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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展

2009-02-03

반짝이는 보석과 구슬로 치장되고 손으로 그림이 덧그려진 씨진(정혜진)의 사진 작품은 장르와 매체 간의 구분이 점점 무의미해지는 현대 미술의 흐름을 대변하며 사진의 새로운 표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에서 본래 회화를 전공한 씨진(정혜진)은 표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프랑스로 건너가 사진을 공부하였고, 이후 다양한 매체가 하나의 화면 안에 공존하는 혼성적인 작품들을 왕성하게 제작하고 있다. 이런 그녀의 개인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展이 사진 전문 갤러리 나우의 기획 전시를 통해 오는 2월 4일부터 17일 까지 선보인다. 한국을 대표하는 역량 있는 작가를 소개하고 사진 매체의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하기 위한 기획 초대전으로, 이번 기획 전시는 회화, 조각, 사진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씨진(정혜진)의 작품들 중 사진에 기반 한 작품들을 중점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자료제공ㅣ갤러리 나우

씨진(정혜진)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는 ‘보이지 않는 현실’, ‘인간의 잠재성’ 그리고 ‘유토피아’이다. 그녀의 작품에는 ‘보이지 않는 현실’, 즉 현대 사회에서 간과 또는 묵인되는 여러가지 것들에 대한 문제의식 뿐 아니라, 인간의 본성 속에 잠재되어 있는 유토피아에 대한 염원 또한 드러나 있다. 그녀의 작품을 특징짓는 오색찬란하고 화려한 색감은 바로 이러한 긍정적 잠재성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며, 서로 다른 요소들의 혼합과 병치는 작가가 상상하는 유토피아, 즉 이질적인 요소들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이상적 세상에 대한 염원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에서도 활발한 전시 활동을 펼쳐 온 씨진(정혜진)은 이번 갤러리 나우의 전시가 14번째 개인전이다. 국내의 주요 미술관들과 해외에 다수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으며, 2008 서울 국제사진 페스티벌과 대구 사진 비엔날레를 비롯해 부산 비엔날레 등에도 초청되는 등, 씨진(정혜진)은 사진과 미술의 영역을 아울러 주목 받는 작가이다.

현대사회는 많은 갈등과 문제점을 앓고 있다. 빈부격차, 생태파괴, 핵 전쟁 등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이런 반세기 가까이 우리와 동거동락해온 문제점들이 이제는 너무나 당연시해지면서 무관심에 가까운 우리들의 우유부단함에 ‘보이지 않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작품에 담으려 했다.
나는 이러한 현실을 상기하며 ‘조화와 부조화, 순진함과 도회성, 상징과 대조’ 등을 통해 보이지 않는 현실을 실체화 시키려고 했으며, 그 속에 인간 창조 때부터 변치 않는 가장 기본적인 본질(잠재성)을 강조했다. 이 본질의 실체로 숨겨진 잠재성을 기호화하고 형상화하였다. 작업에서 잠재성을 현대사회의 복합적 문제의 키로 등장시켜, 상상으로만 기다리는 유토피아로의 전진에 희망을 암시 하려고 한다. – 작가노트 中

보이지 않는 현실, 인간의 잠재성, 그리고 유토피아의 접근이라는 세 가지 주제와 맞물려 나의 작품들은 염원적이면서, 도발적인 익살스러움을 강조하려 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전은 오방색의 반복된 무늬의 출현, 주술적이며 원색과 야광 색의 자유로운 표현은 도발적인 내면의 잠재성을 자극시킨다. 또한 작품들은 미래의 생체학이 만들어낼 법한 유기적 형태에다 익살과 풍자를 담아 민족의 광대적 삶과 고달픔을 달래고, 한바탕 호탕한 웃음을 선사함으로써 우리들의 절박한 심정을 위로하고자 한다.
오늘날 시대의 무관심을 일깨우며, 미래 낙원의 세계와 함께 과거, 현재, 미래를 공존시키는 작가의 노력과 고민이 묻어나는 이번 전시는 인류가 맞이하려는 유토피아의 문에 한 발짝 다가가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져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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