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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특별기고] ddp 10년, 나의 드림일지

2022-06-04

글_ 권희대 서울디자인재단 홍보팀장

 

사람들이 ddp를 훗날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지만, 아마도 한국디자인의 역사는 ddp 이전과 이후로 나눠질 겁니다. ddp의 점유 형태뿐만 아니라 ddp에서 한국디자인의 발전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 대규모 디자이너 지원 시스템, 가시적 성과 등은 분명 이전에는 없던 것이기 때문이죠. 물론 지금까지 이뤄낸 성과를 어떻게 볼 것인가는 각자가 가진 문화적 식견, 받은 혜택의 유무, 사람들과의 관계에 따라 극명하게 나뉘리라 생각합니다. 거기에는 정치적 스탠스도 한몫하겠죠. 하지만 세계 어디에도 이 정도로 큰 규모로 디자인을 테마로 한 공간이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독보적인 곳이 아닐까 합니다. 

 

 

ddp

 

 

세계인들이 ddp 덕분에 한국의 디자인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ddp의 존재를 아는 세계인들 중 상당수는 이곳이 한국의 디자인 경쟁력을 위해 세워진 곳이라는 것도 이해하기 때문이죠. ddp에서 전시회를 갖는 세계 유수의 브랜드들과 그곳에서 종사하는 디자이너들은 이곳의 쓰임새를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ddp가 없었다면 애초부터 일어날 수 없었던 일입니다.

 

또 ddp에서는 소상공인들과 청년들의 디자인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그 규모는 커지고 있으며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ddp 디자인 페어>는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젊은 디자이너가 상업적인 디자이너로 한 단계 도약하는 ‘등용문’이기도 합니다. ddp에서 전시회를 가졌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들의 프라이드가 달라지곤 합니다. 이제 이들이 만든 결과물들이 모여 서울의 디자인 트렌드를 제시하려 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백화점 어디에나 있는 유명 브랜드의 디자인 프로덕트가 아닌 이곳의 생태계에서 자생한 ‘물건’들입니다. 먼 이야기가 아닙니다. 누군가 서울의 디자인이 가야 하는 길을 묻는다면 고개를 돌려 동쪽을 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할 시기가.

 

이제 2년 후면 ddp가 10번째 생일을 맞이합니다. 일반 시민들에게’ ddp의 존재 의미는 무엇인가’ 누군가 묻는다면 저는 ‘ddp는 서울시 한가운데서 어떤 건물보다도 우리 사회에 큰 질문을 던지고 있는 곳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ddp를 위에서 보면 퀘스천 마크 형태이기도 합니다). ddp는 ‘과연 우리 사회가 제대로 혁신하고 있는가?’라고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가?’라고 온 형태로 이곳을 지나다니는 시민들에게 묻고 있습니다. dream, design, play의 상징어가 괜히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꿈꾸는 공간으로서 ddp는 꿈꾸게 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과연 새로운 것을 디자인하고 있는가’라고 디자이너에게 질문을 던질 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당신의 생각과 일상을 새롭게 바꿔가고 있는지’ 묻고 있습니다.

 

ddp

 

 

그리고 외국인들에게도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한국에 오고 싶지 않은가?’라고. ‘ddp라는 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 속으로 들어와 보고 싶지 않은가’라고 묻고 있는 거죠. 코로나 사태 이전에 수많은 외국인들이 찾아온 것만 봐도 그들이 이 질문에 얼마나 잘 화답하고 있나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ddp는 세계에서 최첨단의 디자인을 경험해볼 수 있는 장소로 인식되어 갈 것입니다. 물론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뤄내야 할 의무이자 꿈이기도 합니다.

 

ddp ⓒ Edmon Leong

 

ddp ⓒPanta Creation

 

 

ddp 10년을 맞아 제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550미터에 달하는 둘레길이라는 유니크한 장소에 서점을 만드는 것입니다. 영화 <설국열차>를 차용한 ‘자기개발 테마파크’.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긴 서점형 테마파크로 기네스북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ddp에서 가장 혁신적인 장소 중 하나인 둘레길 550미터를 걸으며 인생의 막힌 문제들을 파쇄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얻어가는 테마파크. 기획자의 방, 사춘기 아이들을 위한 부모들의 방, 아픈 청춘들의 방, 요리사의 방, 자동차 매니아의 방 등등, 무궁무진한 테마들이 생각이 나네요. 

 

서점과 디자인이 무슨 상관이냐고요? 츠타야를 설계한 마스다 무네아키의 ‘세상 모든 기획이 디자인이다’라는 것은 이미 생소할 것도 없는 생각입니다. 둘레길에서 테마형 서점 10개의 방, 20개의 방을 통과하는 것은 인생의 문제를 풀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위대한 디자인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준비하고 있냐고요? 물론 꿈일 뿐입니다. ddp 10년은 제게 무수한 꿈을 꾸게 합니다. 제게는 더할 나위 없는 ddp의 존재 이유입니다. 

 

사진제공_ 서울디자인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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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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