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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상상력으로 환상의 세계 여는 작가들

2019-08-29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 두 가지는 그 누구도 생각해내지 못한 창의적인 사고 그리고 그것을 잘 표현해내는 능력 아닐까. 여기 그 두 가지 모두를 갖춘 이들이 있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가능하게 하고 우리가 막연하게 상상했던 일들을 구체적으로 완성시켜 전혀 새로운 세계로 우리를 초대하는 이들은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과 그림책작가 데이비드 위즈너다. 

 

서로 다른 필드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활동하는 이들이지만, 두 작가에게선 ‘상상력’과 ‘환상’이라는 공통된 키워드를 찾을 수 있다. 각각 사진과 그림을 통해 그 뛰어난 상상력을 표현해 환상의 세계를 선사하는 두 작가의 전시를 소개한다. 

 

상상을 찍는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의 사진전: Impossible is Possible’
에릭 요한슨은 스웨덴을 대표하는 사진작가로 ‘상상을 찍는 사진작가’로 불리며, 초현실주의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가이자 리터칭 전문가인 그의 작품에선 ‘환상적’이란 말을 빼놓을 수 없다. 

 


ⓒ Erik johansson, 2019 / Full Moon Service, 2017

 

 

어스레한 하늘에 누군가 보름달을 달아 주었고, 그로 인해 주변이 환해졌다. 아, 내가 좋아했던 보름달, 누군가가 이렇게 달아주었던 거구나 싶다. 양의 털은 구름이 되고, 잠이 들면 마법 같은 일이 펼쳐진다. 물고기 등위에 생긴 마을과 풍선에 둥둥 떠다니는 강이지도 볼 수 있다. 

 


ⓒ Erik johansson, 2019 / Cumulus and Thunder, 2017

 


ⓒ Erik johansson, 2019 / Falling Asleep, 2018

 

 

한번쯤 상상해본듯한, 혹은 동화에서 보았을 법한 장면들은 에릭 요한슨의 풍부한 상상력과 세심함으로 완성된다. 사진 이상의 세계를 보여주는 그는 포토샵을 이용한 이미지 조작에 관한 한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이러한 그의 작품은 단순한 합성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는 작품에 사용되는 소품뿐 아니라 빛, 연기 등을 만들고 모든 요소를 직접 촬영해 이것들을 조합하고 리터칭한다. 불가능한 장면은 이런 과정을 거쳐 가능해지고, 몽환적 세계가 담긴 한 장의 사진이 완성된다. 

 


ⓒ Erik johansson, 2019 / Fishy Island, 2012

 


ⓒ Erik johansson, 2019 / Leap of Faith, 2018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그의 전시 ‘에릭 요한슨의 사진전: Impossible is Possible’에서는 에릭 요한슨의 작품세계를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 최초 전시이자 전 세계 최초의 대규모 전시로, 어릴 적 우리의 상상이 펼쳐진 작품들을 선보이는 ‘어릴 적 상상, 꿈꾸던 미래’, 상상을 넘어 흥미로운 스토리를 전하며 우리에게 내재된 상상력을 일깨워주는 ‘너만 몰랐던 비밀’, 악몽 속 세상이 펼쳐지는 ‘어젯밤 꿈’, 기발한 상상력과 섬세함으로 조작된 자연 풍경을 전하는 ‘조작된 풍경’ 등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전시에서는 대형 작품과 미공개 신작, 스케치 등과 함께 작품 제작 과정과 비하인드 씬을 담은 메이킹 필름과 작품 제작에 사용된 소품들, 작품 속에 들어간 듯한 느낌을 주는 설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글 없는 그림책의 대가, ‘데이비드 위즈너’전 
데이비드 위즈너는 그림을 통해 신비로운 환상의 세계를 선사한다. 최고의 그림책에 수여되는 ‘칼데콧 상’을 3회, ‘칼데콧 아너상’을 3회 이상 수상한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그림책 작가로 꼽힌다. 

 


〈1999년 06월 29일〉, 1992 ⓒ David Wiesner, Courtesy of artist

 

 

‘글 없는 그림책’의 대가로 평가받는 그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북돋을뿐 아니라 많은 그림책 작가들에게 영감을 준다. 수채화로 표현된 사실 같은 그림 속에선 꿈 같은 신비한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개구리가 하늘을 날고, 돼지가 종이비행기를 탄다. 밭 대신 하늘에서 자라는 야채들과 무당벌레의 연구실도 보인다. 부드러우면서도 명확한 표현, 실제와 같은 사실적인 묘사는 아이들뿐 아니라 그림을 보는 모두를 끌어당긴다. 이야기는 그림만으로도 충분하다. 한 장의 그림 속에서도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인어소녀〉 ⓒ David Wiesner, Courtesy of artist

 

〈이상한 화요일〉 ⓒ David Wiesner, Courtesy of artist

 

〈아기돼지 세 마리〉 ⓒ David Wiesner, Courtesy of artist

 

 

현대어린이책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데이비드 위즈너의 전시에서는 그의 학생 시절의 작품부터 최근작품 〈인어소녀〉(2016)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다. 칼데콧 수상작인 〈이상한 화요일〉(1992), 〈아기돼지 세 마리〉(2002), 〈시간 상자〉(2007) 등 데이비드 위즈너의 주요 작품을 비롯해 그가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연구하기 시작했던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학교(RISD) 시절의 작품과 일러스트레이터로 커리어를 시작했던 시기의 작품이 한국최초로 공개된다. 또한, 그가 영향을 받은 무성 영화, 고전 도서들도 함께 전시, 그의 작품세계는 물론 그가 작가로 성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시간 상자〉 ⓒ David Wiesner, Courtesy of artist

 

 

전시는 그의 작품에 대한 7가지 질문으로 구성, 7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지며, 질문에 대한 답과 함께 관련작품을 전시한다. 작가가 어린 시절 영향받은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야기와 작가로서의 성장 스토리를 다루는 ‘작가의 어린 시절은 어땠나요?’, 아이디어에 대한 질문을 하고 스케치와 스케치북, 습작 등을 공개하는 ‘어떻게 그림책의 아이디어를 생각했나요?’, 아이디어 스케치부터 그림책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그림책으로 만드나요?’, 작가의 주인공 캐릭터 연구에 대해 알아보는 ‘그림책의 주인공은 어떻게 정하나요?’, 스토리와 아이디어에 따라 다른 형식을 선택하기도 하는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그림책에는 어떤 형식이 있나요?’, 한 페이지에 여러 장면을 표현해 글 없이도 스토리가 잘 전달되는 그의 방법을 전하는 ‘한 페이지에 다양한 장면을 표현할 수 있나요?’, 여러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는 ‘어떻게 여러 공간을 이동하나요?’ 등이다. 

 

전시에서는 그의 환상적인 작품 속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공간과 작가의 작품 제작과 작품의 특징을 다루는 다양한 활동 공간도 마련된다.

 

‘에릭 요한슨의 사진전: Impossible is Possible’은 9월 15일까지, 데이비드 위즈너의 전시는 9월 22일까지 만날 수 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씨씨오씨, 현대어린이책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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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 #환상 #에릭요한슨 #데이비드위즈너 

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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