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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전시 포커스] 세계 곳곳을 캔버스 삼아 평화적 메시지 전하는 JR의 전시

2023-05-30

세상 곳곳을 캔버스로 삼아 전쟁, 인권, 차별 등 사회적인 주제를 다루며 평화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제이알(JR)의 전시가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JR(French, born 1983). JR portrait, 2019. ⓒ JR-ART.NET

 

 

프랑스 출신의 사진작가이자 거리 예술가인 제이알은 세상 속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예술’로 승화시킨다. 도시가, 거리가, 건물이 그의 캔버스가 된다. 

 

제이알은 “예술이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장소에 예술을 선보이고 싶다. 그 곳의 사람들과 함께 엄청난 프로젝트를 벌이고, 그들이 스스로에게 질문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작품을 통해 국경을 넘고, 전쟁을 멈추며, 사람들을 하나로 모은다. 차갑게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 타인을 향한 이타심과 같은 평화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20년간의 행보를 조망하는 제이알의 국내 첫 대규모 개인전인 이번 전시 ‘제이알: 크로니클스(JR: CHRONICLES)’는 뉴욕 브루클린 미술관에서부터 시작, 독일 뮌헨 쿤스트할레를 거쳐 서울에서 아시아 최초로 열리는 전시다.   

 

Migrants, Mayra, Picnic across the Border, Tecate, Mexico-U.S.A, Installation image, Wheat-pasted poster on table, 2017. ⓒ JR-ART.NET

 

 

전시에서는 사진 작품과 영상, 왜상(anamorphosis)인 아나모포시스, 콜라주처럼 이미지를 잘라붙인 휘트 페이스트 업(wheat paste-up) 등의 작품 14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다수의 대중과 소통하고자 한 그의 초기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거리 전시회’는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그가 길거리나 도시 건물 외벽을 캔버스 삼아 그래피티 아티스트로서 활동했던 초기 시절의 작품들을 보여준다. 건물 외벽에 인쇄한 이미지를 부착하고 프레임을 씌워 전시장의 작품처럼 보이게 하는 작품들이다. 

 

Generation, Braquage, Ladj Ly, Wheat-pasted posters, 2004. ⓒ JR-ART.NET

 

 

‘세대의 초상’은 제이알이 첫 인물 초상 작업을 시작한 작품이자 2004년 진행한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편향된 미디어로 인해 사회의 위협적인 존재로 왜곡된 지역사회 및 구성원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장소의 상황과 결합해 만들어내는 이미지를 통해 익명의 다수로 존재하는 구성원들의 개인성과 권리에 대해 다시 사유하게 했다. 

 

‘페이스 투 페이스’ 프로젝트는 사상 최대 규모 불법 사진전으로, 다양한 직종의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의 대형 초상을 국경지역 곳곳에 부착, 시각적으로 각각 어떤 지역의 사람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움을 보여주면서, 인간으로서의 유대감과 두 지역을 갈라놓는 벽의 의미를 새롭게 상기시켰다. 

 

The Wrinkles of the City, La Havana, Rafael Lorenzo y Obdulia Manzano, (artwork by JR, project between JR _ José Parlá), ink on wood, Cuba, 2017 ⓒ JR-ART.NET

 

 

도시의 역사를 함께한 노인들의 초상을 전시한 ‘도시의 주름’에서는 급격한 발전과 현대화로 대두되는 사회문제를 대면하게 했다. 해당 도시에서 가장 연로한 노년층의 초상사진을 제작, 사회의 변화와 함께한 노인들의 사진을 통해 이들의 삶을 탐구했고, 노인에 대한 문화적 인식에 도전했다. 

 

전시 전경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소외된 도시 곳곳에서 펼친 ‘여성은 영웅이다’ 프로젝트는 여성들의 눈과 얼굴을 찍은 사진들로 설치작업을 진행,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결코 낭만적으로 보여주지 않은 각 국가의 여성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여성들의 주체적인 삶에 대한 재사유를 유도했다. 

 

Inside Out, Times Square, New York City, Installation image, Wheat-pasted posters on buildings, 2013. ⓒ JR-ART.NET

 

 

이러한 그의 관점은 전세계 149개국 5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참여한 참여형 공공예술프로젝트 ‘인사이드 아웃’으로 이어졌다. 이 작품을 통해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사진을 이용해 지역사회의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세계의 다양한 사회문제와 이슈들을 널리 알렸다. 

 

The Chronicles of New York City, USA, Mural detail, Inkjet print on vinyl, 2019. ⓒ JR-ART.NET

 

 

2017년 클리시-몽페르메유에서 시작, 2018년 샌프란시스코, 2019년 뉴욕까지 이어진 ‘연대기 프로젝트’는 지금까지의 모든 프로젝트를 아우르는 것으로, 수많은 인물사진을 콜라주해 과거와 현재를 잇고 다양한 인물의 관점과 경험을 담아 고유한 개별적 존재로의 인식을 조명한다. 

 

JR at the Louvre Museum _ The secret of the Great Pyramid, Anamorphosis in the morning, Louvre Museum, Paris, 2019. ⓒ Pyramide © JR-ART.NET

 

이번 서울 전시를 위해 특별히 작품을 제작, 선보인다. (사진: Design Jungle)

 

 

이번 서울 전시에서는 특별히 한강을 배경으로 제작, 뮤지엄 공간에 맞게 설치한 대형 착시 작품도 선보인다. 공간과 경계를 활용해 환상과 현실이 뒤섞인 하이브리드 세계를 구축하는 작품 <무제, 아나모포시스, 서울>은 균열을 통해 외부 세계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은 환상을 느끼게 한다. 

 

‘예술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대의 편견에 맞서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이끌어내며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제이알의 작품은 오는 8월 6일까지 롯데뮤지엄에서 만날 수 있다. 관람료는 성인 20,000원이다.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롯데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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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 #제이알 #크로니클스 #공공예술프로젝트 #롯데뮤지엄 

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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