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14
공공미술은 공공을 위한 미술을 말하지만 다시 말하면 ‘누구나’를 위한 미술이 된다. 어려운 사조나 철학을 다 덜어내고 모두가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미술 말이다. 공공미술은 다시 여러 가지로 나뉜다. 건축물과 거리, 실내 설치물 등. 야외에서 자연과 더불어 하나가 되는 미술도 있다. 지금 자라섬에서는 자연과 하나 되는 ‘자연주의미술’이 꿈틀대고 있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연과 인간의 관계. ‘새 움트다 Omni Vision’는 이 둘 사이의 관계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온 바깥미술회가 마련한 전시다. 실내의 전시공간이 아닌 밖에서 자연을 배경삼아 작업을 펼치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그러나 왜 하필 겨울, 지금일까. 야외에서 작품을 감상하기에 날씨는 너무 춥다. 연이은 영하의 날씨에 한강도 얼어붙었는데 이들은 왜 이렇게 추운 겨울날 밖에서의 전시를 강행하는 것일까. 여기에 바로 바깥미술회의 의도가 숨어있다. 자연은 봄, 여름, 가을동안 우리에게 푸른 잎과 따뜻한 꽃과 화려한 낙엽을 통해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여기에 겨울은 없다. 무성했던 잎들이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이 쓸쓸히 찬 겨울바람을 맞는다. 황량하고 척박한 이 시간동안 바깥미술회는 자연과 인간이 진정으로 조응하는 작업을 펼치고자 한다. 그들이 바깥미술회를 통해 선보이는 작업들은 그래서 모두 야외 작품이다. 그들은 이러한 방식이 자연에게도 인간에게도 정당한 것이라고 여긴다. 매년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작업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이 생각하는 자연에 대한 최대한의 배려다.
‘바깥미술회’. 그 이름 참 직접적이다. 멋 내지 않은 그 이름이 그들이 하는 일을 쉽게 전달해준다. ‘대성리 겨울전’을 시작으로 존재를 알린 그들은 꾸준히 ‘바깥’에서 ‘짓거리’를 하는 방식을 고수해왔다. 2005년부터 자라섬으로 장소를 이동했고 7년째 자라섬이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자연 그 자체였던 자라섬이 점차 인공화 되어가는 모습을 말이다. 그들의 작업에는 사람을 위한 자연으로 변화되어 가는 자라섬에 대한 안타까움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는 구영경, 김광우, 왕광현 등 10인의 바깥미술회원뿐 아니라 김순임, 김윤경숙, 오순미, 안치홍 등 10인의 국내 초대작가와 오스트리아, 미국, 뉴질랜드, 일본 등지에서 초대된 8인의 국제 초대작가가 함께 참여한다. 작가들의 작품전시뿐 아니라 일반인, 지역민과의 공동작업으로 완성되는 특별전시 및 공공미술 프로그램, 1981년부터 2010년까지 바깥미술회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전 등도 마련된다.
많은 변화 속에서 묵묵히 길을 지켜온 그들은 매년 추운 겨울을 자연과 함께 보냈다. 그리고 어느새 서른한 번째의 겨울을 맞았다.
제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 해도 얼음을 녹여줄 봄바람 앞에선 어쩔 수 없다. 머지않아 봄바람을 타고 새로운 싹이 움틀 것이다. 그들이 기다리는 것은 봄의 싹만이 아니다. 새로운 가능성의 싹, 그들에게 다가올 봄을 기대해본다.
1월 12일부터 21일까지 작품이 설치되고 완성된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는 22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