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즈를 시작하며 : 

우리는 매일 수많은 공간을 지나친다. 하지만 모든 공간이 우리의 발걸음을 붙잡지는 않는다. 유독 시선이 멈추는 장소가 있다. 골목 깊숙이 숨은 오래된 책방, 전시장보다는 실험실 같은 작은 미술관, 진열장 하나에도 이야기가 담긴 공예품 매장, 천장을 올려다보는 순간 감탄이 나오는 독특한 인테리어의 카페. 그곳에 들어선 순간, 우리는 문득 궁금해진다.

“이 공간을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왜 이런 식으로 꾸몄을까?”
“처음 이 공간을 구상하던 순간, 어떤 마음이었을까?”

<공간, 그리고 호기심>은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 시리즈는 단순한 공간 소개나 취재를 넘어, ‘호기심이 일으킨 공간’이자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간’을 찾아가는 탐색이다. 그 공간의 기획자, 디자이너, 운영자, 혹은 열렬한 이용자를 만나, 그들의 시선과 감각, 고민과 선택의 과정을 듣는다.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더 깊은 이야기, 공간이 공간이 되기까지의 서사를 기록한다.

이 시리즈는 총 10회에 걸쳐 연재된다. 각 회차는 서로 다른 성격의 공간을 통해 ‘디자인’이라는 언어가 공간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구하고자 한다. 

이 시리즈는 총 10회에 걸쳐 연재된다. 각 회차는 서로 다른 성격의 공간을 통해 ‘디자인’이라는 언어가 공간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구하고자 한다. (사진: AI 생성)

다음은 <공간, 그리고 호기심>이 탐색하게 될 10개의 장면들이다.

<제1화> 동네책방; 종이 위의 은신처
— 책보다 먼저 사람을 읽는 책방. 오래된 서가와 손글씨 POP 사이로 묻어나는 한 사람의 취향과 철학을 따라가 본다.

<제2화> 골목 공방; 손의 온도가 머무는 곳
— 도자기, 금속, 가죽, 나무… 다양한 재료가 삶의 일부가 되는 곳. 수공예의 반복 속에 깃든 고요한 집중력을 마주한다.

<제3화> 예술가의 작업실; 벽면 하나에도 숨결이 묻어 있다
— 지극히 사적인 창작 공간. 작가의 일상과 예술의 경계가 흐려지는 현장을 관찰한다.

<제4화> 독립영화관; 작은 스크린, 큰 우주
— 몇십 석의 관객을 위한 스크린. 대규모 멀티플렉스와는 다른 ‘보는 방식’을 제안하는 공간이다.

<제5화> 건축가의 집; 집이 말하는 방식
— 전문가의 손끝에서 태어난 일상의 공간. ‘사는 집’과 ‘짓는 집’의 경계에서 공간이 전하는 세계관을 읽는다.

<제6화> 리노베이션 공간; 낡음의 재구성
— 폐건물이나 오래된 공장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한 공간. 시간의 흔적과 현재의 감각이 공존하는 풍경을 그려본다.

<제7화> 전시 공간; 하얀 벽 너머의 질문
— 단순한 미술 전시장이 아닌, 질문을 던지는 공간. 디자인과 큐레이션의 교차점에서 공간이 말하는 바를 탐색한다.

<제8화> 테마 카페; 커피보다 먼저 눈이 멈춘다
— 음료보다 먼저 시선을 붙잡는 공간 연출. 인테리어가 취향이 되고, 취향이 브랜드가 되는 과정을 본다.

<제9화> 자연 속 쉼터; 숲과 나눈 대화
— 도시의 소음을 피해 만나는 고요한 자연형 공간. 쉼과 디자인의 관계를 되묻는 장소다.

<제10화> 공공디자인 공간; 일상의 틈새에 숨은 의도
— 지하철역, 공원, 도서관 등 누구나 오가는 공간에서 만나는 의외의 디자인. 눈에 익지만 낯선 공간에 주목한다.

이 시리즈의 또 다른 목적은 ‘디자인의 역할’을 조용히 되묻는 데 있다. 공간을 만드는 일은 단지 물리적인 구조를 짓는 것이 아니라, 삶의 태도를 제안하는 일이다. 어떤 사람은 책을 읽는 방식을 바꾸는 공간을 만들고, 어떤 이는 커피를 마시는 리듬을 다르게 설계한다. 그 모든 시도와 선택의 이면에는 디자인의 언어와 감정, 그리고 삶에 대한 호기심이 깃들어 있다.

우리는 이 여정을 통해, 공간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주체가 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당신에게도 묻고 싶다.
당신은 어떤 공간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는가?

디자인정글의 공간탐색 시리즈
<공간, 그리고 호기심> —
그 첫 번째 이야기를 곧 시작한다.

취재 및 진행_ 정석원 편집주간(jsw0224@gmail.com) /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