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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업사이클링 디자인, 이제 ‘새활용’ 해요

2016-12-01

 


 

재활용(recycle)은 버려지는 물건을 다시 사용하는 것이고 업사이클(up-cycle)은 재활용이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upgrade’와 ‘recycle’이 합쳐진, 그 뜻 그대로다. 버려진 자원에 디자인을 더해 새로운 가치를 지닌 제품으로 만드는 것. 그런데 하나가 더 생겼다. 바로 ‘새활용’이다. 새활용은 다름 아닌 업사이클의 우리말 버전이다. 

 

말 그대로 ‘새활용’은 새롭게 활용한다는 뜻이다. 업사이클을 우리말로 순화한 것이니 재활용 혹은 업사이클링의 의미가 다 담겨있는데, 좋은 것은 물질적인 새로운 활용 즉, ‘물질을 새롭게 함’뿐 아니라 개념적인 새활용, 그러니까 ‘새로 사용함’의 의미까지 생각하게 한다는 점이다. DDP에서 12월 4일까지 열리는 ‘2016 서울 새활용전’에서 새활용이 무엇인지, 어떻게 새활용을 할 것인지 생각해보자.   

 

이번 전시의 콘셉트 룸. 업사이클링 브랜드 제품들로 꾸며졌다.

이번 전시의 콘셉트 룸, 업사이클링 브랜드 제품들로 꾸며졌다.

 

2016 서울 새활용전은 새활용에 대한 ‘정보’, 새활용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미래’, 새활용을 디자인하는 ‘작품’, 새활용의 가치를 전하는 ‘산업’, 서울새활용플라자에 대한 ‘연구’, 놀이로서의 새활용 ‘재미’ 등 6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된다. 

 

‘미래’에서는 건국대, 국민대, 상명대, 성균관대, 홍익대 학생들의 업사이클링 창작 작품들을 선보인다. 산업디자인, 공업디자인, 의상디자인, 텍스타일디자인, 제품디자인 등 분야도 다양하다. 이와 함께 지난 4월부터 진행된 ‘업사이클 디자이너 양성과정’ 수료생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업사이클링 디자인

‘작품’에서는 업사이클링 전문 디자이너 및 브랜드의 작품이 전시된다. 버려지는 자전거로 생활 소품을 만드는 두바퀴희망자전거, 소방의 흔적으로 제품을 만드는 파이어마커스, 일회용 빨대로 제품을 만드는 져스트프로젝트, 버려진 팔레트의 히스토리와 아르데코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패턴드 팔레트 체어(Patterned Pallet Chair)‘를 선보이는 크래프트 콤바인, 쓸모없어진 우산을 활용하는 큐클리프, 스툴의 구조를 활용해 폐목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해턴 등의 제품이 전시된다. 

 

져스트프로젝트의 재난과 재해에 대처하는 업사이클링 디자인

져스트프로젝트의 재난과 재해에 대처하는 업사이클링 디자인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와 아름지기가 선보이는 한복 업사이클링 ‘한복, 밖을 나서다’도 볼 수 있다.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와 아름지기가 선보이는 한복 업사이클링 ‘한복, 밖을 나서다’도 볼 수 있다.

 

재난과 재해에 대처하는 업사이클링 디자인을 선보이는 ’재난과 재해‘와 더 이상 입지 않는 한복을 기증받아 새로운 옷으로 탄생시킨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와 아름지기의 한복 업사이클링 특별전시도 볼 수 있다. 



업사이클링 디자인의 대표 브랜드, 프라이탁만 있는 게 아니에요  

‘업사이클링 디자인’하면 프라이탁(Freitag)을 빼놓을 수 없다. 버려지는 폐기물을 활용한 것도 그렇지만 그보다 그들을 주목하게 했던 것은 타폴린의 그래픽을 활용한 프라이탁만의 독특한 디자인이었다. 그래서 프라이탁은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디자인, 스타일, 견고함으로 선택받고 있다. ‘산업’에서는 프라이탁의 가방의 재료가 되는 타폴린과 바로 그 재료로 만들어진 똑같은 그래픽의 가방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스위스에 프라이탁이 있다면 한국엔 에코파티메아리가 있다. 버려지는 것들에 고민으로 2006년 시작된 국내최초 업사이클링 디자인 브랜드인 에코파티메아리는 쓰임을 다한 현수막으로 에코백을 만들고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재료로 구두를 만드는 등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고 뉴욕 MoMA에서 제품을 전시하는 등 우리나라 업사이클링 디자인의 초석이 됐다. 

 

세계적인 업사이클링 브랜드 프라이탁

세계적인 업사이클링 브랜드 프라이탁


국내 최초 업사이클링 브랜드 에코파티메아리

국내 최초 업사이클링 브랜드 에코파티메아리

 

 대기업 최초 업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RE:CODE)는 단 한 번도 주인을 만나보지 못한 채 소각되는 엄청난 양의 옷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시작됐다. 판매가 되지도 않았던 새 제품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폐기되는 옷을 살리기 위해 래코드의 디자이너들이 직접 나선다. 새(new) 그러나 헌(old) 옷이 들어있는 수많은 박스들을 뜯고 소매, 깃단, 단추 등 작은 부품까지도 뜯어내 새로운 옷으로 탄생시킨다. 

 

강원대 디자인학과 한기웅 교수가 만든 ㈜에코스톤코리아는 강원도 산지에 버려진 폐석재를 이용한 친환경 디자인 제품을 생산, 판매한다.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하는 연구개발을 통해 에코디자인 펜스, 방음벽, 아트블럭, 아트벤치 등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버려지는 나무를 활용한 가구를 주로 선보였던 매터앤매터는 소재를 넓혀 생활 속 다양한 오브제를 통해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친환경 업사이클링 가구 브랜드다. 이밖에도 리블랭크, 터치포굿, 이자인원오원, 클라우드잼, 지구인랩 등 다양한 업사이클링 브랜드의 제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디자인 환경문화 프로젝트그룹 하이사이클(왼쪽)과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를 활용하는 밀크트리(오른쪽)

디자인 환경문화 프로젝트그룹 하이사이클(왼쪽)과 버려지는 커피 찌꺼기를 활용하는 밀크트리(오른쪽)

 


업사이클링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연구’에서는 업사이클 전문 디자이너들의 공통적인 고민인 소재 확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사이클 소재은행과 소재도서관을 제안한다. 업사이클링 디자인에서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재료들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디자이너들은 소재도서관을 통해 소재에 대한 정보를 얻고 소재은행을 통해 안정적으로 소재를 공급받을 수 있다. 네덜란드 디자이너 데이비드 하켄스가 공개한 폐플라스틱 가공기계의 도면을 바탕으로 써클활동이 직접 제작한 ‘Precious Plastic’장비를 통해 플라스틱이 새로운 재료로 탄생하는 과정도 볼 수 있다. 

 

소재 공급에 대한 문제 해결을 위한 업사이클 소재은행

소재 공급에 대한 문제 해결을 위한 업사이클 소재은행


폐플라스틱이 새로운 재료가 되는 과정도 볼 수 있다.

폐플라스틱이 새로운 재료가 되는 과정도 볼 수 있다.

 

‘재미’에는 10×10cm 크기의 조각판에 동대문 주변지역에서 모은 자투리 천과 소재들을 이용해 작품 제작을 할 수 있는 새활용 체험존이 마련돼 있다. 시민들이 참여해 만든 조각판은 모아져서 월의 형태로 제작돼 2017년 성동구 용답동에 개관하는 서울새활용플라자 거리 조성에 사용될 예정이다. 

 

업사이클링은 이제 새활용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버려지는 것을 다시 사용하는 재활용을 넘고 재활용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업사이클링을 넘어 우리 곁에 온 ’새활용‘이 업사이클링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삶의 방식을 전환시키는 새로운 발판이 되길 바라본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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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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