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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일러스트레이터가 만드는 겨울동화

2009-11-30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축제가 열린다. 일러스트레이터라면 누구나 꿈꾸었을, 한번쯤은 이름을 올리고 싶을 그 축제는 바로 <2009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을 찾은 이번 행사는 보는 것만으로도 일러스트레이터들의 가슴에 작은 불꽃 하나 피워 올릴 것이다.

에디터 | 정윤희(yhjung@jungle.co.kr)

이탈리아 중북부 고대도시 볼로냐에서 1964년부터 매년 개최되어 온 ‘볼로냐 아동 도서전’의 이벤트 중 하나인 ‘볼로냐 국제 그림책 원화전’은 그림책 원화 공모전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 원화전은 지난해 수상작가 전시를 개최하여 출판계 및 일러스트 관계자는 물론 그림책 원화를 사랑하는 많은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을 터. 이번에도 이탈리아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작품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수준 높은 원화를 관람할 수 있다.

올해로 제46회를 맞이하는 ‘볼로냐 아동 도서전’에서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두 번째로 도서전의 주빈국이 되었다. 국내 언론뿐 아니라 해외 언론에서도 한국의 일러스트레이션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또한 국내 아동 도서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던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2009 볼로냐 아동도서전의 행사 중 하나로 진행되었던 세미나는 ‘세계가 바라보는 한국 그림책’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세미나에 참석했던 해외 언론들은 “한국이 이제는 아동 일러스트레이션 분야에서 하나의 새로운 창으로 등장했다”, “한국의 젊은 일러스트레이터들은 이제 전통적인 주제를 넘어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 “한국 그림책은 동양적인 특징을 넘어 한 인간의 정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보편적인 공감을 얻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무엇보다 한국 전통문화의 가치를 폭넓게 알릴 수 있었던 것은 물론 국내 그림책의 독창성을 제대로 평가 받았던 기회였다는 데 의미가 있겠다.

이번 도서전에 초대작가로 선정된 로베르토 인노첸티는 2008년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수상자로 이미 세계에서 인정받은 작가다. 공식적인 미술 교육을 받지 않았으나 젊은 시절 독학으로 그림 그리는 법을 익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어린이 책 삽화가 가운데 한 사람이 됐다. 대표작으로는 『피노키오의 모험』 『호두까기 인형』 『흰 장미』등이 있으며 브라티 슬라바 황금사과상과 올해의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상 수상자가 되기도 하였다. 68세의 나이 지긋한 이 작가는 아직도 창작열을 불태우고 있으며, “어느 독자라도 책을 읽으면서 자기 나름의 상상을 펼치며 이야기를 재해석한다. 내 그림은 그런 수많은 상상의 결과물 중 한 예에 불과할 뿐 정답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원화뿐 아니라 21개국 81명의 403점이나 되는 방대한 양의 원화를 감상할 수 있다. 세계 61개국에서 응모한 2,714점 중 심사위원들이 고심 끝에 선정한 21개국 403점의 작품이 전시되기 때문. 이번에 선정된 작품들은 다양한 디지털 작업과 아날로그적인 작업, 그리고 그 두 가지가 융합되었다는 특징을 보인다.

또한 한국 출신 일러스트레이터의 등장 또한 예사롭지 않다. 역대 볼로냐 수상 작가로 이원복(1982, 『쥐들의 성대한 치즈파티』), 신동준(2004, 『지하철은 달려온다』), 윤미숙(2004, 『팥죽할멈과 호랑이』), 박연철(2005, 『망태할아버지가 온다』), 고경숙(2006, 『마법에 걸린 병』), 김숙경(2007, 『길모퉁이 행운돼지』), 이경국(2008, 『바보이반』)등이 수상의 영광을 안은 바 있다. 올해는 김윤주(『미술관에서 만난 수학』)가 논픽션 부문에서 우수상을, 염혜원(『Last Night』)이 라가치상 픽션부분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Illustrators Exhibition)에도 한재희, 정지예, 장호 등 세 명의 작가가 선정되었다.
한편 부대행사로 어린이 체험 미술교실, ‘상상보따리’가 진행된다. 동화 원화 감상을 통해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표현해 보는 시간을 마련한 것. 유치원생(만 4세∼6세)과 초등학생 1∼2학년을 대상으로 선생님과 함께 전시를 관람한 후 여러 가지 재료를 이용하여 스테인드글라스 기법 및 콜라주 기법으로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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