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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현대미술을 쉽게 보는 네 가지 관점

2011-03-30


현대미술이란 언제나 난해한 존재다. 쓰레기처럼 보이는 괴기스러운 물체가 붙어있지 않나, 별것 아닌 물건들이 작품이란 이름으로 나와있질 않나. 책 몇 권 들여다보면 대충 보이는 고전 명화들과는 달리 좀처럼 작가의 속내를 알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현대미술을 감상해보려 노력을 하다가도 지쳐버리는게 현실. 이렇게 여전히 현대미술을 ‘까다로운 것’으로 보는 사람들의 오해를 풀기 위해 경기도미술관이 ‘친절하게’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에디터 | 최동은(dechoi@jungle.co.kr)
사진제공 | 경기도미술관

경기도미술관은 4월 2일부터 6월 6일까지, 2011년의 첫번째 기획전인 ‘친절한 현대미술’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경기도미술관이 작년 한 해 동안 수집한 30점의 새로운 소장품을 공개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경기도미술관은 본인들의 수집원칙에 따라 역사적인 한국미술 작품, 1990년 이후 한국미술의 새로운 패러다임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작품, 그 밖에 미술관 야외에 전시할 대중 친화적인 작품 등을 수집해왔다.


이런 한국 현대미술을 수집하고 소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서 ‘친절한’ 미술관의 역할을 하기 위해 경기도미술관은 관람객의 입장에서 현대미술을 쉽게 풀어내려 했다. 이를 위해 그들이 채택한 방식은 비교다. 현대미술과 현대미술 이전의 미술을 비교함으로써 현대미술의 속성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 것이다. 따라서 전시는 ‘사실에서 표현(Expression)으로’, ‘제작에서 선택(Selection)으로’, ‘완성에서 과정(Process)으로’, ‘영속(永續)에서 순간(Moment)으로’ 라는 네 가지 현대미술의 특징으로 나뉘며 각 특징에 맞는 소장품들을 관람객들이 감상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그 특징들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네 가지 특징을 잠깐 들여다 보자면 이렇다.

사실에서 표현(Expression)으로
현대미술 이전의 미술의 간절한 꿈은 눈 앞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사실적으로 나타내는 것이었던 반면 현대미술에서는 작가의 주관적인 느낌이나 감성을 표현하는 것을 더 중요시한다. 현대미술은 개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사실보다는 감성과 느낌을 바탕으로, 때론 과장하여 표현한다.


제작에서 선택(Selection)으로
현대미술 이전에 미술은 모든 것을 두 손으로 직접 만들었지만 현대미술에서는 작가가 직접 재료를 선택하여 작품을 만든다.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것은 원하는 작품을 제작하는 기술이 아니라 재료나 물건을 잘 선택하여 원하는 효과를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완성에서 과정(Process)으로
과거의 미술에서는 작품이란 일반인들에게 최종적으로 보여지는 그림이나 조각이었다. 하지만 현대미술에서는 작품뿐 아니라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 역시 작품이 된다. 예술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 필요한 것은 결과물보다 아이디어나 창작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영속(永續)에서 순간(Moment)으로
과거의 미술은 시간이 지나도 그 모습이 지속되는, 순간을 영원히 고정시키려는 작업이었다. 반면 현대미술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모습이 달라진다. 어떤 작품은 퍼포먼스가 끝나면 사라지기도 하고 설치미술 작품들은 전시 공간에 따라 작품의 크기나 모습이 달라지기도 한다. 작품이 놓일 환경과 작품의 제작 과정에서 일어나는 감성의 변화가 작품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렇게 자세하고 쉬운 설명에 덧붙여, 보다 흥미로운 전시를 위해 교육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반짝반짝 빛나는 현대미술’이라는 주말교육체험프로그램에서는 노상균 작가와 함께 스팽글, 정식 명칭으로 시퀸(sequin)이라 불리는 소재를 이용하여 직접 작품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참가자들은 이를 통해 현대미술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재료의 사용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경기도미술관 웹사이트(www.gmoma.org)에 사전 접수를 하면 된다.

또한 2층 출구에 포토존도 구성된다. 사람의 신체를 이용해 골목의 폭을 측정하는 모습을 유머러스한 사진으로 담은 현대미술가 장성은의 작품 ‘비스콘티 길’을 모티브로 한 포토존에서는 자신만의 창의적인 방식으로 넓이를 재는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친절한 현대미술’전. 4월 2일부터 6월 6일까지. 경기도미술관 2층 주전시장. 관람 및 교육프로그램 참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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