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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트 | 리뷰

난민 장인들의 디자인으로 환경 살리는 인도의 친환경 사회적기업

2020-04-27

매년 전 세계에서는 800억 개의 의류가 생산된다. 이 의류들은 13억 톤의 폐기물을 배출하고, 그중 75% 이상이 매립되거나 소각돼 환경오염을 불러일으킨다. 실라이왈리(SilaiWali)는 인도의 의류 및 섬유산업의 중심지 뉴델리에서 직물 폐기물로 인한 환경문제에 집중하며 사회적 사명을 실천하는 인도의 브랜드다. 

 

인도의 친환경 사회적기업 실라이왈리의 인형 (사진출처: www.instagram.com/silaiwali)

 

 

실라이왈리는 특별한 인형을 선보인다. 독특한 생김새도 그렇지만 인형의 제작 과정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 모두가 그렇다. 이야기의 중심엔 업사이클링과 난민 여성이 있다. 

 

실라이왈리는 버려지는 직물을 업사이클링하고 난민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친환경 사회적 기업이다. (사진출처: www.instagram.com/silaiwali)

 

 

프랑스 태생의 제품 디자이너 겸 의류 컨설턴트인 아이리스 스트릴(Iris Strill)은 직물 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하고 아프간 난민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인도 면직물의 유산을 기념하는 제품을 만들고자 인도 출생의 비쉬와디프 모이트라(Bishwadeep Moitra)와 함께 2018년 3월 뉴델리에 '환경친화적 장인 스튜디오' 실라이왈리를 설립, 'A Stitch Against Waste. A Stitch For Freedom'을 슬로건으로 버려지는 원단을 활용한 패브릭 제품을 만들어 선보이고 있다. 

 

작업을 하는 난민 장인들의 모습 (사진출처: www.instagram.com/silaiwali)

 

 

버려지는 직물들을 수거하고, 이 원단들이 스튜디오로 옮겨지면 작업이 시작되는데, 여러 종류의 인형들과 태슬, 가렌드, 오너먼트 등의 제품들은 아프가니스탄 여성 난민들에 의해 제작된다. 이들을 중심으로 설계된 비계층적이고 상호 작용적인 스튜디오 공간에서 버려진 인도의 고품질 면직물 조각들은 장인들의 섬세한 디자인과 수공예 노하우를 통해 유니크한 감성의 제품으로 완성된다.

 

인형의 몸은 코튼과 충전솜으로, 머리카락은 모직 털로 제작된다. (사진출처: www.instagram.com/silaiwali)

 

여러 나라의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의상들이 특색있다.  오른쪽 '프리다(Frida)'는 수를 놓은 모슬린 면 브라우스와 플로랄 프린트의 면 스커트를 입고 있다. 헤어밴드와 매치된 의상이 멕시코 전통 의상을 연상시킨다. (사진출처: www.instagram.com/silaiwali)

 

(좌) 중간 크기의 인형은 키 36cm에 너비 10cm, 큰 인형은 키 47cm, 너비 13cm이다. '나그리스(Nargis)'는 수놓은 면 드레스와 아프가니스탄 전통 의복에서 영감을 받은 면 트라우저를 입고 있다. (우) 아프리카 전통 헤드타이와 면 프린트 카프탄 드레스를 입고 있는 '소움바(Soumba)' (사진출처: www.instagram.com/silaiwali)


 

코튼으로 이루어진 인형의 모습은 심플한듯하지만 일반적인 인형과는 많이 다르다. 여러 가지 피부색은 다양한 인종뿐 아니라 인간의 다양성을 나타내고, 자수로 장식된 코튼 튜닉, 챔브레이 드레스, 아프리카의 인디고 카프탄, 인도의 여성 전통 의상인 살와르 카미즈와 남성 전통 의상 쿠르타 및 파자마 등 여러 나라의 전통 의복에서 영감을 받아 정교하게 디자인된 의상은 문화의 다양성과 함께,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보헤미아니즘 감성을 전한다. 

 


인도의 전통 의상인 쿠르타와 파자마를 입고 있는 동물 시리즈 '애니멀 킹덤(Animal Kingdom)'. 동물 인형의 크기는 키 47cm, 너비 13cm로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다. (사진출처: www.al-shop.kr)

 

 

특징적으로 표현된 동물 인형들 (사진출처: www.instagram.com/silaiwali)

 

 

동물의 특징을 단순하면서도 친근하게 표현한 동물 인형도 눈에 띈다. 입체적인 작업 외에도 수를 놓거나 실을 활용해 디테일을 완성시켰다. 의인화된 동물의 모습에 동물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인간의 친구로서 공존하는 동물을 말하는 것 같다. 현대적인 디자인과 봉제인형에 대한 향수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인형은 수수한듯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멋을 발산한다. 

 

인형의 옷은 분리되며, 제품에는 배게와 이불 등 인형 침구가 포함된다. (사진출처: www.instagram.com/silaiwali)

 


종이 상자 안에 들어있는 면 침구의 모습이 인형 침대 같아 보인다. (사진출처: www.instagram.com/silaiwali)

 

 

인형을 담는 포장 상자도 재미있다. 인형 크기의 상자엔 매트리스와 베개, 담요 등 면 침구가 들어있어 인형이 침대에서 잠을 자는 모습으로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버려지는 천을 활용하는 만큼 여러 종류의 패브릭을 볼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인형 라벨에 인쇄된 QR코드를 통해선 제품의 이야기와 인형을 만든 난민 여성에 대한 정보들을 볼 수 있다. 제품의 판매 수익금은 난민 여성과 아이들에게 돌아간다. 

 

실라이왈리는 메종앤오브제에 참가해 주목을 받았다. (사진출처: www.instagram.com/silaiwali)

 

 

실라이왈리 제품은 설립 후 1년도 되지 않아 프랑스, 스위스, 일본 등에 알려졌고, 지난해엔 메종앤오브제에서 제품들을 전시, 전 세계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올해부턴 국내에서도 판매가 되고 있다. 

 

인형은 단순한 장난감이나 장식품이기도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사랑과 우정을 쌓고 그 관계를 배워가는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린 좀 더 뜻깊은 인형을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것 아닐까. 

 

실라이왈리의 지속 가능한 디자인은 아이들이 인간으로서 마땅히 배워야 할 것들을 친근하고 자연스럽게 전할 것이다. '쓰레기에 반대하는 바느질, 자유를 위한 바느질'이라는 철학이 고스란히 형상화된 인형들엔 다양성과 평등, 공존과 같은 평화적인 메시지가 담겨있으니 말이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_ 아엘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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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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