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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캐릭터로 메시지 전하는 브랜드 ‘조구만 스튜디오’

2022-03-23

멸종된 줄로만 알았던 공룡들이 긴 시간이 지난 지금도 우리 곁에 있다면 어떤 말을 할까. ‘우린 조그만 존재야. 조그맣지만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야’라고 말하진 않을까. 

조구만 스튜디오 로고 이미지

 

 

낙서에서 시작됐지만 울림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캐릭터가 있다. 조구만 스튜디오의 ‘하찮은 공룡들’이다. 다양한 작업들을 통해 캐릭터들의 성격과 특징을 갖게 된 ‘하찮은 공룡들’에는 결코 하찮지 않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 조구맣지만 안 중요하단 건 아냐.”라는 조구만 스튜디오의 슬로건이자 같은 방향성에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이 캐릭터들은 공룡들이다.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공룡을 바보 같고 하찮게 그리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탄생한 일러스트로, ‘초식공룡’이라는 키워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하찮은 공룡들’ 시리즈는 ʻUBHC(Unforgiving Brutal Herbivore Club), 즉 ‘자비없고 잔인한 초식동물 클럽’이라는 세계관으로 확장돼 조구만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캐릭터 시리즈가 됐다. 

 

‘하찮은 공룡들’을 만든 조구만 스튜디오는 만들고, 그리고, 이야기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일러스트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크리에이티브팀인 이들은 2017년부터 다양한 작업을 해오고 있다. 

 

삐뚤빼뚤한 그림으로 마냥 귀엽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하는 조구만 스튜디오는 말장난과 어두운 유머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며, 사람들에게 일상 속 ‘조구만’ 행복을 주고자 한다. 

 

공룡계의 주인공을 도맡았던 육식공룡 대신 UBHC 클럽을 이룬 열 마리의 공룡 회원들은 하루하루를 평범하고도 특별하게 살아가고 있다. 

 

UBHC의 문장 이미지

 

 

UBHC의 공식 문장(紋章)은 총 4등분으로 이루어져있다. 좌측은 불가항력을 뜻하는 소행성, 기쁨의 맥주, 저항을 상징하는 총으로 이루어져 있고, 우측엔 UBHC의 창립자인 브라키오사우루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초식공룡인 트리케라톱스와 뿌리 채소인 체리벨 래디시가 각각 우측과 좌측에서 문장을 수호한다. 

 

조구만 스튜디오의 메인 캐릭터 브라키오

 

 

메인 캐릭터는 UBHC의 초대회장인 브라키오다. 순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나는 초식공룡이야. 그렇다고 널 죽일 수 없다는 건 아냐”라고 말하는 브라키오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늘 총을 지니고 다닌다. 약하고 선한 존재들에게는 한없이 다정하지만, 불의를 보거나 부당한 일을 겪으면 참지 않는 브라키오는 험란한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작은 용기를 주고자 한다. 

 

조구만 스튜디오의 캐릭터인 10마리의 하찮은 공룡들 

 

 

세 개의 뿔이 특징인 주황색 공룡 트리케라는 계절의 변화를 만끽할 줄 아는 멋진 감성의 소유자로 ‘먹고사니즘’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순간들을 놓치지 않는 낭만주의자다. 뽀족뽀족한 골판이 등에 돋아있고 꼬리에 하트모양 곤봉이 달려있는 노란 공룡 안킬로는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침착하게 다시 시작하는 캐릭터다. 

 

목도 꼬리도 긴 분홍색 공룡 디플로는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친구들에게 사랑을 잘 나눠주며 맥주를 좋아한다. 등에 연 모양의 골판이 돋아있고 꼬리에 길고 날카로운 골침이 달려있는 하늘색 공룡 스테고는 호두 만한 뇌의 소유자로 멍청하지만 누구보다 힘이 세고 다른 이들을 배려하고 도와주고자 하는 마음이 아주 크다. 

 

모두가 앞을 보고 걸을 때 주위를 잘 살피고 때론 뒤도 돌아보는 파라사우는 조용하고 세심하며 남을 잘 관찰한다. 소리를 증폭시키는 공명관 역할을 하는 볏이 있어 우렁차고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파라사우는 하찮은 공룡들 중 유일하게 아이가 있다. 

 

바다에 사는 수룡 모사는 대부분의 공룡들이 가보지 못한 곳에 많이 가봤다. 아주 넓은 바다에서 헤엄을 치고 작고 얕은 해안가에도 머물러 본 모사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깊은 바다 속 즐거운 일을 잘 알고 있다. 

 

‘두꺼운 머리를 가진 도마뱀’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파키는 일명 박치기 공룡으로, 단단한 머리뼈 안에는 달걀만한 뇌가 들어있다. 다 들이받을 것 같지만 싸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파키는 단단한 견과류를 까거나 코코넛을 딸 때 나무를 치거나 못을 박기 위해 머리를 사용한다. 

 

‘날개는 있고 이빨은 없다’는 뜻의 프테라는 날개가 달린 파충류로 공룡은 아니지만 클럽에 속해있다. 해안가 절벽에 지은 작은 오두막에서의 노후를 꿈꾸며 오늘도 여의도의 빌딩 숲으로 힘차게 출근하는 프테라는 물고기와 해양생물을 주식으로 먹지만 서울에선 비싸서 매일 먹지 못하고 주말에 낚시여행을 간다. 

 

폭군, 도마뱀, 왕이 이름에 들어가는 티라노는 ‘최고의 포식자’라는 소문이 있지만 사실 그다지 폭력적이지 않다. 오히려 눈물이 많은 티라노의 주식은 육고기지만 샐러드도 종종 먹고 싶어한다. 짧은 앞발 때문에 놀림을 받기도 하지만 긴 젓가락을 쥘 땐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귀여운 브라키오의 모습을 담은 이모티콘 ‘자비없고 잔인한 브라키오’는 2021년 11월에 출시, 카카오 이모티콘에서 이모티콘 전체 1위를 기록했고, 2022년 상반기엔 해당 시리즈의 두 번째 이모티콘이 출시될 예정이다.

 

조구만 스튜디오의 에세이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

 

 

조구만 스튜디오의 첫 번째 에세이 <우리는 조구만 존재야>는 지금까지 약 50,000부가 발행됐다. 이 세상 모든 조구마한 것들에 보내는 따뜻한 찬사가 담긴 이 책은 브라키오를 통해 일상의 면면을 지그시 들여다본다. 만화, 에세이, 질문 형태의 이야기는 자기 자신, 나를 둘러싼 관계, 인생 전반에 대해 말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감싼다. 

 

 

 

 

조구만 스튜디오의 제품들

 

 

‘서울디자인페스티벌(SDF) 2019’에서 ‘올해 주목해야 할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된 이들은 이밖에도 ANDZ 2021 S/S Collaboration, 아모레퍼시픽 Vital Beautie, Klairs dear, 이니스프리, 교보문고, 리큐엠(오라라모바일) 등과의 협업을 진행했으며, 매트, 블랭킷, 랩탑 파우치, 바디필로우, 스티커, 캘린더, 펜, 양말, 노트, 필통, 키링 등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조구만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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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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