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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임의적 접근이 가능한 블랙박스

2011-10-24



기술문명은 날로 첨단화, 고도화되는 가운데 사회전반에 편재하고 삶의 소소한 일상에까지 밀착하면서 우리의 지각 및 인식의 지평과 경험의 양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예술 영역 또한 이러한 사회의 물질적, 정신적 토대에 혁신을 몰고 온 테크놀로지 문명의 자극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19세기에 출현한 사진과 영화라는 매체가 그러했고 20세기 들어 등장한 TV와 컴퓨터, 오늘날 인터넷, 모바일, 무선네트워크 등에 이르기까지 테크놀로지는 동시대 예술의 창작 시스템은 물론 그 역할과 기능 등의 위상에 혁신을 야기해 오고 있으며 점차 그러한 변화는 가속화되고 있다.

자료제공 | 금천예술공장

2011 다빈치 아이디어 전시, <임의적 접근이 가능한 블랙박스> 는 2010년 전시, <테크네의 귀환> 의 기본 맥락을 이어 ‘같은 근원에서 비롯된다는 관점-현대적 의미에서의 예술의 범주와 실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요구되는 장인적 솜씨 및 기술들을 뚜렷하게 구분 짓지 않았던 보다 광의의 의미로 해석되었던 테크네(Techné)의 본원적 관점’에서 여전히 관성적으로 남아있는 예술과 기술의 왜곡된 관계-이항 대립적 상충-의 긴장을 완화시키면서 예술과 테크놀로지의 현실과 상상력을 어떻게 직조해 낼 수 있는지, 그리고 더 나아가 과거 어느 때 보다 기술의 보편화를 맞고 있는 우리 일상에의 접목, 비즈니스와의 융합 등 실용적 차원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다 현시적으로 조망한다.

2010 다빈치 아이디어가 비교적 간단한 기술에서 첨단 기술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매체의 다양한 실험들로 구성되었다면, 올해는 특히 인터랙티브 미디어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기술과 사용자, 작품과 관객, 미디어와 공간과 신체의 상호작용이 핵심인 설치 작품의 참여가 늘어났으며 더불어 관객들에게 시․청각적, 다중 감각적 자극을 체험하게 하는 사운드와 라이팅 매체의 증가도 특징적이다.

댄 플래빈의 1960년대 형광 튜브 소재의 미니멀한 작업을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동시대 감각으로 재조명한 작품이다. 1960년대 이래 플래빈이 주로 사용한 기성제품 형광등 설치물은 거기에서 발산된 빛이 구조화하는 공간 자체로 작품의 개념을 확대시키고 관자로 하여금 빛 속을 거닐며 공간을 새롭게 경험하게 하였다. 이렇듯 시지각적 인식의 변화를 가져다 준 원작을 HYBE의 작품은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매개로 비물질적인 빛에 물성을 부여하여 보다 촉각적으로 확장시킨다. 관람객이 직접 만져보고 그에 따라 빛과 색이 끊임없이 변하여 고정된 빛이라는 전통적 조명개념에서 벗어난다. 또한 관객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임의로 변화하는 빛의 발산은 공간을 확산, 수렴, 분절시키는 묘한 긴장 관계를 유발하여 감성적인 지각 체험의 장으로 변모시킨다.

마이크로폰을 입김의 진동에만 반응하도록 하는 인터페이스로 치환시킴으로써 기존의 미디어 고유의 작동방식이나 그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익숙한 지각방식의 틀을 깨는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태초에 인간이 신의 입김으로 생명력을 얻었듯이 디지털 공간에서 파티클들은 관람객의 따뜻한 호흡으로 생동감을 획득하는데 이러한 섬세한 테크놀로지를 통해 감성적인 인터랙션을 창출함으로써 차가운 기계에 대한 거부감을 후퇴시킨다.

본 작품은 800개의 아크릴 픽셀로 이루어져 마치 거울과 같이 관자의 이미지를 반영한다. 중앙에 내장된 카메라와 센서로 관찰자의 실루엣과 움직임을 인식하여 각 필셀들이 각도를 달리하며 일제히 반응하고 관찰자를 형상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때 디지털 방식의 인지 과정과 이미지는 아크릴 픽셀이라는 인터페이스를 통하여 각도에 따라 음영을 달리하는 픽셀의 텍스쳐와 물리적인 움직임, 그리고 마찰음과 절묘하게 결합되어 아날로그적 감성을 자극한다.

타일 퍼즐을 모티브로 한 게임 형식의 인터랙티브 작품으로서 두 명의 게이머가 실시간 비춰지는 상대방의 얼굴 퍼즐(4x4 타일 퍼즐)을 맞추면서 이미지와 함께 음악을 변주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참여자들 자신이 게임 컨텐츠의 주인공으로 출현하고 퍼즐과 사운드는 매번 다른 배치와 조합에 의해 변형될 수 있으며 즉흥적이고 임의적인 결과물을 생성시킨다. 작가는 기본적인 알고리듬을 설계하고 시스템을 제안할 뿐, 작품의 수용자(소비자)이자 영상과 사운드를 만들어가는 생산자로 개입하여 우발적인 사건을 창출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위 작품과 같이 수용자가 작품 완성에 능동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작품의 열린 개념을 시각적으로 증폭시킨 본 작품은 만화경의 시각적 구조와 원리를 차용하여 큐브로 이루어진 방 4면에 거울을 부착하고 관람객의 실루엣과 움직임에 반응하는 초현실적인 인터랙티브 그래픽 영상을 프로그래밍하여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여기서 3D 만화경 공간내부에 놓이게 된 실재 관객과 거울을 통해 복제된 관객, 현실의 거울 공간과 그 공간이 만들어내는 환영적 공간이 절묘하게 혼합되면서 가상과 실재의 구분이 모호해져 미적 판타지를 배가시킨다.


2011 다빈치 아이디어 전시: 임의적 접근이 가능한 블랙박스

일시 2011.11.03.(목) ~ 11.22.(화) 오전10시 - 오후6시
오프닝 2011.11.03.(목) 오후5시 (Event _ DJ+VJ Party)
장소 금천예술공장 PS333 & 창고동 외
선정작가 김병규, 박얼, 배성훈, 여진욱, Octamin, 최인경, CrossDesign Lab, 태싯그룹, HYBE, 한희+김근호
시제품 발표김동조 , 2010 개발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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