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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디자인의 가치 보여주는 공간

2022-02-16

시간이 지나도 감동을 주는 디자인이 있다. 이러한 디자인은 시간의 흐름에 관계없이 많은 이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 

 

특히 과거의 미니멀한 디자인은 현대인들에게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시대를 뛰어넘는 디자인으로, 디자인의 중요성과 가치를 전하는 이러한 디자인은 단순히 한 시대를 풍미한 아름다움을 넘어 삶의 태도까지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 

 

 

4560디자인하우스 

 

 

시간을 거스르는 디자인의 본질을 보여주는 다양한 디자인 컬렉션을 선보이는 공간이 있다. 미드센추리모던 거장들의 작품부터 50~90년대 미니멀 디자인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4560디자인하우스(4560designhaus)다. 

 

 

 

전시 전경

 

 

4560디자인하우스의 작품은 개인이 수집한 것들로 이곳은 2018년 5월에 시작됐다. 40평 공간에서 시작돼 현재 220평 공간에 자리잡은 4560디자인하우스에서는 한 컬렉터 제이슨 박(Jason Park)의 컬렉션에 대한 열정과 디자인에 대한 애정을 볼 수 있는 곳이다. 

 

4560디자인하우스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4560designhaus는 바우하우스의 계보를 잇는 미드센추리모던 거장들의 작품들을 비롯해 ‘디자이너의 디자이너’ 디터람스(Dieter Rams)의 작품들과 브라운(Braun), 애플(Apple)등 50~90년대 미니멀 디자인 작품들로 구성된 개인 컬렉터의 공간입니다. 

 

 

전시 전경

 

 

어떤 계기로 수집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2004년부터 현재까지 웹 에이젼시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다수의 어워드도 수상하고 나름 인정도 받았지만, 너무 쉼없이 달렸던 탓인지 몸도 마음도 지쳐 갔어요. 문득 지난 세월을 돌아보니 20여 년 간 디자이너로 살아온 삶이 허무하게 느껴졌죠.

 

한 픽셀 한 픽셀 고민해서 나온 결과물은 금세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보람도 의미도 없는 디자인을 밤새워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됐어요. 그때 우연히 디터람스 오디오를 접하게 됐고 오랜만에 설레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해외 경매 등을 통해 조금씩 컬렉팅을 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디터람스 제품만 모으다가 브라운 디자인의 근원인 바우하우스, 그리고 브라운을 잇는 애플까지 수집하게 됐습니다. 

 

 

 

전시 전경

 

 

50~90년대 미니멀 디자인 작품 컬렉션을 선보이고 계신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브라운의 창립자인 막스 브라운(Max Braun) 이후 50년대 중, 후반 브라운 디자인은 바우하우스를 잇는 울름조형대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바우하우스 마지막 졸업생인 헤어베르트 히르해(Herbert Hirche)의 작품들과 울름조형대학의 한스 구겔로트(Hans Gugelot)을 시작으로 1955년 브라운에 입사한 디터람스에게로 이어졌고 브라운의 기능적이고 실용적인 디자인은 애플을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애플 디자인을 좋아했던 저에게는 흥미로운 수집이었습니다.

 

Braun HF1 TV

 

 

컬렉션 중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이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소장품 중 TV류들을 특히 애정합니다. 라디오라는 매체에서 시청각으로 전환되면서 다양한 산업이 발전했는데요, 현대 미디어의 근간이 된 TV는 다른 컬렉션들보다 구하기도 힘들고 부피와 무게 때문에 배송에도 어려움이 많았던 만큼 애정이 큰 것 같습니다.

 

그중 바우하우스 마지막 졸업생인 헤어베르트 히르해가 디자인한 HF1 TV(1958)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컬러, 미니멀 디자인의 극치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에요. 가장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작품이라 애정이 많이 갑니다.

 

당시 TV들은 전형적인 나무소재와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가구형태가 많았지만 HF1은 소재, 디자인, UI, UX측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한 작품이에요. 전면 플라스틱을 사용해 나무에서는 표현하지 못하는 곡선을 가능하게 했고, 사용자가 스크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원버튼을 제외한 나머지 기능적인 버튼들(채널/음량/기타 조절장치)를 상단에 배치함으로써 TV를 조작할 때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되도록 디자인했으며, 민트와 그레이 컬러의 조화는 시각적 경쾌함과 우아함을 보여줍니다.

 

 

 

전시 전경

 

 

컬렉션 전시 구성 및 공간 구성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50년대, 60~70년대, 80~90년대를 시대별로 나누어 전시관을 구성했는데, 긴 복도를 통해 시간순으로 작품이 배치돼 있습니다.

 

단순히 전시품을 나열하지 않고 미드 센추리 모던 가구들과 함께 당시 있을 법한 거실/서재로 공간을 꾸몄는데요, 관람객들은 마치 시간여행을 하듯 그 시대로 빠져드는 몰입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4560디자인하우스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4560디자인하우스는 디자인 뮤지엄을 지향하고 있어요. 소비를 위한 생산 그리고 과도한 마케팅이 만들어낸 무분별한 디자인은 환경오염을 야기시키는데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디자인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진정한 디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묻게 하죠.

 

좋은 디자인은 좋은 삶을 의미하기도 해요. 좋은 삶을 향한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진정한 디자인의 가치와 의미 그리고 감성을 나누고자 합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4560디자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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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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