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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공간 이야기] 삼청동에 새롭게 자리한 뮤지엄한미 삼청

2023-01-29

한미사진미술관은 한국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으로, 사진작가를 대상으로 창작 및 전시 활동을 지원하는 전문 기관이 전무하던 2003년 개관, 전시, 소장품 수집, 작가 지원사업, 출판 및 교육사업 등을 통해 한국 문화예술 발전과 사진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힘써왔다. 

 

2009년부터는 학술연구기관 한국사진문화연구소를 설립, 한국의 사진 도입 초기부터 1900년대에 이르는 시기의 자료수집과 연구, 증언 확보에 노력을 기울였고, 2012년엔 한미사진아카데미를 개원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 전문 미술관으로 자리매김했다. 

 

뮤지엄한미 삼청 (사진제공: 뮤지엄한미 삼청)

 

 

한미사진미술관이 20주년을 맞이해 ‘사진예술의 확장과 다가가는 미술관’이라는 목표로 그동안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삼청동에 뮤지엄한미 삼청을 새롭게 개관했다. 

 

설계는 ‘비움의 구축’이라는 독창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건축적 실천에 몰두해온 기오헌 건축사무소의 민현식 건축가가 맡았다. 

 

뮤지엄한미 삼청 (사진제공: 뮤지엄한미 삼청)

 

공간 중앙에 있는 '물의 정원' ⓒ Design Jungle

 

 

공간은 ‘물의 정원’을 중심에 두고 세 개의 동이 3차원으로 교직한다. 여기엔 공간의 흐름에 따라 관람객이 순환하게 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다. 

 

지하 전시장 전경 ⓒ Design Jungle

 

아트샵과 카페 전경 ⓒ Design Jungle

 

 

지하 1층에는 총 174.4제곱미터 크기의 복도형 전시실과 172.6제곱미터의 멀티홀, 카페와 아트스토어가 있고, 지상 1층에는 총 194.3제곱미터 크기의 전시실 3개와 317.4제곱미터의 수장고와 개방수장고가 자리하고 있으며, 지상 2층에는 204.4제곱미터 크기의 라운지와 레스토랑이 마련돼 있다. 

 

21세기 디지털 이미지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바뀐 사진 매체를 수용하는 뮤지엄한미 삼청은 사진을 동반자로 삼는 랜드아트, 장소 특정적 미술, 개념미술은 물론 사진을 기원으로 발전한 뉴미디어 영상까지로 전시대상을 확장, 이를 위해 영상과 사운드를 수용하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대형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는 7미터 높이의 전시 벽과 콘서트홀에 버금가는 음향설비를 지하 1층 멀티홀에 갖춘 것. 

 

지난 20년간 수집한 2만여 점에 달하는 사진 소장품을 보존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저온 수장고와 냉장 수장고를 구축, 전통적 사진예술의 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15℃에 상대습도 35%의 저온 수장고와 5℃에 상대습도 35%의 냉장 수장고 항온항습시스템은 ‘역사적’ 사진 소장품 수명을 500년은 보장하는 것으로, 작품과 접촉하는 모든 재료는 중성 아카이벌 재료를 사용했고, 수장고 외장재도 보존성이 높은 스테인레스 스틸을 사용, 사진 보존에 관한 모든 규정을 준수했다고 할 수 있다.

 

보존에 취약한 역사적 작품들을 전시할 수 있도록 저온수장고와 연결된 개방수장고를 만든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이는 역사적 소장품을 미술관 수장고에 유폐하기보다 일반 대중이 접할 수 있도록 하고자하는 뮤지엄한미의 상징적 전시 장치이기도 하다.  

 

 

전시 전경 ⓒ Design Jungle

 

 

뮤지엄한미 삼청은 개관전으로 50여 년의 한국 사진제도의 안팎을 샅샅이 뒤집어 살펴보는 역사전인 ‘한국사진사 인사이드 아웃, 1929~1982’를 선보인다. 우리 사진 역사를 새롭게 되짚어보는 이번 전시는 사진 전문 미술관으로서 한미사진미술관의 지난 20년간의 역량을 동원한 기획전이다. 

 

한국 사진이 어떠한 제도적 조건과 역사적 문맥 속에서 역사를 일궈갔는지를 밝히고자 하는 전시에서는 1929년 광화문빌딩 2층에서 열렸던 정해창의 ‘예술사진 개인전람회’부터 1982년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 석조전 서관에서 ‘원로작가 초대전’의 일환으로 열렸던 ‘임응식 회고전’에 이르는 한국사진사의 주요 연보를 재구성한다. 

 

전시는 신문사들이 주최한 공모전들로 사진가의 예술적, 사회적 승인형식이 확립된 1930년대부터 한국 사진계의 외향성을 불렀던 1950~60년대 해외 사진 공모전, 반세기 이상 한국 사진계를 지배했던 관전과 민전의 당선작들을 두루 살피며, 이후 공모전 형식에 벗어나서 개인전의 형식을 통해 사진가 개인의 이력을 키워 나갔던 작가들의 작품들도 함께 살펴본다. 

 

 

 

전시 전경 ⓒ Design Jungle

 

 

1,000여 점의 사진으로 한국사진사 120년을 망라한 1998년의 ‘한국사진 역사전’을 참조하면서 한국 사진계를 움직인 제도와 주요 이벤트에 집중한 뮤지엄한미 삼청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빈티지 프린트의 부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당대의 사진적 조건과 사진가 고유의 미학적 성향을 담지한다고 여겨지는 빈티지 프린트로 전시작을 구성했다. 

 

개관전과 연계, 1929년 이전의 우리나라 초기 사진들도 선보인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사진을 도입한 황철이 촬영한 1880년대 사진부터, 고종의 초상사진, 흥선대원군의 초상 사진 원본을 전시하며, 조선황실의 마지막 황실사진가였던 해강 김규진이 1907년 서울에 문을 연 천연당 사진관 작품들과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사진가로 알려진 경성사진관 이홍경이 촬영한 여인의 초상도 전시된다.

 

전시와 연계한 세미나도 개최된다. 오는 2월 11일엔 ‘미술관-박물관의 사진 컬렉션과 사진의 진본성’을 주제로 하는 세미나가 진행된다. 

 

200여 점의 사진과 100여 점의 아카이브를 선보이는 뮤지엄한미 삼청의 개관전 ‘한국사진사 인사이드 아웃, 1929~1982’은 오는 4월 16일까지 이어지며, 입장료는 성인(24세~65세) 6,000원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9길 45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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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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