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3
책은 우리의 삶에 많은 변화를 일으킨다. 생각을 변화시키고, 인간을 성장시키며, 더 나은 삶으로 우리를 이끈다. 책이 모이면 그 역할은 더욱 커진다. 책문화는 인간을 넘어 마을, 지역을 성장시키는 힘을 지녔기 때문이다.
책문화 확산을 통해 사람을 변화시키고 문화를 변화시키는 북페어가 있다. 제천에서 개최된 ‘제1회 중부내륙산간지대 2025 북페어’다. 1년에 한 번, 각 지역을 돌아가며 열리는 이 북페어는 해당 지역에서 추진을 주관하며, 올해는 제천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중부내륙산간지대 2025 북페어
지난 20일 제천기적의도서관에서 열린 ‘중부내륙산간지대 북페어’는 지역책방과 출판사, 도서관이 함께 모여 중부권 책문화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해 추진됐다. 이번 북페어를 위해 충북 제천시, 충주시, 괴산군, 충남 금산군, 강원도 원주시 소재의 책방과 출판사들이 모였고, 지역별 9곳의 책방(제천 심심한책방, 안녕책, 책방소설, 충주 글책방 빈칸, 책방 궤, 책이있는 글터, 괴산 숲속작은책방, 책방문화잇다, 금산 두루미책방)과 3곳의 출판사(괴산 도서출판 정한책방, 열매문고, 쿠쿠루쿠쿠), 2곳의 책문화 단체(괴산책문화네트워크, ENF(원주))는 사람책과 주제별 도서, 다양한 굿즈들을 소개했다.
중부내륙산간지대 2025 북페어
‘중부내륙산간지대 북페어’는 작은 북페어에 모인 책방지기들과 작가들이 짧게 나누었던 대화에서 비롯됐다. 책방이나 출판사 이름으로 진행되어 책을 알리고 판매하는 일반적인 북페어와 달리 책을 쓰고 다루는 그들 개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북페어를 마련한 이들은 대형 서점에서 판매되는 베스트셀러가 아닌 그들의 색과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책들을 소개하며, 마음껏 책과 함께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자랑했다.
상호보다 사람을 크게 내건 부스 문패 예시
자신들의 삶을 통해 책의 가치를 전하며 책문화를 확산을 이끈 ‘중부내륙산간지대 북페어’의 이은홍 위원장으로부터 이번 북페어에 대해 들었다.
Q. 이번 북페어는 어떻게 기획이 됐나.
2024년 3월 충주 한 카페와 작은 문화공간에서 책방‘궤’와 ‘빈칸’, 두 독립책방이 주최한 ‘충주북페어’가 열렸습니다. 어떤 기관이나 지자체의 도움 없이 두 작은 책방과 참여한 책방들, 작가들의 열정으로 꾸려진 북페어로, 제가 경험한 가장 작고 아름다운 북페어였죠. 그곳에서 처음 만난 ‘문화잇다’ ‘열매문고’ 등 괴산 책동네 분들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이런 북페어 참 좋다.’ ‘우리도 하자!’ ‘충북 책방들 다 모이면 좋겠다.’ ‘중부내륙이니 중간계 북페어 어떠냐?’ ‘거참 좋다!’‘위원장은 나이 많은 당신이 해라. 총무는 젊은 우리가 하겠다.’ ‘아무거나 좋다. 하자!’
대략 이런 대화가 한 10분 사이 이뤄지고 유쾌하게 헤어졌습니다. 그날 짧은 만남은 페북으로 이어졌고 간간이 농담처럼 SNS상에서 중간계 북페어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막연한 시기 언젠가 하면 좋지! 정도 생각인 저와 달리 총무 역을 자처한 괴산 분들은 매우 적극적이었습니다.
2024년 4월 괴산 숲속작은책방 10주년 잔칫날 이분들을 또 만났습니다. 충주 글터서점도 함께였습니다. 2024년 10월 26일 증평도서관에서 열린 ‘홍명희문학제’에서 괴산 충주 제천의 책방지기들이 다시 만났습니다. 2024년 11월 16일 제천 심심한책방에서 열린 ‘책방에서 만나’ 행사에서 또 만났습니다. 세 차례 만남에서 중간계북페어 진행에 관한 채근을 연달아 들어야 했습니다(웃음). 이에 더이상 막연한 자세를 취하면 안 되겠구나! 라는 판단이 들어 단톡방 개설을 통해 구체적 논의를 하기로 합의한바 오늘에 이르게 됐습니다.
중부내륙산간지대 2025 북페어 포스터 이미지
Q. ‘중부내륙산간지대 북페어’라는 이름은 어떻게 정해졌나.
처음 임시로 정한 ‘중간계북페어’가 정체가 모호하다 해서 지리적 공통점인 ‘중부내륙산간지대’로 합의하게 됐습니다.
Q. 올해 행사의 주된 핵심과 포인트는 무엇인가.
그동안 책방이나 출판사 이름으로 여러 행사를 벌였지만 그 일을 하는 개인들이 드러난 적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어 홍보는 어쩔 수 없지만 각 부스엔 개인의 정체성을 내세우자 합의했습니다. 각 개인 소개 깃발과 문패를 부스마다 달고, 판매하는 책들도 개개인의 정체성을 담기로 했죠. 하여 겹치지 않게 협의, 일반 베스트셀러가 아닌 다양한 장르의 숨은 보석 같은 책들과 굿즈들을 선보였습니다.
Q. 일반적인 북페어와의 차별점, 중부내륙산간지대 북페어만의 특징이 있다면.
앞서 언급한 ‘핵심과 포인트’에 더불어 참여 서점과 출판사, 단체들, 저마다의 다정한 선의들이 모여 꾸려진다는 점입니다. 제천기적의도서관에선 공간을 제공했고, 공연팀으로 참여하시는 분들(간디학교 풍물패 ‘솔뫼바람’ 남성합창단 ‘그루터기’ 임하선(보컬리스트) 엄유주(아코디언 연주자) 조경옥(가수) 김창남(문화평론가) 등도 무보수로 출연해 주셨습니다.
제가 제천기적의도서관 상주작가(2025문학기반시설상주작가지원사업)를 하고 있어서 주관 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협조를 받아 행사 부대비용과 홍보물 인쇄비를 지원받았습니다. 이 또한 지원기관의 다정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길놀이를 이끈 제천간디학교 풍물패 '솔뫼바람'
제천기적의도서관 사서들이 마련한 안내 부스
어린이 캐리커쳐를 그리는 이은홍 위원장
임하은(보컬리스트)와 엄유주(아코디어니스트)
덕산면 남성합창단 '그루터기'
김창남(문화평론가)와 조경옥(가수)
Q. 북페어를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바는 무엇인가.
‘중부내륙산간지대 2025 북페어’를 꾸힌 사람들은 이번 북페어를 통해 책과 더불어 사는 저마다의 삶을 드러내 자랑하고자 했습니다. 각자 소중히 여기는 책을 알리고 팔기도 했죠. 책이 지닌 가치가 더 널리 알려지고 공유되길 바랐기 때문입니다. 디지털미디어에 밀려 오래되고 낡은 미디어로 여겨지지만, 책이야 말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불멸의 미디어이니까요. 지식과 교양을 채워주고 감성과 이성을 일깨우는, 그리하여 마음을 자라게 하는 ‘마음의 양식’ 책!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
사진제공_ 중부내륙산간지대 2025 북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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