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아트 | 리뷰

과학적인 예술, 감성적인 과학

2010-02-11


최근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인문학이 디자인, 영화, 일러스트레이션 등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영역에서 힘을 발휘하게 되자 인문학과 예술은 잘 어울리는 친구처럼 걸음을 함께 하고 있다. 그리고 욕심 많은 예술은 인문학으로도 모자라 과학과도 ‘절친’이 되고 싶었던 모양. 그 마음을 ‘명화 속 과학체험전: 모나리자의 비밀을 찾아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디터 | 정윤희(yhjung@jungle.co.kr)

최근 선진국에서는 전혀 다른 분야라고 생각되는 과학, 인문학, 문화 및 예술을 섞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창의적인 성과를 내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른바 학문간 통합이라는 것인데 레오나르도 다빈치,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같은 예술가, 과학자, 철학자를 후원하고 배출해 낸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의 이름에서 따온 ‘메디치 효과’라는 경제학 용어로 익숙한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타 학문 간의 융합은 한 차원 높은 크리에이티브를 발굴해내는 능력이 있다. 이번 전시는 과학의 명료함과 예술의 감수성이 만났을 때 한층 힘을 발휘하게 될 상상력을 직접 체험해 보는 기회를 마련한다.

사실 과학과 예술은 상상에서 비롯되는 창의력을 증명해 왔다. 지식을 실험하려는 욕구, 미지의 영토를 탐험할 때의 설렘, 새로운 질서를 발견하려는 노력들은 기실 과학과 예술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모습이기 때문. 이렇듯 의외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학과 예술은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데 있어서도 서툴기만 했다. 이들의 서툰 몸짓이 과학의 이론적인 도식이나 예술의 난해한 추상성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삼척 동자도 아는 사실. 이번 전시는 현장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스스로 장벽을 허물고 타 분야와 공동연구를 하여 이루어낸 성과를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동화작가, 수학 및 과학 교사, 공예가, 만화가, 프로그래머, 복원전문가 등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은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알리기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모처럼 의기투합한 전문가들이 내놓은 것은 ‘살아 있는 명화’다. 그간 교과서나 교양 서적에서 접해왔기에 친숙할지라도 명화라는 것이 결국 고진이며 서양의 문화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졌던 것. 또한 높은 로열티를 지불하고 ‘모셔오는’ 체험전시의 한계를 넘어 우리 시각과 기술로 재해석하고, 순수 창작을 통한 전시 작품을 만들어 냈다. 이를 테면 추상화가 몬드리안의 작품이 프랙탈 이론을 바탕으로 입체적으로 살아나 거대한 퍼즐맞추기로 변신하고, 다빈치가 ‘신이 내려주신 비율’로 그렸다는 모자리자의 미소와 표정을 바꾸어 보며 황금비율의 원리인 피보나치 수열을 배워보는 식이다. 이렇듯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다고 믿는 명화 속의 숨은 과학을 다양한 유희의 모습으로 재해석하여 살아 숨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facebook twitter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