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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회색빛 세상에 노크하는 콰야의 노크

2020-12-02

그의 작업을 보면 모두가 잠든 깜깜한 밤 들리는 잔잔한 음악 같단 생각이 든다. 요란하지 않지만 분명한 울림이 있고, 깊은 생각으로 이끌지만 이내 평온을 찾게 한달까. 작가 콰야의 그림이다. 

 

콰야의 작품을 한 번 본 사람이라면 그의 다른 작품들도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그의 작품엔 개성이 살아있다. 다채로운 색감, 무심한듯하지만 섬세하게 표현된 선과 색으로 따뜻한 감성을 전하는 그의 이름은 잔나비의 앨범 커버 작업으로 알려졌고, 이후에도 그는 정우물, VER.MUDA, 밴드 오붓(5BUT), 스태리나잇뮤직 등의 앨범 커버 작업을 진행했다. 그가 뮤지션들의 러브콜을 받는 것도 이런 깊은 밤 마음을 파고드는 듯한 진한 감성 때문이 아닐까. 그의 작품들이 라이즈 호텔 B1 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다. 

 

 

‘Knock, Knock’ 전시 전경

 

 

콰야의 이번 개인전은 캐비넷클럽의 두 번째 기획전이다. 캐비넷클럽은 연희동을 핫하게 만든 연남방앗간, 연남장, 연희회관 등과 ‘아는동네’ 매거진 등 로컬을 알리는 콘텐츠 및 프로젝트들을 선보이고 있는 어반플레이가 운영하는 공간이자 브랜드로 다양한 아트워크와 디자인을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 기획전시로 성립 작가의 개인전 ‘흩어진 파편들’을 지난 6월 라이즈 호텔 갤러리에서 가졌고, 지난 8월 연희동에 공간 캐비닛클럽을 오픈, 실험적 아트스페이스 ‘캐비닛클럽 하우스’를 통해 개성 있는 아트워크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를 소개하고 있으며, ‘캐비닛클럽 뮤지엄’을 통해 라이즈 호텔에서 아티스트와의 협업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Knock, Knock’이다. 어디론가 들어가는 입구이자 누군가를 맞이하기도 하는 문 앞에서 우린 설레기도 하고 주저하기도 하는데, 작가는 바로 그러한 감정에 집중해 노크를 하며 스스로와 우리에게 용기를 주고자 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여러 개의 문을 볼 수 있다. 

 

 

주제에 담긴 의미를 전달하듯 전시장 입구에선 여러 개의 문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전시장으로들어서면 가장 먼저 벽면을 채운 그림들이 눈에 들어온다. 특유의 눈빛으로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다양한 인물들이다. 

 


   

 

전시 전경

 

 

작가만의 스타일로 완성된 인물들에게선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먼 곳을 응시하는 얼굴, 찻잔을 내려다보는 눈빛, 꽃을 바라보는 시선, 같은 곳을 바라보는 표정, 서로를 향한 마음 등에선 슬픔과 우울, 기쁨과 희망 등의 감정도 느껴진다. 100여 점의 작품은 일상 속 우리의 이야기이자 우리의 표정이기도 하다.  

 

 

 

오브제들과 함께 작품이 전시된 공간

 

 

전시장엔 4곳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작업실, 침실 등으로 꾸며진 공간에 입장하기 전엔 조심스레 노크를 해야 할 것 같다. 방의 주인공을 상상하며 그림 속 인물들과의 연관성을 찾게 된다. 벽에 걸린 열쇠, 마스크 등 곳곳에 놓인 오브제들에서는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적인 모습도 찾을 수 있다.  

 

천장에 푸른 잎들이 설치된 공간도 있다. 작가의 일러스트 이미지가 프린트된 패브릭 설치물과 어우러져 화사하고 밝은 분위기를 더한다. 

 

푸른 잎과 작품이 함께 설치돼 있다. 

 

작가가 일상을 기록한 영상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 

 

 

영상이 상영되는 공간도 있다. 공간 중앙엔 펼쳐진 노트와 연필 한 자루, 초가 설치되어 있고, 작가의 기록들이 재생된다. 일상의 풍경, 남들이 미처 신경 쓰지 않는 후미진 곳, 작가의 생각 등을 담은 작가의 이야기는 평범한 일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직접 나만의 초상을 그려볼 수도 있다. 

 

 

마지막 공간에는 오일 파스텔로 관람객이 직접 초상을 그려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작가의 초상 작품을 관람하며 직접 그린 그림은 벽면에 부착할 수 있는데, 콰야의 작품세계에 영감을 받고 그린 관람객의 그림들이 모여 또 하나의 풍경을 이룬다. 

 

작가는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했고 힘겨워했던 올 한 해를 ‘색이 사라진 회색빛 세상’같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정말 올 한 해는 유독 ‘노크’가 두려웠던 것 같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동안 쌓아두었던 자신의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내는 작가는 ‘노크’하고 또 ‘노크’ 받으며 여러 가지 이유로 문을 걸어 잠갔던 많은 사람들이 잃었던 색을 다시 찾기를 희망한다. 전시는 12월 24일까지이고 입장료는 10,000원이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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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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