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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당신에게 도시는 어떤 모습입니까

2011-01-07


도시에서는 여러 모습들을 찾을 수 있다. 북적대고 복잡한, 썰렁하고 심플한, 차갑고 어두운, 화려하고 뜨거운. 그런데 도시를 표현하는 여러 이미지들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대립’이다. 도시에는 왜 이렇게 상반되는 표현들이 존재할까. 당신은 어떠한 도시의 모습을 택하겠는가.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도시의 여러 모습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전시가 열린다. 7명의 사진작가가 렌즈에 담은 도시의 모습은 현대인이 소란스럽게 영유하는 도시와 다양하게 대립되는 양면성이다.


도시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 양면적인 이미지를 전달하지만 자연과 대비될 땐 더더욱 그러하다. 자연과 도시에서는 안과 밖, 낮과 밤, 허와 실, 무와 유 등의 개념도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도시’라는 공간에서 볼 수 있는 시각적인 요소에만 머물지 않는다. 도시라는 공간을 매우고 있는 사람들, 그 안에서 생활하며 삶을 이루고 있는 인간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과 어우러지는 도시의 모습을 그리기도 한다.

‘매지컬 리얼리티’ 시리즈를 통해 도시민들이 생산해낸 이미지들의 단면을 담아냈던 구성수 작가는 이제, 있지만 보지 않는, 존재하지만 인식되지 않는 거대 사물로서의 도시를 무심한 관망자의 자세로 풀어낸다.
SF영화의 초현실 속 장면 같은 느낌을 선사하는 김도균 작가의 작품제목은 일련의 암호처럼 느껴진다. ‘SF.C-1’, ‘SF.B-5’ 등의 작품제목 중 SF란 ‘Science Fiction’ 혹은 ‘Space Faction’을 의미한다. 그는 완벽한 조형성을 띄는 건물들을 통해 실재하는 건물을 가상의 공간처럼 보이게 한다.


다양한 시점으로 촬영한 수백, 수천 점의 사진을 반복적으로 중첩시킨 포토 콜라쥬를 선보이는 류정민 작가는 켜켜이 쌓여있는 미로와 같은 지하 공간, 현실과 공상의 경계가 모호한 익숙하면서도 이질적인 풍경을 선보인다. ‘The Path of Error’시리즈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방향에 대한 고민을 담은 작품이다.
회화같은 박상호 작가의 작품은 실재 존재하는 이미지를 촬영, 재조합한 것이다. 새로운 가상공간을 확장시키는 그는 건축물, 집, 자동차 등의 이미지를 새로운 화면에 재배치한다. 이는 현실이지만 현실이 아닌, 가상이지만 가상이 아닌 도시 공간의 존재에 대한 질문이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반복 배치시켜 화면의 시각적 효과를 꾀하는 이지연 작가는 공간이 해체된 곳으로 관객을 불러들인다. 그의 작품 속 수많은 익명의 사람들은 같은 공간 속에 존재하지만 다른 시간에 존재하던 이들이다.

이창훈 작가는 급격한 현대화, 비인간적인 도시화 된 모습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관해 생각한다. 그는 일상의 보편적 풍경에 등장하는 건물들의 문과 창문을 없애는데 이는 오랜 시간 외국에서 생활한 작가 자신의 소외감과 고립감을 표현한 것이다.
오브제들에 감정과 기억을 투사해 어떤 공간을 연출하고 강제적이고 강요된 폭으로 표현하는 홍승희 작가는 ‘Der Zwang zur Tiefe(깊이에의 강요)’ 시리즈를 선보인다. 마치 강제적인 힘에 의해 벽에서 흘러내리는 듯한 연출은 삶의 무게를 의미하는 주름을 통해 표현된다.

7인의 작가가 보여주는 도시 그리고 인간의 모습은 우리에게 어떠한 시각을 제시할까. 나는 어떠한 도시를 보고 있는지, 어떠한 도시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환기시켜줄 ‘Urban Landscape’전은 박여숙화랑에서 1월 18일부터 2월 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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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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