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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삶에 스며들어 그래픽아트 세계를 경험하게 하다

2021-10-26

세계적 작가 6인이 선보인 ‘세계그래픽아트페어’

 

세계적인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그래픽 아트를 선보이는 ‘2021 세계그래픽아트페어(World Graphic Art Fair: WGAF)’가 10월 10일 인사동 코트(KOTE) ‘내면의 서재’에서 그 막을 올렸다.

 

 

 

'세계그래픽아트페어' 전시 전경

 

'세계그래픽아트페어' 포스터 이미지

 

 

‘그래픽아트, 자연을 품다, 세계를 품다’라는 주제로 세종이야기미술관이 주최하고 미국 산호세대학 그래픽디자인과 김창식 교수가 큐레이션을 맡은 ‘세계그래픽아트페어’의 가장 큰 특징은 대중들의 삶 속으로 가까이 들어가 그래픽 아트를 전달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잘 사용되지 않던 ‘세계그래픽아트’라는 명칭에서 눈길을 끄는 이번 전시에서는 일반적으로 인식되어온 단순한 ‘그래픽 디자인’이 아닌 아트로서의 그래픽 디자인을 선보여 대중들로 하여금 그래픽 디자인을 예술적 측면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전시에는 미국, 영국, 러시아, 스웨덴, 스위스, 폴란드 등을 대표하는 총 6인의 디자이너가 참여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나라는 물론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디자이너들로 자연과 삶, 그리고 사회에 대한 각자의 철학이 담긴 그래픽 아트 작품들을 선보인다.

 

 

코트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그래픽아트페어'

 

 

'세계그래픽아트페어' 전시 전경

 

 

‘세계그래픽아트’ 개막행사가 열린 지난 10월 20일, 인사동 코트 1층 갤러리 공간에서는 특별전 ‘한글, 희망을 전하다 - 33인전’의 폐막행사가 함께 진행됐다.

 

‘한글, 희망을 전하다 _ 33인전’은 ‘한글에 희망을 담아 경계에 선 작가들의 도전에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은 전시로, 예술과 문자를 주제로 이루어졌다.

 

회화, 조각, 사진, 섬유예술, 디지털회화, 미디어아트, 공예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33인의 작가들이 참여, 희망을 메시지를 전한 이번 전시에서는 일반적으로 함께 작품을 선보이기 어려운 작가들이 모여 ‘희망’을 말했다.

 

이 두 전시의 공통점은 예술을 시민들의 삶 속으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여 일상에서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한 점이라 할 수 있다. 이 두개의 전시회가 서로 개막일정과 폐막일정을 같은 날 공유한 것은 콜라보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함이었다고.

 

이번 전시를 통해 새로운 형식의 큐레이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세계그래픽아트페어’의 큐레이터 김창식 교수로부터 전시의 기획 배경과 특징에 대해 들어보았다.

 

'세계그래픽아트페어의 큐레이팅을 맡은 김창식 교수

 

 

Q. 이번 전시의 기획 배경은 무엇인가요?

 

이른바 순수미술 (회화, 조각 등)이 아닌 디자인계에서는 이렇게 일반적인 디자인 개념을  넘어서는 예술성을 강조하는 작품들을 선보이는 기회가 거의 없는데요, 이제 팬데믹 상황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면,  그간에 사람들의 억눌려있던 사회, 문화, 그리고 레져 활동에 대한 욕구가 터질 것입니다. 이런 정황에서 대면 행사가 다시 시작될 것에 대비, 참여 형태의 디자인 행사를 통해 그러한 욕구와 감정에 부응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에 기획 단계에는 이번 전시가 제천과 서울에서 동시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팬데믹 상황이라 동시 개최가 여의치 않았습니다. 대신 제천 세종이야기미술관 분원은 야외갤러리가 있기 때문에 ‘소소(SOSO)이모티콘 아트페어’ 행사로 대체되어 잔디마당에서 열리는 전시회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시의 기획 배경에는 한정되고 인공적인 실내갤러리의 전시가 갖는 한계를 뛰어 넘는 자연과 예술의 조화, 그리고 삶의 일부로서 자연스럽게 시민들이 예술과 디자인을 즐길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예술과 디자인이 인간이 만들어 낸 미학적 재해석의 창작물이라고 한다면 자연은 인간이 속한 세상이고 그러한 인간의 창의성의 근원이 되는 영원 불멸의 리소스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 상관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자연스러운 전시 개념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에서 예술과 디자인을 즐긴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야외공간에서 관람객이 자연과 교감하며 나아가 지역과 소통한다면 자연스럽게 도시의 삶 속에서 지친 분들에게 힐링이 되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었습니다.

 

Q. 이번 전시에는 어떤 작가분들이 참여하셨나요?

 

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교육자이신 여섯분(Kuki Krzysztof Iwansk, Peter Banko, Keith Kit, Gabor Palotai, Hans Dieter Reichert, 그리고 Renato Tagli & Sabina Oberholze 등)을 모셨어요. 이들은 공통적으로 자연과 삶,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디자인과 예술을 모두 아우르는 작품을 만드시는 그래픽 아티스트들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그 분들이 축하 영상과 메시지를 보내주셨어요.

 

지금은 펜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전시 기획과 관객 참여 방식에 있어서 당국의 방역 지침에 따라 많은 부분에 제한이 있어서 당초 기획 의도와는 달리 일반적인 전시와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되어 색다르게 보이지 않을 수 있겠지만, 내년부터는 원래 계획대로 확실히 형식 자체부터 많은 변화를 추구하게 될 겁니다. 

 

전시 장소 또한 제천을 비롯해 영월 등 자연환경과 전통 미학의 건축 공간을 기반으로  지역 문화 거점으로 늘려갈 계획이고, 지자체와의 콜라보도 계획하고 있어요. 국내는 물론 해외와의 콜라보 전시도 이미 준비 중에 있습니다. 마침 스페인 국립 지로나 대학교 미디어 아트 칼리지의 대외 협력 담당 디렉터인  Lia Vilahur교수님과 유럽3개국(스페인, 독일, 벨기에) 순환 전시에 파트너 전시로 협업하기로 합의 하는 등 실질적인 국제 교류 아트페어가 될수 있도록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Bankov llli

 

Bankov llli, poster terror moscow big

 

Gabor Palotai

 

Gabor Palotai, Skap-posters, GaborPalotai, 70x100cm

 

Hans Dieter

 

Hans Dieter, Baseline No.41

 

Keith Kitz

 

ⓒ Keith Kitz, Stop Go

 

Kuki Krzysztof Iwansk

 

Kuki Krzysztof Iwansk, Crime and punishment Kuki Krzysztof

 

Renato & Sabina

 

Renato Tagli & Sabina, Oberholzer HAKKA

 

 

Q. ‘세계그래픽아트페어’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요?

 

전시장에 작품을 걸어놓고 관객들로 하여금 와서 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는 점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자 특징입니다. 지역에 거점을 확보해서 기간을 길게 잡아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관람객이 잠시 들러서 작품을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통해 작가와 일정 기간 함께 지내면서 현장에서 작가가 창작하는 제작 과정을 관찰하게 하고 작품을 감상하며, 작가와의 대화를 통한 생생한 창작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이러한 과정은 예술과 디자인이 결과물로만 비춰지는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 풍부한 과정에 대한 이해와 작품의 의미, 그리고 조형물로서의 통합된 이미지가 예술로 승화된 일종의 스토리텔링으로 많은 이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삶에 변화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

 

Q. 그래픽아트만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일반 예술 작업은 순수미술 (fine arts)의 오리지널 작품이 있어야 전시가 가능하죠. 하지만 그래픽아트는 전통적으로 저널리즘이나 커뮤니케이션 매체에 적용되던 복제 기술(출판/인쇄 등)의 토대 속에 행하여지는 분야인데,  아나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작품 원본의 개념이 복제용 화일을 기반으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동시성과 즉시성이 강화된 동시 다발적 전시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국내 도시 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든 전시가 가능하다는 큰 장점이 있죠.

 

 

제천 세종이야기미술관 분원

 

 

Q. 앞으로 2회, 3회 전시에 대해서는 어떻게 계획하고 계신가요?

 

처음 기획했던대로 사람과 자연, 디자인과 예술을 아우르는 것이 목표예요. 제천 세종이야기미술관 분원을 거점으로 삼아 길게 보고 행사를 이어갈 생각이에요.

 

또 한 가지는 우리 행사에서 중요한 부대행사로 여기는 것 중 하나인 레지던시(작가 거주형 창작 및 전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순수 미술 (회화나 조각) 분야에선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운영되지만, 디자인쪽에선 그 사례를 찾아보기가 어려운데요, 제천과 같은 힐링도시를 그래픽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근거지로 삼을 계획을 잡고 있어요. 일정기간동안 그곳에서 디자이너가 머물면서 창작활동과 함께 결과물로 작품 발표를 하고, 관람객들이 캠프 프로그램을 통하여 몇일간 리조트에서 여가를 즐기면서 예술의 세계를 가까이 접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캠핑을 가면 모닥불 앞에 모여앉아 도란도란 밤새 이야기하듯 자연 속에서 작가와 함께 한 공간에서 머물면서 그곳을 찾은 관람객들이 더욱 더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입니다.  

 

 

올해 열린 ‘제1회 세계그래픽아트페어’는 소규모 프리이벤트(Pre-event) 전시 형태에 불과했지만, 내년부터는 그 규모를 확대하여 전국의 도시를 순회하며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아울러 미국, 유럽 등 세계 각지로 확대돼 글로벌하게 진행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인사동 코트에서는 10월 27일(수)까지 열릴 예정이며, 이어 세종이야기미술관 제천분원에서 11월 11일까지 릴레이 형태로 전시될 예정이다. 관람료는 무료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세종이야기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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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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