지 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디자인한 제임스 다이슨과 국내에서도 무지 CDP를 통해 수많은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는 나오토 후쿠사와가, 그래픽 디자인에서는 롤링스톤즈의 앨범 재킷을 디자인한 스테판 사그마이스터와 영국을 대표하는 북 디자이너 데릭 버솔이, 건축에서는 일본이 낳은 최고의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포진되어 있다. 우리에게는 동대문 디자인플라자를 설계해 잘 알려진,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는 이 책에서는 파격적인 스타일의 소품 디자이너로서 등장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디자이너들의 다양한 상황과 그에 따른 태도들은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전범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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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잡지디자이너 과심은 여러분야에 관심은 많으나 노력은 부족함 디자인계에 정보를 알고싶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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