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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하야리아의 미래는?

2011-02-17


하야리아는 부산진구 범전, 연지동 부지에 있었던 미군 기지의 명칭이다. 1950년 6.25동란 직후 주한미군부산기지 사령부가 자리를 잡으면서 하야리아로 불리게 된 그곳의 명칭은 당시 부대의 초대 사령관의 고향의 지명 ‘베이스 하야리아(Base Hialeah)’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2002년 한.미간의 연합토지관리계협정, 2004년 협정개정을 거쳐 2006년 8월 그곳의 부대가 폐쇄됐고 2010년 1월 한미정부간의 반환협상 타결로 부산시가 그곳의 관리권을 인수받았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우리 주권에서 벗어나 100여 년 간 ‘비움의 공간’이었던 곳 ‘하야리아’. 히야리아의 반환이 한국사회에 시사하는 바에 주목하는 디자인 공모전 ‘캠프 하야리아의 미래는 adaptive re-use of camp hialeah’이 열린다. ‘우리들의 공간’으로 돌아온 이곳은 20세기 냉전시대의 산물이자 근대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의 변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공간이다. 도코모모 디자인 공모전은 ‘캠프 하야리아’를 주제로 한다.

‘하야리아’는 미군이 자리하기 이전부터 여러 역사적 사건들을 맞이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인들은 이곳을 경마를 즐기기 위해 개발했고, 일제말기에는 젊은이들을 전장으로 보내기 위해 강제징집했던 임시훈련소와 전쟁포로 수용소로 사용되었다. 2차 세계대전 후 이곳에서는 일제의 의해 징집되어 전쟁포로 수용소의 감시원으로 일했던 조선청년들이 억울하게 형벌을 받기도 했다. 한국에 미군이 주둔하게 된 해방이후 이곳은 부산에 도착한 미24군단 병력에 의해 접수됐고 미국영사관과 UN산하 기구가 이곳을 사용, 1950년 6.25동란 직후 주한미군부산기지 사령부가 이곳에 설치됐다. 이곳이 ‘하야리아’라고 불리게 된 것은 그때부터였다. 그렇게 이곳은 1만 여명의 미군이 주둔하는 남한지역의 물자 보급창이자 미국문화를 받아들이는 창구의 역할을 하게 됐다.


여러 역사적 사건이 담긴 이 장소는 단순한 성장과 개발의 논리에서 벗어나 지역의 정서와 역사성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삶이 스미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도코모모 디자인 공모전은 ‘하야리아’를 21세기 도시부산의 모습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재창조의 공간’으로 만들고자 한다.

도코모모 디자인 공모전이 공모하는 것은 하야리아 부지의 건축, 공간, 경관, 장소 등 다양한 역사적 조건에 대한 창의적 해석의 시도이다. 공모전은 응모자 스스로가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단일 건축물부터 캠프 하야리아의 부지 전체에 대한 활용방안까지, 폭넓은 범위로 진행된다. 하야리아 전체 대상지에 대한 디자인 아이디어나 대상지 내 주요 공간을 중심으로 한 계획안, 주요 단일 건축물을 대상으로 한 계획안은 물론 캠프 하야리아의 미래를 위한 시스템과 프로그램에 대한 제시도 할 수 있다. 구체적인 건축물 뿐 아니라 도시와 조경, 인테리어 등 ‘근대화와 도시’라는 문제에 관심을 지닌 다양한 분야에서의 응모가 가능한 공모전이다.


도코모모 디자인 공모전은 올해로 8회째를 맞이했다. DOCOMOMO는 DOcumentation and COnservation of buildings, sites and neighborhood of the MOdern MOvement로 한국의 근대문화유산 보존과 그 유산들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단체이다. 2003년 발족, 여러 가지 사업과 함께 2004년부터 '시간의 보존, 공간의 재생 그리고 그후‘, ’구 서울역사 어떻게 살릴 것인가?‘, ’당인리 발전소의 새로운 가능성‘ 등의 주제로 근대건축 활용방안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해왔다. 제8회 도코모모 디자인 공모전 접수기간은 2월 21일부터 4월 15일까지 이며 홈페이지 안내에 따른 온라인 접수만 가능하다.

하야리아는 우리가 품어야 하는 역사의 현장이자 새출발해야할 대상이다. 부지 내에 존재하는 300여 개의 크고 작은 건물들은 역사와 삶의 여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실체들이다. 이번 공모번은 공간에 대한 디자인을 통해 굴곡진 근현대사를 극복하고 삶의 진정성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하게 된다. 이제 부산의 하야리아는 장소가 지닌 역사적 사건들을 배경으로 부산만의 새로운 공간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www.docomomo-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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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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