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컬쳐 | 인터뷰

[궁금한 인터뷰] 이중주차문제 기분 좋게 해결하는 아이디어 

2023-02-24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아파트 주차장은 주차 전쟁터다. ‘오늘은 주차를 쉽게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주차할 곳이 없어 주차장을 뱅글뱅글 돌기 일쑤. 결국 다른 차 앞에 차를 세운다. 거기서 걱정은 또 다시 시작된다. 언제 차를 빼 달라는 전화가 올까 밤새 마음이 편치 않다.

국내 아파트당 주차가능대수는 1.2대, 가구별 평균 차량보유대수는 2.5대다. 많은 아파트에서 주차 공간이 부족해 여러가지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다. 차를 세운 사람도, 차를 밀거나 차주에게 전화를 하는 사람도 불편하긴 매한가지. 

 

주차된 차가 몇 시에 나갈 건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주차가 훨씬 쉬울텐데. 그래서 플러그링크와 아이디엇이 아이디어를 냈다. 이중주차를 위한 알림 시계를 만드는 것. 이름하여 ‘출차알림시계’다. 

 

플러그링크와 아이디엇이 선보인 출차알림시계

 

 

플러그링크와 아이디엇이 함께 만든 출차알림시계는 본인의 출차 예정 시간을 알려주는 ‘매너 아이템’이다. ‘이 사간쯤 나갈 예정이에요!’라는 문구가 써 있는 알림시계에 원하는 시간으로 자석 숫자를 붙이고 차량 위에 올리기만 하면 된다. 

 

플러그링크와 아이디엇으로부터 출차알림시계 제작 이야기를 들어본다. 

 

플러그링크는 어떤 회사인가요? 


플러그링크는 전기차 충전기 설치와 충전 서비스를 운영하는 플랫폼 회사입니다. 앱과 충전 공간 경험을 통해 누구나 쉽고 간편하게 전기차 충전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기존의 충전 사업자들이 정부 보조금을 받고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에만 집중했다면 플러그링크는 고객의 충전 경험까지 고민하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자 하고 있습니다. 

 

출차 예정 시간을 알려주는 출차알림시계

 

 

이중주차문제 갈등 해소 프로젝트는 어떻게 기획됐나요? 


‘‘고객 경험을 최우선으로!’라는 플러그링크의 기업철학을 어떻게 알리면 좋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됐습니다. 첫 브랜드 캠페인인데 단순하게 ‘전기차 충전은 플러그링크’라는 카피로만 소개되고 싶지 않았어요.

 

또, 전기차 충전기 설치를 결정하시는 분들의 대부분은 전기차를 타지 않고 있다는 점도 기획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플러그링크 충전 서비스 이용자는 당연히 전기차를 타고 계시지만, 설치 결정권자인 입주민 대표나 관리소장님들은 아닌 경우가 많았거든요. 즉, 전기차를 타지 않더라도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되는 공간을 경험하는 아파트 입주민 모두가 저희의 고객이라는 생각의 확장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됨으로써 아파트 입주민 전체가 겪는 불편함을 해결해보고자 했고, 주차 공간 부족, 그 중에서도 이중주차 문제에 집중하게 됐습니다. 실제로도 충전기를 설치하려고 하면 가장 많이 반대에 부딪히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거든요. 전기차를 타고 있지 않다면 충분히 공감할 만한 상황이죠. 가뜩이나 주차공간이 부족한데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면 그 곳에 주차할 수가 없거든요. 주차하면 과태료를 내야 해요. 

 

물리적으로 주차 공간을 넓히지는 못하더라도 저희가 제안하는 솔루션으로 좀 더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게 된다면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되는 것에 심리적 거부감을 덜 느끼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전기차 충전기 설치로 인한 불편함과 더 나아가 입주민 간의 갈등은 결국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산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편리한 전기차 충전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니까요.

 

 

간단히 구성돼 사용이 편리하다.

 

 

출차알림시계의 구성은 어떻게 되나요?


아주 간단합니다. 매일 사용해야하는 만큼 쉽게 만들고 싶었거든요. 본체 앞판과 뒷판을 탈부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안에는 시간을 표시할 수 있는 숫자카드와 ‘이 때쯤 나갈 예정이예요.’라고 쓰여진 멘트스틱 2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계 본체에는 숫자카드와 멘트스틱을 붙일 수 있는 자석판이 있구요. 바닥면에는 미끄럼방지 패드가 붙여져 있고 자석카드가 꽤 무게감이 있어서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자동차 내외부에 비치해 사용할 수 있어요. 

 

2주간의 배포기간동안 반응이 무척 좋았다고 들었습니다. 실제 사용 후 반응은 어떤가요?


네, 신청 기간 내내 반응이 생각보다 너무 좋았어요. 이중주차로 스트레스 받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어요. 특히 세상에 없던 물건을 만들었으니,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궁금해서 매일 어떤 후기가 올라오는지 확인했어요. 

 

이미 이중주차가 너무 심해서 종이에 출차 시간을 써서 붙이시던 분이 계시더라구요. 출차알림시계 캠페인에 매우 공감해주시고, 꼭 필요했던 제품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다고 하셨던 후기를 보았어요. 

 

또, 전기차 카페에 개봉기, 2주 사용 후기를 올려 주신 분이 계세요. 너무 기대하는 마음에 신청했는데 받아보니 크기도 눈에 띄게 좋고, 퀄리티도 너무 좋다며 만족하셨고요. 2주 후 사용 후기에는 놀랍도록 출차알림시계를 비치한 후에는 이중주차 관련 출차 제한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렇게 좋은 후기를 나눠 주시는 분들이 한 명, 두 명 늘어난다면 정말 우리나라의 주차 문화를 바꿀 주차매너 아이템이 되지 않을까? 라는 기대도 생겼습니다. 

 

출차알림시계를 외부나 내부에 두어 이중주차로 인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아주 초반이 어려웠던 것 같아요. 어느 방향으로 아이디어를 기획할 것이고 발전시킬지 결정하는 순간에 가장 많은 고민을 했거든요.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겪는 불편함은 무엇이며, 또 아이디어가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닿은 솔루션이 되는지 등등 고려할 점이 매우 많았어요. 아무래도 ‘플러그링크는 이런 브랜드예요’라고 경험을 제공해드리는 캠페인이다 보니 그랬던 것 같습니다.

 

출차알림시계를 만드는 것도 쉽지만은 않았어요. 세상에 없던 제품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보니, 사용자 관점에서 가장 효율적인 디자인 형태에 대한 고민부터, 시간을 표기하는 방식, 세부적인 색상 조합 등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고민하며 진행했어요. 플러그링크와 아이디엇 디자이너들이 매우 고생을 했습니다. 

 

이후에는 제품 금형, 생산, 도색 등 제조업체들과 예정된 캠페인 런칭 기간까지 제작을 완료할 수 있도록 퀄리티와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어요.  

 

제품 분실의 위험은 없을까요?


실제로 많이 받았던 문의이자 반응이기도 해요. 제작 당시에도 고민도 했었는데요. 이중주차를 한다는 건 그만큼 주차장에 많은 차들이 있다는 거잖아요. 사실 조금 더 생각해보면 그 많은 차들에 달린 블랙박스와 cctv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주차장이 도난에 가장 안전한 장소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런 관점에서 분실의 가능성보다는 더 많은 분들이 보시고 주차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템이 있다는 걸 알리자는 것에 더 무게를 두었던 것 같아요. 

 

제품이 배포되고 한 달가량이 지난 현재까지, 다행이도 도난으로 인한 피해 사례나 접수는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품 공식 판매도 예정돼 있나요? 


기획 당시에는 브랜드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된 이벤트 제품인만큼 판매는 계획에 없었는데요. 생각보다 많았던 신청 수에 비해 많은 분들께 드리지 못한 아쉬움과 홈페이지, 블로그, 카페, 전화 등 다양한 채널로 판매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 구체적이진 않지만 판매에 대해 고려하고는 있습니다. 

 

우선, 3월에 운영을 위해 확보한 수량 중 일부를 이벤트 신청하셨던 분들을 대상으로 사전 판매를 진행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만약 정식 판매를 하게 된다면 후기나 댓글로 남겨 주신 의견들을 꼼꼼히 살펴서 반영해 더 좋은 퀄리티로 만나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의미가 있다면 어떤 점일까요?


인식의 전환인 것 같아요. 주차 공간 부족에 대해 그동안은 주로 물리적인 해결 방법으로만 접근했다면, 출차알림시계는 출차 시간 정보를 입주민이 서로 공유해 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실현 가능하게끔 해주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해요. 

 

또, 한 지자체에서는 주차면 1면을 넓히는데 200만원가량이 든다고 하니 경제적인 효과가 있는 의미있는 아이템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같은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이웃에 대한 배려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불평불만만 하며 서로가 피해를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나와 우리의 편리함을 위해 출차 시간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출차알림시계의 핵심이니까요.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아이디엇
 

facebook twitter

#출차알림시계 #주차문제해결 #이중주차 #이중주차갈등해소 #플러그링크 #아이디엇 #아이디어 

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