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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말하는 한국의 일러스트레이터들

김윤경 | 2012-04-20


지금의 일러스트 작가들은 아티스트이면서.각자의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작업 영역 또한 온라인, 잡지, 책, 외벽 등을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어떻게 일러스트 작가가 되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작업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 책은 한국의 대표적인 일러스트 작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에디터 | 정은주(ejjung@jungle.co.kr)
자료제공 | 북노마드`

이 책에서는 네이버 ‘오늘의 미술-한국의 일러스트 작가들’ 연재를 통해 만난 일러스트 작가들 중 23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들은 교수, 아티스트,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만큼 작가가 된 경로도 천차만별이다. 해외 유수의 공모전 수상을 바탕으로 작업하는 작가가 있는가 하면, 미술 공부를 한 번도 하지 않고, 직접 작업을 의뢰해 활동하게 된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이들을 일러스트로 이끌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누구에게나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그걸 어떤 식으로 표출하느냐가 다를 뿐이다. (중략) 그러다가 그림을 통해 나의 성향을 잘 드러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고, 그때부터 그림이 일종의 표현 수단이 되었다. 내 작업은 주변의 사물이나 상황을 봤을 때 갖게 되는 감정 등을 기록하고 싶은 욕구에서 출발한다.”
-박정은 편

“그림을 그리는 게 좋은 이유 중 하나는 누구도 학력을 물어보지 않는다는 거에요. 딱 제 그림만 보니까요”
-김시훈 편


오늘날 일러스트 작업은 영화, 음반, 잡지 등 가장 일상적인 부분에서 미술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다양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이 말은 일러스트 작가들의 작업 영역이 그만큼 넓다는 말이며, 이들이 가진 가능성을 폭넓게 펼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작업의 경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품고, 정체성을 고민하는 작가들도 있다.

“아티스트라고 하기엔 상업적인 걸 하고 있고, 또 상업작가로 하기엔 순수 작업을 하고 있죠. 우리는 그냥 두식앤띨띨의 누구로 불리길 바랍니다.”
-두식앤띨띨 편


그래서 일러스트 작가가 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답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책 속에서 만나는 23명의 작가들조차 너무 다른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이들이 작업을 이끌어나가는 가장 큰 원동력은 작업에 대한 진정성에 있다. 그렇다고 단순하고 뻔한 결말을 내놓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작업 과정부터 작업에 대한 고민과 취향 등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러스트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다.

“저는 지금도 좋은 드로잉을 보면 가슴이 벅차요. 얼마 전에는 루이스 부르주아의 드로잉을 봤는데 숨이 멎는 것 같았어요. 진정성 있는 작업은 결국 힘을 갖고,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쳐요. 상업적 의도의 여부를 떠나 자기 생산물에 대한 태도에 진정성이 있다면 반드시 힘을 발휘할 거에요.”
-김영수 편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는 일러스트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단정짓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가 한 명, 한 명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들어주는 느낌이다. 덕분에 23명의 작가들의 모든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일 수가 있다. 그것은 저자 역시 그들의 작업과 함께 소통했다는 증거이지 않을까.

“꿈이란 지루한 습관이에요. 꿈은 곧 행동이죠. 습관적으로 조금씩 해야 해요. 그림이 그리고 싶으면 지금 당장 한 장이라도 그리세요. 색소폰을 불고 싶다면 악기부터 사세요. 그래야 가능해져요.”
-밥장 편


이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해 나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일러스트와 아트의 모호한 경계처럼 이들의 작업에 경계를 지을 필요는 없다. 다만 이들의 작업이 보여줄 창의적인 상상력은 일러스트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자극과 영감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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