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컬쳐 | 뉴스

먼지로 소통과 공존 말하는 ‘인 더스트 리얼’전

2016-08-19

 

인더스트리얼 청소대행 전단지(사진제공: 서울문화재단)

인더스트리얼 청소대행 전단지(사진제공: 서울문화재단)


 

작가가 직접 먼지를 모으고 작업한 전시가 열린다. 설치작가 천근성 작가(33)의 ‘인 더스트 리얼(In Dust Real)’전.

 

이번 전시는 서울문화재단 문래예술공장의 문래창작촌 지원 프로젝트 ‘미트(MEET)’의 2016년 선정작으로 문래동을 중심으로 작가가 직접 수거한 ‘먼지’를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전시의 제목 ‘In-dust-real’은 ‘industry(산업)’와 ‘dust(먼지)’에서 착안한 것으로 문래동을 중심으로 한 공장에서부터 주택과 상가, 작가작업실 등에서 얻은 먼지들을 설치작품으로 완성하고 작업과정을 영상으로 선보인다. 이는 소음과 분진이 군소 철공소들로 둘러싸인 문래동에서 어떤 의미인지에 천착한 결과물로 5년 여간 이 지역에서 활동했던 작가가 느낀 소감과 경험들이 담겨있다. 

 

작가는 7월부터 철공소가 문을 닫는 오후 6시, 청소기를 메고 공장 주변 청소에 나섰다. 8월에는 ‘먼지를 수거해 드립니다’라는 포스터를 만들어 온·오프라인으로 배포, 문래동은 물론 영등포 일대, 강남구, 인천시에서도 먼지 수거 신청을 받게 됐다. 

 

한 달 반가량 모은 약 60리터의 먼지는 ‘카오틱 닷(chaotic dots)’으로 된 프렉탈 구조로 전시장 바닥에 설치되며 영상을 통해 청소기에 매단 카메라로 촬영된 세상이 재구성된다. 

 

먼지들의 무질서 속에서 또 다른 질서의 패턴을 발견하는 것이 이번 전시 관람의 포인트. 먼지들의 패턴을 통해서 ‘먼지 피해자’인 동시에 ‘먼지 유발자’가 되는 인류의 관계성을 살펴볼 수 있다. 

 

‘임대료가 저렴하고 늦은 밤에 공구를 사용해도 되며 여러 장르의 다양한 작가들과 교류가 가능한’ 문래창작촌에 작업실을 마련한 작가는 ‘소음분진에 고통받고 있는 ㅇㅇ아파트 주민일동’, ‘ㅇㅇ철강 전입 반대’ 등의 길거리 현수막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철공소와 예술가 작업실, 테크노빌딩과 고층아파트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혼재돼 있는 문래동의 특성상 각자의 위치에 따라 이익관계와 서로에 대한 요구사항이 상이할 수밖에 없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천 작가는 “한 때는 나 스스로도 먼지 피해자라고 생각했다. 철공소에서 나오는 먼지들과 대기의 분진들 때문에 생활하기가 쉽지 않다고 느꼈다”며 “하지만 현수막들을 보며 ‘나 역시도 먼지 유발자였구나’ 깨닫고 내가 발생시킨 먼지를 다시 수거하겠다는 마음으로 이 작업을 시작했다. 이 전시를 통해 사실은 모두 먼지 피해자이자 동시에 ‘먼지 유발자’라는 사실에 공감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환경문제를 넘어 소통과 공존을 이야기한다는 데에 의의가 있는 이번 전시는 8월 22일(월)부터 26일(금)까지 5일 동안 문래동 소재 신생 문화공간 ‘스페이스 엑스엑스(Space XX)’에서 진행된다.

www.sfac.or.kr 

 

facebook twitter

#전시 

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