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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인터뷰

다양한 미술 콘텐츠 제공하며 스스로 자립하는 작가들, 화이트테이블 예술인 협동조합 

2019-01-22

협동조합은 자발적으로 모인 조합원들이 동일한 목적으로 재화나 용역의 구매, 생산, 판매, 소비 등을 협동으로 영위하는 단체로, 조합원의 권익 향상과 지역사회 공헌을 주목적으로 한다. 경제적으로 소외돼 있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자신들의 환경을 개선하고 필요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경제조직이다.  

화이트테이블 예술인 협동조합 로고

 

 

이런 협동조합이 미술계에도 등장했다. 화이트테이블 예술인 협동조합. 다양한 아트 콘텐츠를 통해 작가들 스스로가 작품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작업 환경을 만들고자 자발적으로 세운 협동조합이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2016 SeMA 예술가 길드’를 계기로 모인 5명의 작가들이 예술가들의 지속적인 창작활동을 위해 소통, 협력하고자 법인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작가들의 작업 환경 개선, 대중의 현대미술 향유를 위해 작가들과 대중이 가까워질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만들고, 작가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면서, 공정하게 이익을 배분한다. 

 

이들은 전시, 아트상품 개발 및 판매, 아트페어, 교육, 미술관 및 기업과의 협업 네트워크 구축 등 일상과 예술작품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기획, 선보인다. 

 

 

복합문화공간 NEMO에서 열린 화이트테이블 아트페어 2017

 

 

2017년과 2018년 진행한 ‘화이트테이블 아트페어’는 협동조합의 방향성을 적극 실현한 것으로, 작가들이 주체가 돼 미술품을 직거래하는 새로운 방식의 전시 시스템을 보여주었다.  

 

전시나 아트페어를 통해 작품을 선보이고 아트 상품을 제작, 판로를 개척할 뿐 아니라, 신진 작가를 발굴하며, 작품 전시의 기회가 적은 지역 신진 작가들에게 작품 발표 기회를 제공하는 일을 스스로 하는 이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현대미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스스로 미술 환경을 확장시키는 화이트테이블 예술인 협동조합이다. 

 

INTERVIEW
화이트테이블 예술인 협동조합 이상원 작가(대표이사)

 

화이트테이블 예술인 협동조합
미술시장의 심각해져 가는 양극화 속에서 젊은 예술가들은 생존 자체에 위기의식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불확실한 미래와 경제적 빈곤 속에서 더 이상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만으로 창작활동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 대다수 예술가들의 생각이고 현실이다. 화이트테이블 예술인 협동조합은 현대미술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콘텐츠의 개발, 공공미술관 및 기업과의 협업네트워크 구성, 새롭고 실질적인 판로 개척 등을 통해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소통, 협력해 가는 법인협동조합이다. 기존 국내외 협동조합들의 성공사례를 연구하고 현재의 한국사회에 적합한 자체적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 중이며, 도심 속의 유휴공간들을 전시 및 작업공간으로 활용하고 현대미술의 대중화를 통해 작가들이 스스로 미술환경을 확장시켜 관객을 개발하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설립배경
2016년 여름 서울시립미술관이 30여 팀의 작가들을 공모, 선발해 'SeMA Storage Showcase'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작가들은 주기적으로 모여 상품개발 및 전시기획에 참여했고, 2016년 10월 프로젝트 종료 이후 협동조합 설립법에 의거한 법인 협동조합을 구성하기 시작해, 2017년 2월 13일 인가를 받았다. 

 

운영 멤버
임원진은 이상원(대표이사), 김정모(회계이사, 총무), 손종준(운영이사), 이문호(법무이사), 신형섭(홍보이사, 감사) 등 총 5명으로 구성돼 있다.

 


2016년 SeMA창고에서 열린 ‘SeMA Storage Showcase’ 참여 작가들 

 

 

네이밍
2016년 ‘SeMA Storage Showcase’ 프로젝트 진행 당시, 작가들은 테이블 위에 작품과 아트상품들을 전시, 판매했다. 이후에도 우리 전시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테이블이다. 기존의 '화이트 월(미술작품의 전시공간)'을 넘어 보다 친근하게 다양한 콘텐츠를 전시, 판매한다는 의미로 신형섭 작가가 제안한 명칭이다. 

 

전시 참여 작가 선정 방식
협동조합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협동조합들이 설립과정보다 해산과정에서 더 힘들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화이트테이블 예술인 협동조합은 해산이 용이하도록 만들어진 조합이다. 다섯 명의 임원이 공식적인 조합원이며, 전시 때마다 전시팀이 구성되고 작가를 선정한다. 대부분은 기존 전시에 함께 참여했던 작가들이고, 전시 콘셉트에 따라 새로운 작가들을 찾아내거나 추천을 받아 진행하기도 한다.

 

운영방식
대부분의 사업은 공모지원금이나 의뢰기관에서 지원하는 전시운영비로 진행하고 있고, 수익이 남을 경우엔 참여작가들에게 다시 분배하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사업에 참여한 누구에게도 재능기부형식으로 희생을 강요하거나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행사마다 기획단계부터 실질적인 전시 진행비나 인건비를 우선적으로 책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원진의 어느 정도의 희생은 불가피하지만 이 역시 점점 개선해가려고 노력 중이다.

 

수익
수익은 작가들에게 100% 돌아가는 구조라서 기획팀이나 설치팀과 같이 인력을 제공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작가로 참여해서 판매가 이루어져야 수익이 생긴다. 이는 협동조합의 임원들도 마찬가지다.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화이트테이블 아트페어 2018

 

 

아트상품
아트상품이라는 것이 어떤 특정 상품을 지칭하진 않는다. 우리 협동조합에서 지속적으로 소개하는 아트상품은 일상과 예술작품 사이에 존재하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지칭한다. 화이트테이블 아트페어에서 전시를 하거나 아트샵에 소개되는 아트상품들은 그 자체로 판매되기도 하지만, 일상과 예술 사이에서 고민하는 작가들의 흔적이라고 생각된다. 오히려 이러한 지점들이 향후에 후원업체나 공공기금으로 MD사업화 되기도 하고, 미술관이나 공공기관으로부터 대량으로 주문을 받기도 한다. 

 

작가들이 개발한 콘텐츠를 전시하고 홍보하는 역할은 협동조합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이다. 이러한 활동들을 더 적극적으로 확장시킨 것이 아트페어 형식의 직거래장터다. 

 

 

화이트테이블 예술인 협동조합은 시민체험, 워크샵 프로그램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아트 콘텐츠 플랫폼이다. 

 

 

아트상품 이외의 콘텐츠
설립 초기부터 미술관의 교육프로그램과 전시의 부대행사인 미술체험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오고 있다. 이미 다양한 작가들의 교육 콘텐츠가 개발돼 미술관이나 전시를 찾는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트상품 오프라인샵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부산시민회관의 아트샵에서 일부 아트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롤모델 형태
협동조합의 다양한 형태 가운데 '이용고 배당'이라는 배당 방식이 있다. 용어대로 조합원이 조합을 이용한 만큼 배당이 주어지는 시스템이다. 우리 협동조합은 조합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행사에 작가나 기획, 설치, 교육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하고, 이에 따른 따른 수익을 가져간다. 이러한 방식은 작가들의 참여율을 높임과 동시에 보다 유기적으로 조합이 흘러 갈 수 있도록 해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화이트테이블 아트페어 2018, 부산시민회관

 

 

2018년도 진행 프로그램
'화이트테이블 아트페어 - 부산'과 '2018 마포아트마켓'을 기획했는데, 두 전시 모두 50여 명 이상의 작가들이 참여한 대형 전시였다. 특히 '화이트테이블 아트페어 - 부산'은 화이트테이블 예술인 협동조합에서 처음 시작한 신진작가 발굴 프로젝트로, 부산, 경남지역 11개 대학에서 추천을 받은 신진작가들로 구성된 전시였다. 상대적으로 전시와 홍보의 기회가 적은 지역 작가들을 먼저 찾아가서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조합과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 전시는 2019년에도 같은 장소에서 또 진행할 예정이다. 

 

성공적인 활동
협동조합을 설립한 이후 서울시립미술관과 업무협약을 맺었고,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층과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아트샵에 작가들의 아트상품을 전시, 판매하기 시작했다. 작가들이 직접 제작했지만 마땅한 판로가 없었던 아트상품을 미술관에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작가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더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개발, 협동조합에 동참하는 계기가 됐다. 

 

가장 큰 성과
개인적으로 창작활동을 해 오던 작가들이 모여 단체를 구성했고, 그동안 개인적으로는 진행할 수 없었던 공공사업이나 대규모 전시기획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거다. 지난 2년동안 기획, 설치, 디자인팀들이 구성됐고 많은 콘텐츠들이 개발됐으며, 자연스럽게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하는 화이트테이블 작가군이 형성됐다. 

 

계획
현대미술 작가들, 특히 신진작가들은 그 어느 분야보다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창작활동을 유지해 가고 있다.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는 미술인들의 연평균소득을 6,400,000원으로 집계했는데 이 역시도 양극화된 미술계의 특성상 90%의 작가들은 수익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기존의 미술시장에서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작가들이 새로운 제3의 미술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미술활동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작가들이 중심이 돼 공동묘지 부지에 만든 창작스튜디오도 있고, 모텔이나 도서관을 빌려 작가 미술품 직거래 장터를 진행하기도 한다. 화이트테이블 예술인 협동조합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구성된 작가 연합체로, 작가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창작환경을 개선해 나아갈 것인지, 더 나아가 미술계에서 창작자와 기획자, 전시공간 등이 함께 성장해 갈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 나아갈 것이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화이트테이블 예술인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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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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