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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전시 포커스] 갑작스럽게 이별한 엄마에게 보내는 이상미 작가의 마지막 선물, ‘민자, Voilà!’

2023-11-11

섬유 예술가에서 출발해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사용,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언어를 만들어 내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이상미 작가의 전시 ‘민자, Voilà!’ 갤러리 그림손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 전경

 

 

이상미 작가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섬유 예술을 전공했다. 거즈와 양모, 실과 바늘 등을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창조해 나가고 있는 그녀는 작품을 통해 내적인 메시지를 전달, 관객과 소통하고자 한다. 기존에 사용하던 재료에서 벗어나 다양한 재료에 대해 탐구하고 있는 그녀는 타 장르의 기법을 차용하는 등 작품 세계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이상미 작가

 

 

이번 전시의 제목은 ‘민자, Voilà!’로, ‘민자’는 한국 여성의 이름이고, ‘Voilà!’는 프랑스어로 ‘짜잔, 여기를 보세요~!’, ‘봤지!’ 등의 의미다.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자랑하고 싶어하거나 인정받고 싶어하는 감정 혹은 즐겁게 놀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는 이 말을 통해 작가는 자신의 엄마인 ‘민자’에게 무언가를 ‘짠!’하고 보여준다. 그것은 바로 이상미 작가가 준비한 엄마를 향한 서프라이즈 선물이다. 

 

 

 

 

전시 전경

 

 

작가는 전시를 통해 자신의 엄마가 누리지 못했던 안타까운 시간을 기린다. 코로나19로 인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된 자신의 엄마 ‘민자’가 누리지 못한 아름다운 시절에 대한 이상미 작가의 안타까움과 위로인 셈이다. 작가는 엄마의 영원한 부재와 유언의 의미에 대해 끊임없이 오가는 생각들을 정리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자신을 구성해온 모든 것에 의문을 제기하며, 진짜 자기다움에 대해 성찰한 과정들을 기록했다. 

 

이상미 작가는 이번 전시의 주요 작품으로 <에덴의 저편>과 <그곳, 원초적 자리>를 꼽는다. <에덴의 저편>은 시간과 품을 들인 작품으로, 거즈와 캔버스 위에 아크릴로 채색을 하고, 사실적으로 묘사를 한 이 작품은 3개의 작품으로 완성된다. 이 작품은 이상미 작가의 작품 ‘이전’과 ‘이후’의 중간에 위치한 것으로, 전작들과 앞으로의 작품들을 연결하는 지점이자 구분하는 작품이다. 

 

<에덴의 저편>, 바람, 시작 그리고 가보지 않은 길, 거즈 & 캔버스 위 아크릴, 116.8X91.0cm, 2022~2023

 

<그곳, 원초적 자리>, I, II, 전선 코일, 한지, 거즈 & 캔버스 위 아크릴, 162.2X130.3cm, 2023

 

 

2개의 작품으로 구성된 <그곳, 원초적 자리>에는 밤샘 작업에 열중하다 피곤함으로 몽롱해진 눈이 발견한 생명성이 담겨있다. 작가는 이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그 근원지에서 반전의 기쁨을 느끼고 진행 중이던 작품을 뜯어내 다시 작업을 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작들은 작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성찰의 결과가 우리들의 삶, 그리고 그 삶이 가져온 문제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게 해 관람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엄마 민자가 딸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11월 14일까지 열리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11월 13일 저녁 6시 갤러리에서는 와인과 함께 하는 작은 모임의 시간이 마련,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인문학적, 미학적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소: 서울 종로구 인사동10길 22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이상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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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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