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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도시 그 안의 풍경

2008-02-19

더 컬럼스가 강남구청과 함께 미술문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동사무소라는 장소는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원활히 운영되도록 뒷받침하는 공공서비스 기관이다. 그런 이유로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간이다. 많은 여타 자치단체들이 과거의 수동적 행정서비스에 머물지 않고 적극적으로 질 높은 편의생활을 제공하기 위해 문화센터를 운영하며 적극적으로 구민의 요구와 필요에 발맞추고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목적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 동사무소는 음악회나 공연을 열고, 독서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기획들은 보다 따뜻하고 활기 넘치는 도시생활의 든든한 밑바탕이 된다. 문화가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서 한 나라의 정책에까지 중요한 키워드가 된 오늘날, 시민들의 일상 삶 속에 적극적으로 신선한 문화씨앗을 심으려 하는 기획이라 할 수 있다.

자료제공 _ 더 컬럼스 갤러리 02-3442-6301 www.columns.co.kr

그 첫 번째 기획, <도시 그 안의 풍경> 은 도시 사회와 그 안 시민들의 일상적 삶을 바라보는 전시이다. 딱딱한 다큐멘터리와 같은 보도형식의 메마른 시선이 아닌, 미처 깨닫지 못한 우리 생활 속 다양한 모습들, 찰나 혹은 무의식의 공간에 자리잡고 있을지도 모를 소소한 삶의 희망과 기억들을 여덟 개의 개성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참여작가들은 신진작가들로, 새로운 시각과 창의적인 감성을 지녀 이미 미술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유명 작가들에게서는 느껴보지 못한 또 다른 감동과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주최 _ 강남구청
전시기간 _ 2월 13일~3월 7일
전시장소 _ 역삼1문화센터 02-558-6629
참여작가 _ 구성연 송은영 정정주 박병일 김홍식 박현선 이단비 장고운

구성연 _ 스위트 홈
현대인의 모습이 도시에 그대로 스며들어 있다면 우리가 바라고 원했던 모습도 과연 현재 도시가 지닌 그 모습일까. 과연 우리가 꿈꾸던 스위트 홈은 존재하는 것일까. 그 어떠한 두려움도 느껴지지 않고 슬픔도 고통도 아픔도 없는 공간, 어떠한 규칙이나 제한에 얽매이지 않는 나만의 영역을 가지려는 인간의 욕망은 지독함에 가깝다. 그 지독함을 작가는 역으로 표현하였다. 식물들이 장악한 작품 속 집안의 풍경은 화분이라 불리기에는 그 이미지가 너무나도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정작 두려움을 느껴야 하는 대상은 바라보는 인간이 아닌 작품 속 식물들이다. 공간을 지배하고 휘두르는 인간의 모습을 비웃기라도 하듯 작가는 인간의 공간에 자연을 뒤덮어버린다.

송은영 _ 기억 붙잡기
‘보고 있는 것 자체를 본다는 것, 그것은 드로잉이 필사적으로 그것을 다시 포착하려는
그 순간 즉각적으로 사라지는 것은 보는 것이다.’ 데리다의 <장님의 기억>
작가는 데리다의 개념을 다시 확장시켜 기억 속에 존재하지만 변하지 않는 이미지로서의 일상 공간과 항상 일시적이고 변화하는 사물과 자아의 외양들, 그리고 즉시 과거가 되어버리는 현재의 모습들이 함께 공존하는 시공간성을 보여주려 한다. 지금까지 우리의 기억이 되었던, 그리고 언젠가는 기억이 될 삶의 공간들, 그 속에서 지금도 작가는 기억의 부분들을 붙잡아두려 한다.

정정주 _ 살아 있는 생명체, 도시
작가가 살아오면서 경험해왔던 공간들, 그것은 그에게 관찰의 대상이자 작품의 소재이다. 작가의 시선을 렌즈에 대입시켜 카메라에 저장된 공간의 이미지는 또다시 영상을 통해 관객의 눈으로 전해진다. 공간을 비운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듯. 이렇게 비워진 공간에 들어서면 평소 생활하면서 느낄 수 없었던 공간 자체의 모습에 집중할 수 있다. 낮 동안 빛을 받아들이고 밤이면 다시 빛을 내보내며 벽과 천장, 창문, 출입문들의 크기와 위치에 의해 각각의 공간들은 스스로의 특성을 드러낸다. 이와 같은 원리로 그의 작품도 외부로부터 관객의 시선을 받아들이고 카메라의 렌즈로 다시 이미지를 외부로 내보내며 세포와도 같은 ‘유기적인’ 생명체가 된다.

박병일 _ 도시산수
화선지 위에 담긴 도시. 탁한 공기나 시끄러운 소음은 마치 존재하지도 않은 양 고요하게 펼쳐져 있는 도시의 상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산수화에서 얻는 평온을 도시에서 찾게 한다. 동양화의 여백은 작가의 작품에서도 그대로 보여진다. 단지 그가 그려내는 여백은 단순한 비워둠이 아닌 감성이 충만한 공간이며, 작품 속 도시를 살아 숨쉬게 하는 근원이다. 풍경 속 공간적 흐름이 때로는 숲처럼, 때로는 강한 물줄기처럼 답답한 도시를 가로지른다. 그가 그린 도시의 일반적인 풍경을 마주하다 보면 어느새 잊고 지내던 기억 속 자연을 만나게 된다.

김홍식 _ 낯선 곳에서 길을 잃다
도시에서 길을 잃은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 순간 우리는 이방인이 된다. 도시에서 느껴지는 이질감, 생경함, 소외감이 자신을 타인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수많은 이방인들로 가득 차 있다. 마치 이방인들만이 존재하는 공간처럼. 작가는 이러한 도시 한 가운데서 느끼는 자기 소외조차도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모습들이라는 것을 작품을 통해 느끼게 한다. 금속 위에 새긴 차갑고 무표정한 도시의 모습은 묘하게도 낯설지가 않다. 그 도시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공간이라 할지라도. 그 이유는 아마도 도시가 지닌 또 다른 면, 다름 아닌 낯선 가운데 연결고리로 얽힌 우리들이 그곳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박현선 _ 도시에서 행복을 꿈꾸다
‘도시’라는 단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인식되어 있는가. 21세기가 도래한 지금,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기성세대에게 도시는 여전히 ‘삭막함’이나 살아가기 위한 치열한 ‘경쟁사회’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다. 수많은 변화와 발전을 겪으며 20세기를 살아온 그들이기에 ‘서울’을 통해 바라보는 도시의 이미지는 비록 그곳이 삶의 터전이라 할지라도 자신들이 부딪혀왔던 격한 세월만이 기억될 뿐 변화된 모습은 쉽게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삭막한 도시라는 이미지에 가려 우리의 기쁨도 행복도 사랑도 그 곳에 함께 존재하고 있음을 잊고 살 때가 많다. 하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도시도 결국은 행복을 꿈꾸는 공간이다. 작가는 그 공간에 가상의 꿈을 더한다. 그 꿈은 자유이자 희망이며 파랑새와도 같은 환상이다.

이단비 _ 일상에서의 자아발견
양 극단의 자아가 충돌하기 직전에 수반되는 가벼운 불안감은 스스로에게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일상 속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는 물론이려니와 사소한 동작을 옮겨가는 부분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황에서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겪는다. 작가는 자신에게 주어지는 삶의 공간과 자신의 모습을 다루는 이 작업들을 통해 양 극단의 중간에서 새로운 자아를 발견함과 동시에 이를 받아들이고자 한다.

장고운 _ 사물과 공간, 그리고 관계
‘사물의 자리’라는 것은 사물이 그 위치에 놓이기 전까진 단순한 공간의 일부일 뿐이다.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그 공간에 사물이 놓이게 됨으로써 의미를 찾는 것이다. 때로는 어떠한 물건이 제 위치에 없을 경우 우리의 하루를 망치기도 한다. 물건이 나 아닌 타인의 손에 의해 다른 공간으로 옮겨져 그로 인해 생기는 변화를 보면 인간관계를 떠올리게 된다. 만나기로 예정되어 있던 사람이 우연히 일이 생겨 다른 사람을 대신 내보내어 생각지도 않게 새로운 사람과 만남을 갖게 되는 것처럼, 작가는 사람들간의 관계에 수많은 변화를 겪는 이러한 도시인들의 삶을 사물과 공간의 관계에 대입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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