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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빛을 더해 완성하는 6개의 시각적 감성하모니

2009-10-13

6명 작가들이 빛을 소재로 감성과 영감을 표현한다. 다양한 시각적 리듬감과 환영을 경험하면서 느끼는 벨벳 같은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전시회가 마련된 것. 〈벨벳 인스퍼레이션(Velvet Inspirartion)〉전에서는 벨벳처럼 우아한 빛과 질감을 내는 작가들의 감성과 영감의 조화를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에디터 | 정윤희(yhjung@jungle.co.kr)
자료제공 | 키미아트

인간이 진화를 거쳐 이룩한 문명은 어느 한사람이 떠올린 영감(靈感)에서 비롯된 역사의 산물일 수 있다. 빛의 속도만큼 빠르고 시간의 축적만큼 어렵게 얻어지는 이 ‘영감’이란 것은 작가들에게 작품의 테마와 에너지가 된다. 〈벨벳 인스퍼레이션(Velvet Inspirartion)〉은 6명 작가(강은구, 박광옥, 윤상열, 최수환, 최재연, 한조영)의 공통 소재인 ‘빛’을 작품에 도입하여 발광(發光)하는 성질에 주목하기 보다는 작가 개인의 영감과 감성을 보여주는 전시이다.
참여작가의 공통점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감성적인 생각에서 비롯된 영감을 나타내기 위한 최적의 소재로 빛을 선택하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시공간에 따라 변하는 빛을 다루는 작업은 쉽지 않다. 그래서 작가는 많은 시행착오와 철저히 계산된 과학적 방법과 실험을 통하여 작품을 선보인다. 아이러니한 점은 감성을 표현하기 위해 이성적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객은 벨벳처럼 우아한 빛과 질감을 내는 작가들의 감성과 영감의 조화를 빛이 닿은 공간 내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또 전시기간 중 작가들이 직접 선곡한 사운드 트랙을 2층 카페 갤러리에서 들을 수 있어 전시의 여운을 더 오래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강은구는 빛의 대표적인 성질인 속도감과 원초적인 물성을, 반대로 감성적인 소재로 사용한다. 자신이 본 풍경을 스테인레스 판에 그려 절단하여 세우고, 그 뒤에 조명을 설치하여 반사되는 빛을 투과시켜 당시에 느꼈던 감정과 상황을 제현한다.
박광옥은 공간 자체를 오브제로 두고 투명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물을 투과할 수 있는 최적의 소재로 빛을 선택하였다. 투명 페트병을 투과한 빛은 물에 의해 굴절되어 공간에 투영 됨으로써 일상의 공간에 대한 생경함과 일시적으로 가늠할 수 없는 공간의 깊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사한다.
윤상열이 사용하는 독특한 소재는 샤프심이다. 프레임 좌우 2mm두께의 조명을 설치하고 스크레치가 있는 도광판에 샤프심을 원형으로 배치시킨다. 미세한 각도 차이로 반사되는 빛은 샤프심에 반사되어 환영을 일으킨다. 물질이 시지각을 거치기 전에 감성이 더해 환영으로 비춰질 수 있음을 표현하기 위해 철저히 계산된 방법으로 빛을 이용하고 있다.

최수환은 눈으로 보고 결정하고 인식하는 사물의 실체와 정체성이 과연 올바른 이해인지 실험을 한다.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에서 세어나오는 빛은 빈 프레임 형태를 하고 있다. 빛이 없으면 사라져 버리고 마는 작품의 이미지는 일시적인 반면, 영속적인 성질을 가진 빛을 이용한 시각의 모순을 표현하고 있다.
최재연은 빛을 등장시켜 분할된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한다. 지평선, 수평선과 같이 공간이 분할되면서 나오는 빛은 상반된 의미를 담는다. 일몰과 일출, 시작과 끝의 모호한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우리가 인지하는 시각의 이면을 표현한다.
한조영의 작품에 등장하는 빛에는 실제 빛이 없다. 작품의 이미지는 작가가 어느 날 야경을 봤을 때 경험한 환영의 흔적 이미지이다. 이 빛을 만들기 위해 캔버스에 물감을 흘려 우연하게 만들어지는 색을 부분촬영 후, 스티커로 제작하여 그 환영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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